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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윈 이렇게 하면 된다.
약사와 의사는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라는 생각을 가지면 된다. 우리나라 각 동네의 의원-약국 간에는 그 파트너십이 잘 유지되는 편이라 생각한다. 의원 하나에 약국 한두개씩 생겨난 현실에서는 그렇게 안할 수가 없다.
병원과 약국이 친절하고 서비스 좋으면 서로 상대에게 긍정적 영향을 줘서 잘 된다. 약국이 병원 처방에 대해 환자한테 안 좋은 소리 해봐라, 환자가 의사를 의심하게 된다. 또한 병원 의사가 약국에 대해 이상한 소리 해대면 환자가 조제된 약을 의심하게 된다. 약국에서 약 짓기 불편해지면 의사가 유능해도 단골 의원으로 정하길 꺼린다.
그래서 대부분은 서로 잘해주려 하고, 환자가 병원에서의 불쾌한 일을 말하면 노골적으로 의사를 옹호하진 않더라도 이해시키려 애쓰기도 한다. 그리고 의사에 대해 좋은말을 전달해준다. 물론 없는 소릴 지어내 하는 건 아니다. "여기 의사샘님 친절하고 잘 보신다고 먼 동네에서도 많이 오십니다." 이런 정도 멘트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약사는 가만 있는데(만족할 만큼 잘 벌어서 가만 있다고 호도하지 마라) '국민 불편'을 들어 의사 단체가 일반약을 수퍼에서 팔아야 한다고 도발했다. 약사도 내부에서는 조제료의 불합리에 대해 불만도 있지만 손해볼 거 보고, 이득볼 거 보자는 식으로 꾹꾹 누르고 있는데 약사들 조제료 깎으라고 의사들이 자꾸 도발했다. 약사는 의사에 대해 어떻고 저떠니 뭘 어떻게 하라고 복지부에 건의한 적 없고, 국민에게 호도한 적 없다.
의사가 도발하니 약사는 방어를 해야 하고 이젠 공세로 나가야 하는데 아직 약하다. 어젯밤 사정이 있어 심야토론 못봤지만, 그렇게 물러터지게 토론에 임했다고 약사 회원들 난리났다. 의약품 수퍼 판매는 명분이 '국민이, 소비자가 불편하다'는 게 대전제이다. 그렇다면 토론 패널은 순수한 소비자 단체와 약사회 관련자가 되어야 하는데 왜 의사가 상대 패널로 나왔을까?(전에 다른 방송 토론에서도 의사들이 나왔었다.) 그리고, 토론이 방송되는 KBS 게시판에 의사들이 몰려와서 난리를 쳤을까? 이래서 약사들이 화가 나는 거다.
의사도 소비자라고 반론하는 건 내 입장에선 수용할 수가 없다. **님이 '난 의사이고 환자이고 그렇다'라고 시작한 것이 그래서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내 발을 건다. 수퍼 판매를 말할 때 의사는 의사의 입장이 아니고 환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말한다고 반론하고플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차대한 일을 말할 때 의사는 '의사'라는 전문 직능인으로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논리라면 '나는 약사이고 환자이고 그렇다.' 내가 주장하고픈 것은, 난 환자로서 야간에 동네 의원이 12시까지 진료를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의원이 12시까지 문 열고, 일요일에도 진료하면 약국은 당연히 따라서 문을 열 테니까 환자, 소비자로서는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래 잡는 것이다. "우리 훌륭하신 의사, 약사님들, 고맙고 미안해요" 소리 절로 나올 판이다. 지금 야간 응급실은 거의 중대형 병원 이상에만 있기 때문에 응급실 한번 다녀오면 수만원이다. 당번 약국이 아니라 당번 의원이 5부제를 해서 12시까지 진료한다면 그런 응급의료비가 절감되지 않을까?
의사도 약사를 파트너로 생각한면 국민 건강과 국민 편의를 위해 같이 책임을 나누자! 5부제 당번약국제와 더불어 5부제 당번의원제를 실시하자!
약국 옆에 24시간 편의점 많다. 왜냐면, 약국과 편의점의 입지조건이 똑같기 때문이다. 거기에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드링크 다 있다고 생각해봐라. 편의점에 일용품 사러 갔다가 약 있으면 안 사고 다시 약국에 와서 사겠나? 한번 쇼핑으로 끝내겠지. 견물생심이라고 잊고 있던 것도 눈에 보이면 손이 가는 거다. 이래서 조금 참을 수 있는 두통 정도도 약을 먹게 되는 것이고 약물의 오남용이 증대된다는 거다.
