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이거 너무 오만방자한 거 아냐? 天上天下唯醫獨存이구나. 모든 판단은 의사가 하겠다? 의사 말 듣지 않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퇴하라, 아니면 대통령이 해임하라? 하하하, 웃음만 나온다. 좀 아니라 많이 웃겨서.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아무래도 불도저는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막 밀어붙이는데 어떻게 하겠나? 마지막 기대랄까? 입법부를 지켜보겠다.
정부 한 부의 장관이 이러저러한 연유로 이 건은 일단 보류하고 이차 저차 하기로 했다 하니 그 다음날 바로 청와대에서 어쨌니 기사가 나왔다. 그랬더니 또 그 다음날 장관이 다시 추진하기로 했단다. 헐~, 이것이 대한민국 2011년의 소꿉장난 같은 청와대와 복지부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 장관님 이름으로 daum에서 검색했더니 이런 기사가 나오네? 뭐, 제목만 봐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으니 클릭해 뉴스 볼 기분은 전혀 안 나지. 그나 저나 이 넘의 MB 정권 사람들은 가장 애용하는 단어가 '오해'인가?
오해라는 것을 믿어 주세요~ 라고 하듯이 '복지부의 의약품 재분류 방안'이란 걸 발표했다. 지난 3개월간 준비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청와대로부터 조인트 까이니까 실무자들이 날밤 새워 만든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님, 어느 의사님이 만들어 준 걸 얼씨구나 좋다 하고 받아 먹었나?
구체적 방안이 이렇게 나오니 이제야 실감난다. 아, MB는 무대뽀 불도저란 것이. 에라이, 욕이 나왔다. 사람 없을 때 큰 소리로 욕을 했다.
"ㅇㅁㅂ, ㄱㅅㄲ야~~~"
저대로 된다면? 약국에서 팔 게 없네? 아니, 저런 약들 다 줘버려도 된다. 어차피 팔아봤자 세금도 못 내는 것들인데. 팔수록 손해보는 것들. 다 가져가시오. 하지만 수퍼 가면 약값은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 왜냐면, 약국에서는 저것들 대신에 다른 약으로 손실을 상쇄해왔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난매약국의 횡포에 무력하게 당해오던 건데 수퍼는 다르지.
복지부 저 방안 그대로 되지도 않겠지만, 된다면 두 가지 길이 있겠다. 약국 문을 닫든가, 편의점 약국을 하든가.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한다. 길이 없으면 난 내놓은 옆 가게 인수해 편의점형 약국을 해야지. 그러면 지금 내 옆에 있는 GS 24시 편의점은 어쩌지? 어쩔 수 있나, 내가 먹고 살아야 하는데 남이사 죽든지 말든지... 이 정부가 원하는 게 이런 거라는데. 오직 강한 자만이, 가진 자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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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제약회사(중외제약 계열사) 다니는 사람의 푸념, "국내 제약사도 다 죽게 생겼다. 다국적 회사만 살아 남지."
리베이트 안 주니까 의사들이 처방을 안낸단다. 리베이트 없는데 굳이 국산의 싼 약 처방을 할 필요가 없단 거다. 자기 주머니에 들어오는 거 없는데 이왕이면 다국적회사의 오리지널을 쓰겠단 것. 그래서 리베이트 안주고부터 매출이 10%나 줄었단다. 점점 더 줄 것 같아서 걱정이 태산이란다.
창업이념(생명존중, 사람을 살리는 약을 만들겠다는)은 있어서 수퍼 진출은 생각하지 않는단다. 수출 열심히 하고 신약개발에 매진한다는데 이 넘의 신약개발이 1,2년에 되나? 10년이 걸려도 될까말까 한 건데. 그 동안 회사는 어떻게 운영하나? 돈이 돌아야 하는데. 그럴려면 전문약 처방도 많이 내고, 일반약도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약국도 그렇다, 종합병원 앞 약국(여긴 기업과 같다)이라면 오히려 일반약이 거추장스러울 것이지만 보통의 동네약국은 처방 좀 받고 일반약이 뒷받침되어야 유지가 된다.
MB가 원하는 건 뭘까? 그 동안 대기업의 매출은 늘었다는데 다른 중소기업이나 동네 자영업자들, 일반 서민들은 죽겠다고 난리다.
