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즈의 정의론에 등장하는 개념 중에 절차적 정의라는 것이 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라 간략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 완전 절차적 정의 : 롤즈의 예를 들면 케잌을 자르는 상황이다. 여섯 명이서 케잌을 나누어 먹는다 할 때 가장 정의롭게 배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잘린 여섯 조각을 마지막에 가져가는 사람이 케잌을 자르게 하는 것이다. 합리적 개인들은 가장 커 보이는 케잌을 먼저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케잌을 자르게 된 사람은 최대한 공평하게 그것을 나누어야 마지막에 가져갈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케잌을 나누는 절차(마지막에 가져갈 사람에게 케잌을 자르도록 하는 것)도 정의롭고 그 절차를 따랐을 경우 예상되는 결과도 정의로운 경우이다.
* 불완전 절차적 정의 : 롤즈의 예를 들면 재판의 상황이 해당된다. 원고와 피고에게 공정한 변론 기회를 주고 그것을 자격있고 엄격한 판사가 판결을 내려 시비를 따지는 재판은, 충분히 정의로운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판사가 완벽한 인간이 아닌 이상 판결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정의로운 절차에 따랐지만 결과가 정의롭지 못할 가능성이 상존하기에 케잌자르기와는 달리 불완전 절차적 정의라는 개념으로 이해되어 지는 것이다.
* 순수 절차적 정의 : 롤즈의 예를 들면 선거나 도박의 상황에 해당된다. 이 개념에서 주의할 것은 결과가 선한지 어떤지를 예측하기가 불가능한 경우에 적용되는데, 예를 들어 선거의 경우 부정선거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적법한 선거법에 따라 잘 치루어진 선거라면 그 누가 당선되더라도 결과는 정의로워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훌륭한 후보가 당선될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냥 절차가 정의로우면 결과도 자동적으로 정의롭다는 가정을 하는 것이다. 도박도 마찬가지로 누군가 사기 도박을 하지 않고 룰에 의해 게임을 진행했다면 그 도박으로 인해서 누가 돈을 따가던지 간에(착한 사람이건 나쁜 사람이건) 승리자에 대해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결과가 도출이 된다.
* 정리하면 완전 절차적 정의는 절차도 정의롭고 결과도 정의롭다. 불완전 절차적 정의는 절차는 정의롭지만 결과는 정의롭지 않을 수도 있다. 순수 절차적 정의는 절차가 정의로웠다면 그 절차로 인해 야기되는 결과도 정의로울 것이다라고 보는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차적 정의 중 순수 절차적 정의의 사례에 해당하는 선거의 상황을 보자. 공정한 선거법에 따라 절차를 지키며 치루어진 선거는 당연히 정의로운 결과까지도 담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이명박같은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하고 노무현같은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한다. 이는 우리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함의하고 있다. 그것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반드시 깨어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규모와 구성원의 수 등에서 우리는 과거와 비교도 되지 않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으며, 세계화와 다원주의는 거스를 수 없는 양태인 양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 완전 절차적 정의의 케잌 자르기와 같은 결과의 정의로움까지도 담보할 수 있는 정치 제도를 개발해 내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현행 순수 절차적 정의의 개념을 내포하는 '선거'라는 정치 제도를 계속해서 시행해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적법한 절차인 선거운동을 거쳐 한 명의 대표자를 선출해야 한다. 그런데 절차의 정의로움에서 결과의 정의로움까지 담보된다는 순수 절차적 정의의 개념을 믿고 따르려면, 반드시 주권자로서 옳은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존하는 그 어떤 정치제도도 결과의 정의로움까지를 담보해주지 못한다. 사회주의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지만 역사적으로 승리했던 민주주의의 중요한 정치 행위인 선거의 경우에도 절차의 정의로움만 있다면 결과는 자동적으로 정의롭다는 순수 절차적 정의의 개념을 '겨우' 따르고 있을 뿐이다. 결국 정답은 더 나은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만들 수도 없다. 미시적으로 소선거구제냐 결선투표제냐 등의 선거법 '개정/개선' 만이 있을 뿐) 우리가 공정한 절차를 통해 깨어있는 탁월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것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이 늬들이 깨어있는 시민이자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중차대한 이유이다.
봉숙이, 바다반2/ 결과의 선을 야기하기 위해서 절차를 어겨도 된다고 생각하는 놈들이 독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역사에는 늘 교훈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다. 그러니까 절차가 중요해지는 것이고. 여기서 깨어있다는 것은 정치를 잘 해라는 소리가 아니라 최악의 인물이라도 피해서 주권을 양도할 수 있어라는 의미이다. 엄격한 도덕적 삶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훌륭한 정치적 행위를 해라는 소리도 아니므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말자. 유시민은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냐. ㅜㅜ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