노동가치설이 무너지면 마르크스주의도 사상누각이 된다. 물론 내가 쓴 글로 노동가치설이 무너지진 않을테니 다른 분들의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하겠지만 만약 어떻게든 무너지면 한국 좌파들의 허탈감도 클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대안이 뭐냐고 물을 것이다. 나는 자신있게 대답한다. 자유주의의 세계로 오라고 말이다. 약간의 배경설명이 필요하겠다.
사회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복잡계다. 자연도 기본적으로는 복잡계지만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여 단순계 하에서 적절한 목적을 달성한다. 원자력 발전소란게 그대로 놔두면 저절로 생길 수 있는가? 다 인간이 원자력으로부터 전력을 얻기 위해 인공적으로 원하는 원리만 적용되도록 환경을 만들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사회는 그게 불가능하다. 모든게 복잡계다. 북경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에 태풍으로 영향을 준다는 그 복잡계 말이다. 복잡계의 특징은 초기조건의 민감성이다. 동전을 아무리 각도, 방향을 정밀하게 통제해서 던져도 앞뒤를 맞출 수 없는 것은 초기 조건의 0.00000001의 차이라도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계에서 100%의 정확성으로 예측을 한다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엄청난 비용도 들겠지만)
만약 사회시스템처럼 계속해서 일련의 복잡계를 마주치는 우리의 가장 바람직한 전략은 무엇인가? 통계적으로 예측하고 매 결과를 피드백받아 조금씩 행동교정을 하는게 최선이지 않겠는가?
이런 전략, 혹은 철학을 한마디로 하면 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정책에 대해 각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반응을 보일지 우리는 미리 알 수 없다. 게다가 더 문제는 1차 반응한 결과에 대해 또 각 주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알아야 (그래서 stable해질 때까지의 반응) 제대로 예측을 하는 셈인데 대부분은 어림도 없다.
이 때 자유주의자의 전략은 이렇다. 만약 통계적으로 상당히 분명한 정도의 가능성이 있다면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도할 수 있지만 잘 모르겠으면(혹은 각 세력의 주장이 팽팽하면) 매 결과의 피드백 방식으로만 개입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앞장서서 '나를 따르라' 하는 남성적인 방식이 아니라 뒤에서 형편을 보고 챙겨주는 여성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전략에는 약간의 불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전략으론 '평등'이라는 인간의 정의를 화끈하게 해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내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인간세상인 것을...
이렇게 본다면 지구사회는 크게 자유주의 사회와 중상주의(사회주의도 중상주의의 일종으로 본다면) 사회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사회가 제대로 굴러갈지는 불을 보듯 훨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유주의 정부가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하나라는 관점에서 얘기했다. 이젠 '무엇'을 얘기할 차례다.
자유주의 정부는 크게 두가지 일을 해야 한다. 첫째, 모든 경쟁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각종 문제가 있을 것이다. 심각한 불평등부터 시장이 제공하지 않는 각종 서비스까지... 그것을 정부가 해야 한다.
그런데 누가 정부보고 불평등을 시정하라고 했나? 나는 롤스의 다음과 같은 답변이 제일 마음에 든다.
"애초에 뛰어난 능력을 타고날 자격이 있거나 사회에서 다른 사람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설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그러한 차이를 없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차이를 이용할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사회의 기본 구조를 조정해, 우연한 차이가 행운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쓰이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운만 뗀다. 솔직히 글 실력도 없고 먹고사니즘이 바빠 이정도로 마친다. 이곳에 똑똑한 분들이 많으니 알아서들 사상투쟁을 진행해주리라 믿는다. 이상.
자유지상주의는 진짜 자유주의가 아니다. 가짜 자유주의지. 자유주의란게 그냥 내 맘대로 하자는게(약육강식) 아니거든...
모르면 놔두라는게 자유주의다. 그리고 최소한의 개입으로 하나씩 알아가는거다. 남(다른 나라)의 실수로부터도 배우고.. 잘 모르면서 머리 속에 있는 청사진 그냥 한방에 현실로 출력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더 큰 보복을 하게 된다. 근데 다행인건 인간의 역사란게 아는게 많아지는 역사다. 점점 더 아는게 많아지는대로 밝혀진대로 실천하면 된다. 너무 보수적인가? 좀 그럴 수도 있겠다. 요는 항상 실험정신으로 무장하되 존엄한 인간을 대상으로 하며 복잡계인 인간사회에서의 실험은 자유주의 밖에는 답이 없다는 거지..(동물이나 기계를 대상으로 하면 마구 실험해도 된다. 그들이 불행해진다고 마음 아파할 필요 없으니까)
자유주의는 수단이다. 목적이 아니라는 거다. 목적은 인간의 존엄이지. 인간이 존엄하려면 당연히 평등해야 한다. 그러니 정부의 개입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는 얼마든지 가변적이다. 하지만 자유지상주의는 자유가 목적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그러니 가짜 자유주의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