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9 13:27:39
이번에도 4박 5일입니다. 지난 번 양재동 농성투쟁이 4박5일로 끝난 뒤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이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그런 징크스 때문에 4박5일은 절대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결과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어제 밤에 분당 생활을 마치고 전주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자마자 운수노조 위원장과 버스본부장 그리고 몇 분의 버스 동지들과 함께 술독에 빠지느라 상황을 알리는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오늘 아침 2시간 반 동안의 버스 행진을 끝내고 들어와 글을 씁니다.
지난 주 목요일에 올린 저의 글에서 민주노조 총연맹에서 버스동지들의 분당행을 막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결국 그들이 제시한 시한 내에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목요일 아침에 분당으로 올라갔습니다. 물론 목적은 손학규 선거운동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버스노조의 자금이 고갈돼 많은 인원을 올려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목요일 1차는 25명 정도가 올라갔습니다. 전주에서는 경찰의 미행을 따돌렸지만 분당에 올라가보니 이미 손학규 선본 입구와 주변을 경찰이 호위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점심을 먹고 기습적으로 선본 사무실로 진입하려고 작전을 짰지만 그것도 결국 실패하여 주변에서 배회하고 있는데 조직담당 사무부총장인지가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격론을 벌인 뒤 부총장이 정동영과 면담을 주선해보겠다고 하고 사무실로 올라갔습니다. 저희도 기왕이면 들어가서 기다리겠다며 좀 떨어져 2층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우리가 들어갔더니 민주당 인사들이 난리가 났네요. 왜 여길 들어오냐고. 우리는 정동영과의 면담을 위해 들어온 것이다, 안에서 기다리겠다, 사무실 안에서 기다릴 수 없으면 복도에서 기다리겠다, 복도는 당신들의 사무영역이 아니므로 복도에 앉아있는 것은 간섭마라, 당신들이 우리에게 시비를 거니까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쓸데없는 말하지 말고 사라져라, 정보과 경찰도 아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신경 끄고 개입마라, 경찰들과 얘기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라져라. 이런 식으로 논쟁을 한 것 같습니다.
결국 사무부총장이 내일(금) 오후 5시에 정동영과의 면담을 약속받은 뒤에 손학규 선본 사무실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나와서 현장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민주당사 앞에서 열릴 예정이던 기독교인들의 버스투쟁 연대집회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민대책위 동지들이 함께 하여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연대집회를 마치고 잠자리를 찾아 가는데 경찰들이 줄줄 따라다닙니다. 사실 전주에서 올라온 정보과 형사들도 몇 명 되었습니다. 침낭 때문에 용산으로 가는데도 경찰차가 노골적으로 따라붙네요. 용산에 도착해서 강력히 항의한 뒤에야 경찰들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다음날에는 아침을 먹기 전에 수내, 정자, 오리 3개 역으로 분산되어 일인시위와 선전전을 하였습니다. 저는 정자역에 서 있는 손학규 선거차량 바로 옆에서 일인 시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있다보니 선관위 직원이 와서 손학규와 민주당이 들어간 선전물은 배포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투본의 지침이 불필요한 형사 건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에 있었기 때문에 순순히 물러섰습니다. 결국 선전물은 배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10시부터는 손학규 선본 맞은편에서 집회를 시작하였습니다. 여전히 경찰은 집회를 막으려 시비를 겁니다. 집회신고를 서울시민대책위가 냈는데 여기 관계자가 있느냐고 물어옵니다. 임기응변으로 제가 서울시민이라고 둘러대면서 경찰은 집회 방해하지 말고 주변에서 철수하라고 항의했습니다. 집회를 하고 쉬었다가 다시 피켓 시위를 하고 방송을 틀어주고...
민주당과 경찰이 엄청 신경을 쓰네요. 하루 종일 그렇게 집회와 일인시위 방송 등으로 도발을 했습니다.