그리고 의약분업에 대해 의사가 반대하고 약사가 찬성한 것. 밥그릇 싸움이었을까? 그럴 수도 있지. 밥그릇이 관여되어 있는데 무시할 순 없을 테니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약사는 순진했던 거 맞다. 이득이 될 줄 알고 찬성했는데 아니었다 해도 순진한 것이고, 정부에 협조하면서 큰 타격 없이 챙길 거 챙겼다가 이 논란이 생긴 시점에 억울한 것도 순진한 거 맞다.
실제로 의약분업 되니 예전에는 없던 의원들이 동네 깊숙히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중대형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들이 다 나와서 개원을 했기에 거기엔 의사 기근 현상이 생기기도 했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나?
병원이 생기니 당연히 거기에 맞추어 짝꿍 약국이 생겼다. 그래서 짝꿍 의원을 갖지 못한 약국들은 서서히 고사되었다. 그러면서 병의원 아래에 약국자리 얻는 건 바닥 권리금부터 천정부지로 뛰었고, 브로커가 개입해 장난도 엄청 쳤다. 지금도 그러고 있다. 사기 당한 약국들 많고 피눈물 흘린 약사들 많다. 물론, 절박했든 단순한 돈벌이 욕심이었든 당한 약사만 억울하고 바보된 거 맞다. 서로 들어가겠다고 경쟁을 했으니 그런 장난세력이 끼어든 것이니까. 서글픈 자화상이다.
동네에 한두개 있을까 말까 했던 의원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건물만 생기면 메디컬 건물이 돈 된다고 생겨났으니 이제 뻔한 결과가 나오는 거다. 한정된 수요에 대해 공급이 급증했으니 무한 경쟁이 시작되는 거다. 자신 있으면 이미 자리잡고 있는 의원이 있어도 선후배 무시하고 비집고 머리를 디밀고 환자유치에 목숨 거는 거다. 못 배기는 의원은 문 닫고 떠난다. 초기 투자 몇억씩 했다가 빚 안고 떠나는 의사, 신용불량자 된 의사들이 생겨난다. 그에 따라 같은 신세 못 면하는 약국도 생겨난다.
이것이 의약분업 11년째 현주소다. 전에 언급한 유시민의 『국가개조론』 읽어봤는가? 이미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때 실태 파악 꼼꼼히 해서 의,약사로서는 무서운 정책을 연구하고 있었던 거다. 그것이 이 정권에서 실현되었기에 우리에게 MB 정권은 죽일 넘의 정권이었는데 알고 보니 아니었던 거다. 어떤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정말 괴로운 정책도 있지만, 약제비 상승에 대한 연구와 대책에 대해서는 힘들어도 수용해야 한다 생각한다. 특히 리베이트 문제는 의사들에게 크나큰 타격이지만, 이걸 없애는 대신 줄어들 건보 재정만큼 의사들이 돌려받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리베이트 비용 추정규모가 한 해 *2~3조원이라니 상상초월이다. 2010년 *진찰료는 7조4919억원이라는데! 약사의 연간 조제료와 맞먹는다. 2009년 2조6000억원이었다니까.
(반론을 할 거다. 약제비만 급상승한 거 아니고 조제료도 엄청 상승했다고. 하지만 그 조제료 상승은 약사가 만들어낸 것 아니다. 그렇다고 조제료를 지속적으로 매년 엄청나게 인상했기 때문도 아니다. 원인은 '조제 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일분 처방보다 3일분 처방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란다. 조제 건수 증가는 병원에서 의사들이 만들어 준 거 아닌가? 대한민국 개조론에도 나오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워낙 약을 좋아해 의사들의 처방 건수가 증가했다는 거다. 그걸 약사에게 뒤집어 씌우면 안된다. 분명, 약사는 조제 원가가 상승했어도 다 반영시키지 않았으니까. 의사의 처방전 발행에 드는 소모품은 처방전 종이와 프린트 잉크 정도지만 약국에서 조제에 드는 소모품은 종류가 많다.)