MB는 일본을 너무 좋아하나? 보건의료계도 일본을 따라가려고 하는 것 같다. 어떤 집단은 일본의 의약분업에서 힌트를 얻어 이용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동네 약국 다 문 닫으면 병원에서 처방 받은 사람들은 불편하다며 병원에서 약 짓게 해달라 하겠지? 이른바, 선택분업?
의협은 이어 "의약품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는 의사이므로 복지부는 의료계 의견을 들어 의약품 재분류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재분류를 하겠다면 그에 앞서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 관련 규정을 개정하거나 위원회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이에나님/
일반 소비자와 당사자와의 이해 간극이 너무 커서 아무리 말해도 좀 힘들 것 같아. 내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이 다른 입장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거든. 그 어떤 '접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나로서는 하이에나님이 '아 그런거네' 하며 감이 잡혀가는 중이라는데 어떤 면에서 그러는 건지도 모르고.
그래서 이제 그만 하기로 했어.
이런 저런 글을 내가 잘 가는 사이트에 썼다 하니 다른 약사님들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포털이나 관련 사이트(복지부니 청와대니)에 올리라 하더군. 내가 그런 곳 싸돌아 다니며 분노를 표출할 만큼 여유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시간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daum(아고라) 같은 포털은 커녕, 약사들이 많이 보는 데일리팜이란 사이트에도 잘 가지 않거든. 나 말고도 똑똑하고 활동적이고 큰 목소리 내는 사람들은 많으니까. 다만 국민 하나하나에게 전달이 잘 안될 뿐이지. 아무리 봐도 우린 대국민 여론전이나 홍보전에 약해. 좀 점잖은 편이고. ㅎㅎ, 팔이 안으로 굽지? ㅋㅋ. 강경한 사람들이 진작부터 의사의 도발이 있으면 같이 맞대응하라고 했지만 점잖은 대약(대한약사회)에서는 '타직능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건 아니다'라는 식으로 했다더군. 그래서 오늘까지 왔다고 한탄하는 나이든 약사님을 봤네.
일반 소비자와는 달리 봉팔러들이라도 단편적인 지식이나 보이는 것에만 의지해 판단하지 말아 달라는 뜻이었을까? 의사나 약사, 다 똑같이 기득권 가지고 밥그릇 싸움한다고 보이겠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다르다는 걸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지금 봉팔러들에겐 이깐 일이 별 관심에 와닿지도 않겠지만. 반값 등록금 문제와 참여당 진로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도 벅차잖아. 하지만 누구들에겐 생계가 달린 일이라 그런 일들이 관심 밖의 일이 되는 것이고.
개개인 의사들에 대한 분노나 원한은 없겠지. 하지만 집단(의협이라는 이름의)에게는 분노가 커짐을 부인할 수 없어. 한편으로 참 한심하게도 보고, 불쌍하게도 보지만. '그 좋은 머리로 저러고 싶을까?' 할 때가 많아서. ㅎㅎ
약에 대한 안전성, 임상을 하는 의사들만 말할 수 있고 그들만 전문가라 할 수 있나? 그래서 복지부는 의사 말만을 들어야 할까? 저 위에 인용한 글은 일부일 뿐이고 기사 전체를 보나, 의협의 언행을 볼 때 의협은 오만방자한 거 맞아. 타 직능에 대한 존중도 없고 인정하려고 들지 않지. 보건의료계에선 오로지 의사만이 제일 꼭대기에서 다른 관련 전문직능인들을 부리고 지시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잖아. 자기들 발 아래에 둬야 된다는 거지. 수평적인 파트너십이 없어. 함께 붙어 있는 간호사도 지시 대상이지?
약사라면 저렇게 말하지 않지. 약사만이 약의 전문가니까 약사 말을 들어라, 이런 식의 말을 하지 않아.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의논하자는 식으로 말하지. 의사도 존중하고, 기타 보건의료 정책에 관련 있는 누군가가 같이 포함되어야 한다면 그들도 존중해서 일단 같이 얘기해보자는 거지. 비록 의견 충돌이 생기고 어쩌고 하면서 자기 주장을 많이 하게 되더라도 말야.
