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문재인 전 실장의 '운명'을 읽고 있는데, 첫 장부터 사람 눈물을 쏙 빼놓는다. 자서전이라 그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노무현 대통령님과의 일화들도 많이 실려있다.
그러고보니 지난 노무현 2주기 창원 추모문화제에서 그를 만났던 적이 있더라.
그 날 자봉을 뛰면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 하나 소개한다.
명짱님의 행사 진행으로 여러 공연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안치환과 자유의 공연 전, 자봉 여섯 명이서 모금함을 들고 관객석을 훑게 되었다. 나는 3번 모금함인가 그랬다. 관객석 가운데에서 맨 뒤까지 모금함을 들고 "감사합니다. 모금 받겠습니다."를 외치며 맡은 구역을 어슬렁(?)거렸다. 많은 시민분들이 마음을 나누어 주셔서 첨엔 쑥스러웠지만 이내 신이 났던 것 같다.
그런데 중간 쯤 갔을 때, 예상치 못하게 문재인님이 앉아 계신 것 아닌가?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의 상황은 지금 떠올려보니 나도 당황, 그도 당황이라고나 할까? 물론 그가 당황하지는 않았겠지만 당시의 내 심정이 꼭 그랬다. 헐. 문실장님한테 가서 돈 달라 해야 하는가? 요런거.
내가 잠시 쭈뼛거리자 문실장님이 먼저 지갑을 꺼내셨다. 냉큼 머리를 조아리고 감사합니다~ 하며 모금함을 내밀었지. 평범한 가죽지갑에서 잠시 액수를 헤아리시더니(돈 많이 없더라) 만원 한 장을 꺼내주셨다. 그 순간 내 마음은 당황함을 넘어 영광스러운 기분까지...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계시는 문재인. 나도 월 만 원을 후원하는 후원회원이다. (작년까지 2만원 하다가 힘들어서 올해 액수를 줄였다. ㅜㅜ) 이사장과 재단회원이라는 주종(?) 관계였는데 그에게 노무현 추모 문화제의 후원금을 내놓으라고 들이밀었으니 뭔가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ㅋㅋㅋ
아아. 내가 문재인에게 모금함을 내밀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다가와 만 원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꽃]을 패러디한 막장 문구를 싸지르며 이만 토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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