이렇게 무한 경쟁으로 인한 파이가 줄어들고, 정부에서는 진료비 현실화도 하지 못하면서 자꾸 쥐어짜고 있는 판이니 의사들로서는 괴로울 수 밖에 없다. 코너로 몰리면 이판사판 공사판 되는 것은, 고매하고픈 '師'자 들어간 직업군에게도 다르지 않은 거다. 내 아픔은 세상에서 제일 크고 남의 아픔은 견딜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에 곁에 있는 약사들이 '상대적'으로 덜 힘들게 보이니 미워진다. 같은 건보재정을 나눠 쓰고 있는데 10년 공부한 의사와 4년 공부한 약사라면 2.5배 이상의 보상을 받아야 하는데 자기들이 보기엔 아닌 것 같은 거다. 진료비와 조제료의 차이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비교해본 적은 없다. 의사샘들은 약사들 조제료만 자꾸 꺼내들고 뭐라 하던데 진료비와 함께 나란히 비교해 주는 친절도 베풀어 주기 바란다. 나도 궁금하니까.
의사가 보기에 약사들은 자기 환자 덕분에 거저 먹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의사가 진료해 처방 내주면 그대로 조제해 주면서 낼름 조제료를 챙기니까. 동네의 의원들은 감기환자 수에 따라 내원객이 들쭉날쭉해진다. 그 감기환자들, 약국에서 약 줘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친절하게 진료 받으라고 의원으로 보내는 거는 생각하지 않겠지. 이처럼, 약국 환자를 의원에게 보내 진료비를 챙기게 해준다는 것도 생각해주기 바란다. 이렇게 쓰면 환자(국민)가 기분 나쁠지도 모르는데 오해하진 마라.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취급해 보내고 말고 이러는 걸 말하는 건 아니니까. 약사가 욕심을 부린다면, 병원으로 안내해야 할 환자를 일반약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는 걸 얘기하는 거다.
이렇게 점점 어려워지는 의사들보다 약사는 형편이 좋아보이는 거다. 왜냐면, 약사들은 처방도 받고 '일반약'도 취급하니까! 하지만 저번 글과 댓글, 자유게시판에서 토로했듯 약국, 특히 동네 약국들에게도 어려운 사정은 계속 존재해왔던 것이다.
참고 :
http://umz.kr/03vFJ
http://umz.kr/03vaU
이런 관점으로 '일반약'에 대해 생각해봤다. 의사가 갖지 못한 일반약, 그게 의사들한테는 어떤 의미일까? 이걸 알면 일반약 수퍼 판매를 부추기는 의사샘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다시 '순진한 약사' 얘기로 돌아가자면, 의약분업 반대하는 의사들을 무마시키기 위해 약사가 취급하던 약을 제한했던 거다. 전문약이란 이름으로 꽁꽁 묶어 약사는 함부로 쓰지 못하게 했던 거다. 그러나 약사들은 이 분류가 차후에 바뀔 것으로 기대를 하고 받아들였던 측면이 있었는데 끝내 '중앙약사심의원회(중앙약심)'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활동을 재개한다고 한다. 국민 불편이 크니 안전한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푸는 작업은 게을리 하다, 일반약을 수퍼에 내다 버려야 하니 재분류를 해야 한다고. 헐... 이 상황을 약사가 뒤통수 맞고 토사구팽 당하고, 순진했던 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약을 두고 의사와 약사는 끝없이 대립해 왔다. 2000년 의약분업 때 가장 치열했다. 의약분업 이전에는 전문약과 일반약의 비율이 39대 61이었으나 분업 때 61.6대 38.5로 역전됐다. 이후 새로운 약들이 진입하면서 2009년 55.2대 44.8로 바뀌었다. 기존 전문약 중에서 약국에서 팔아도 될 만큼 안전성이 입증된 것은 일반약으로, 부작용이 드러난 일반약은 전문약으로 재분류했어야 하지만 이 작업의 폭발성 때문에 손대지 못했다. 다만 국내외에서 부작용이 드러난 머릿니약·항히스타민제 등 일부 일반약(28개)이 전문약으로 바뀌었다.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06/11/5277503.html?cloc=olink|article|default
의사들이 약사를 죽이려 한다 했더니 그건 아니라고, 슬픈 일이라고 하는데 약사야말로 슬프다. 슬픔을 뛰어넘어 분노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어떻게 폭발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 틈에서 고통 받을 국민에게 한없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리베이트 추정 규모 ; 2조~3조원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10531000130
*진찰료 관련 자료 ; 7조4919억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130573436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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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