약에 대한 임상은 의사만 할까? 의약분업 전엔 일반약:전문약 비율이 약 7:3이었다며? 그런데 이걸 재분류해서 역전이 되었다며? 이 때 재분류할 때 약사는 안전성 문제를 거론할 수 없었을까? 임의 조제를 하면서 충분히 약에 대한 안전성 모니터링이 되지 않았을까? 그럼 현재는? 의협의 주장 그대로 받아들여 같은 논리로 말하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는 거 아냐? 전문약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의사가 말해야 한다면 일반약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약사가 말해야 하는 거지. 왜냐면, 의사는 일반약에 대한 임상이나 모니터링이 되어 있지 않으니까.
이런 식으로 해서 의사는 약사의 손발을 묶으려 해도 결코 끝까지 꽁꽁 묶어 놓지는 못할 거야. 왠지 알아? 실제로 저 약들은 매출액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을지 몰라도 마진은 없으나 마나한 약들이거든. 약국에서는 골칫덩이 약들이야. 울며 겨자 먹기로 '대국민 서비스'하는 약들. 대형 난매 약국에서 미끼로 사용하는 약들.
실제 의사들이 맘에 안들어 하는 건, 약국에서 약사가 상담을 통해 권해주는 약이지 환자가 유명 제품 달래서 주는 약들이 아니잖아. 약사의 상담을 '문진'했다고 진료 행위, 의료 행위라고 매도하는 게 의사니까. 그렇게 상담해서는 저런 약들 주지 않거든. 저런 약이야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고 달라는 약인데 똑같은 걸 주면 소비자가 화내지. 약사라면 다른 약을 권해주길 바라니까.
앞으로 수퍼 판매가 확정된다면 오히려 기대를 하려고 해. 그 동안 유명품목들 제 값 못받아 속쓰렸었는데 수퍼 덕분에 제 값 좀 받아볼까 하고. 이번엔 약국과 수퍼들 간에 피말리는 가격 경쟁 생기려나? 제발, 약사들이 영악하게 움직이면 좋으련만. 수퍼에서 파는 가격 보고 약국에서도 그 가격으로 팔면 제 값 받고 좋을 텐데 꼭 욕심 많은 인간이 나와서 저 혼자 살겠다고 가격을 팍 내리지. 이 현상은 약국 뿐 아니라 수퍼에서도 생기겠네. 동네 수퍼와 대형마트에서.
약사들은 그 동안 (나는 아니지만) 대체의학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왔지. 내가 아는 약사님도 15년 이상 안 해본 것 없이 다 시도해 봤고 공부했고 지금도 하고 계시지. 약사를 상대로 하는 강의가 늘 있지. 나 같은 게으름뱅이야 공부 안하고 살지만, 많은 약사님들이 늦게까지 일하고 밤 9~10시부터 자정, 1시까지, 또 일요일에 강의하는 공부들을 하고 있어. 그들은 이미 암(cancer) 조차도 다루고 있고. 이런 거 의사들이 제일 싫어하지? 하지만 실제로 이미 임상에 들어가 많은 효과도 보고 있어.
의사들이 일반약 하나 가지고 약사를 죽일 수 있다 생각하는 건 오산이지. 약사들도 바보는 아니니까. 물론 경쟁력 없는 사람들은 생존의 위기 맞아. 이건 의사도 마찬가지겠지. 아무리 의사의 수가가 현실화 되었니 안되었니 해도 해마다 이사하고 차 바꾸는 의사도 있으니까.
약사들은 새로운 시도를 자꾸 할 것이고, 약국에서만 다룰 수 있는 약도 자꾸 생길 것이고. 기존 제약회사가 안하면 약사 자신이 그런 걸 만들거든. 이미 그런 체인 약국이 많아. 한방이나 생약을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약들, 이미 임상을 거쳐온 약들이고 효과도 좋아. 이런 것에 대해 끊임없이 의사들은 신경을 써야 할 거야. 수퍼로 가는 일반약, 그건 사실 의사들이 신경쓸 약이 아닌데. 그거 수퍼로 갔다고 국민이 느끼는 편리함이 얼마나 되겠나?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약국이 일찍 문닫아 불편함을 경험했다면 몰라, 실제론 한달에 한두번도 그런 일이 잘 안 생기는 거거든.
이러니 이건 다방면의 '음모'로 밖에 볼 수가 없어. 무관심하고 별 이해관계 없는 '국민'의 이름을 이용하여 이루어지는데도 국민은 그저 '수퍼 판매 하면 편리하긴 하겠다' 이 정도의 반응이지.
운명/운기자 첫 글을 보구는 나도 좀 화가 났었는데,
글이 왔다갔다하다보니 이젠 정말루 맘 고생하는 게 느껴져서 맘이 짠하다..
내 댓글도 다 봤지? 봐주라..^^
의사들은 좀 권위적이지.. 맞아.. 후우..
사회에서 여러계층과 맞닥뜨릴 일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사실 실제로 하는 일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order'라는 것을 내리는 일이라 그런거 같아..
그리고 환자들에게는 '믿음'이라는 것을 받아야 치료성과가 좋고,
의사들은 옛날부터 그걸 권위를 통해서 찾으려고 했고..
진짜 '권위'와 '권위적'인 것이 분별이 잘 안되는 종자들에 의해서 결정적으로 이렇게 된거지..
그리고 의사들 누구든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저절로 그렇게 되기 쉽지..
그야말로.. 속상한 일이야..
근데.. 세상이 변했고.. 이젠 수평적 리더쉽이 더 먹히고..(?)
의사들도 변하고 있어..
의협에 있는 사람들은 아직 꼰대그룹이 많아서 그렇다고 이해해라. ^^
이번 일에도 의사가 모두 다 좌지우지하겠다는 건 말이 안되지..
난 그렇게 안적었는뎅... 관련직종들이 다 모여서 머리 싸매자고 했는데.. 쩝...
당연히 같이 얘기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는 의사들이 훨씬 많을껄..
의협에서 하는 얘기는, 대표기관이니까 딴에 impact도 주고..
물러날 선을 생각해서 더 전방에 진 친거 아닐까.. 또 편든다고 할라... ㅡ,.ㅡ
그리구 돌파(?)를 위해 약사들이 약을 개발하게 될 꺼라는 말은 참 반갑다.
의사들 신경쓰게 돼도 당연히 좋은 일이다.
근데.. 안전하다고 생각되던 약도 사용하면서 새로운 부작용이 자꾸 새로 생기는 걸 보면,
약사와 의사는 서로 feedback 이 되어야하겠지.. 환자들을 위해서..
그렇게 서로 존중하면 좋을텐데...
아.. 글고 대체의학에 대해서도 나 관심많다.. ㅎㅎ
따로 공부는 안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호감있어..
지금의 서양의학은 좀 너무 한정적인거 같아서... 부작용도 없을 수 없고..
대약도 집행부 물러나라 이러는 분위기인 것처럼 의협도 내부 갈등이 있는 것 같고 그러더라.
그래서 이제 의협에서 나대는 인간들한테도 분노의 필요성을 많이 상실했어.
그런 인간들이 꼭 정치권에 얼쩡대다가 뱃지 하나 얻어 차는 거잖아.
회원들 말 안 듣는 거는 의협이나 대약이나 똑같은 거 같으니까.
정치하고파 하는 인간들, 본연의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랑 상관 없는 인간들이 그런다더라.
그러니 자기 직능의 내부 문제는 제쳐놓고 대외적인 것에만 열 올린다고. 정치권에 줄 대고.
난 요즘 많이 화나고 억울하고 자괴감을 느꼈었거든.
나도 2메가네 사람들처럼 "오해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몰라.
실제로 여러분의 이웃에 있는 많은 동네 약국의 현실은 그런 게 아니라고.
TV에서 매도하는 그런 약국들이 전부는 아니라고.
고발 프로그램 보면 세상에 믿을 게 하나 없지. 밖에 나가 먹을 음식도 없고.
목적을 가지고 찾아 다니면 그런 곳이 꼭 몇 개 걸리게 되어 있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곳 없다고.
그렇지만 실제론 힘들게 참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오해 풀 게 또 한가지 있는데 나중에 시간 되면 쓸 수도 있고.
암튼 내 맘도 많이 정리되었어.
고마워.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