낮에 2차 상경단이 올라왔습니다. 인원은 15명, 130일이 넘게 파업투쟁을 하다보니 그놈의 돈 때문에 많이도 올려보냈습니다. 이제 40명이 되었습니다. 잠 잘 자리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개조로 나누어 일부는 어제 잤던 곳에서 자기로 하고 제가 소속된 조는 성남 민노총 사무실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5시를 훨씬 넘긴 뒤에야 정동영이 나타났습니다. 우리 대표단과 면담을 하고 내려오는데 정동영도 함께 우리 대오로 오더군요. 별 성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우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발언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냥 민주당을 믿고 내려가달라는 발언이었습니다. 분노를 삭이며 숙소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에 배정된 성남 민노총 사무실을 어렵게 찾아갔는데 입구에서부터 충격적이었습니다. ‘2012년 집권을 준비하자!’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경기동부구나 하는 충격이 와닿았습니다. 자신들을 집권의 주체로 명확히 설정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태도 때문에 전북버스 동지들이 손학규 선거에 영향을 줄까봐 올라가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구나 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분은 안 좋았지만 제가 책임자도 아닌데다 당장 잘 곳이 없으므로 정중히 인사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느낀 것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비록 제가 가장 싫어하고 배척하는 조직이지만 그들의 활동만큼은 매우 존경스러웠습니다. 단 한 가지는 그들도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안 의식이 희박하여 사무실 서류들을 함부로 놔두었습니다. 그 덕분에 그들이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그들의 일하는 태도를 보면서 진보신당은 절대로 경기동부를 이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첫째, 경기동부는 비록 우리는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은 철저히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진보신당은 자신의 당적인 정체성조차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노당은 그런 점에서 우리와 확연히 다릅니다. 그들은 분명한 자신들의 지향이 있으며 그것 때문에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보신당은 당적인 정체성조차 없으며 선거 결과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정치조직입니다.
이 점에서 다시 한번 진보신당을 살펴봅시다. 진보신당이 민노당의 안티테제로 형성되어 있다고 말한다면 틀린 말일까요. 제가 볼 때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민노당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민노당에 반대하는 정당으로써 존재하는 것입니다. 민노당이 없다면 진보신당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진보신당은 ‘과거의 그릇된 진보운동의 청산’ ‘진보의 재구성과 혁신’을 외쳤지만 3년이 지났어도 그것은 성취하지 못했습니다. 3년이면 그것들에 대해 최소한 기본 골격은 만들어내는데 충분한 시간입니다. 그런데도 조승수 대표가 말한 것처럼 진보의 재구성은 실패한 것입니다. 그것은 진보신당이 설 자리가 현실적으로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일 뿐입니다.
아무리 무지개를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듯이 진보의 재구성은 아무리 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과제입니다. 결국 진보신당은 민노당에 흡수되거나 사회주의 정당으로 재편되거나 둘 중 하나의 길을 갈 뿐입니다. 그것을 부정하고 독자생존을 외친다 해도 얼마 안 되어 소멸되고 말 것입니다.
둘째 활동가들의 열정과 활동 태도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는 열시가 넘었을 때였습니다. 그럼에도 활동가들이 대여섯 명이 앉아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한 동지가 새벽 3시까지 일하다가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조직이지만 그들의 열정과 헌신성만큼은 존경할 만큼 대단했습니다.
우리 당 상근자들은 어떤 수준으로 일하는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토요일 휴무라고 쉰다는 생각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진보신당은 토요일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째, 그들의 전국적인 활동망이 부러웠습니다. 일요일에도 거기서 잠을 청하게 됐는데 성남 활동가들의 일부는 성남시의회 항의농성장에 결합하고 있었고 다른 일부는 멀리 전남 순천의 선거 지원을 갔다가 밤 늦게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자기의 사업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전국을 포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진보신당이 어느 정도나 그들과 비교할 수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볼 때는 멀어도 한참을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네째 틀이 잡힌 그들의 근무태도였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당 활동가(상근자인지는 불분명)들이 출근하는데 한 동지는 8시에 나와 아침을 짓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4명의 동지들은 9시 이전에 출근했더군요. 진보신당은 얼마나 그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진보신당은 절대로 경기동부를 이길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진보신당을 비교하면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정도의 차이가 나 보일 정도였습니다. 대중적 영향력을 어떻게 확보 강화할 것인지는 안중에도 없이 당 내에서 세력 다툼이나 벌이고, 보기 싫은 당원들 이지메를 기해 쫓아내기 위해 우르르 몰려다니기나 할 줄 아는 당이 조직적으로 잘 훈련된 라이벌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분당에 머물면서 여러가지 난관이 있었습니다. 그 중 중요한 하나가 경비였습니다. 토요일에도 그것 때문에 일단 내려가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가능한 방편을 강구해본 결과 ‘반자본주의 실천연대’에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정기회의는 수요일에 있는데 당장이 급해서 긴급 회의를 통해서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토요일 요청한 것이 일요일 저에게 전달되어 월요일에 돈을 찾아 상경단에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에도 전주 버스 동지들에게 적지 않은 지원을 해주어서 이번엔 자금 요청을 하기가 좀 어색해 망설이다가 체면이고 뭐고 일단 현실부터 돌파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흔쾌히 지원해주신 ‘반자본주의 실천연대’에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전북 버스동지들의 상경에 연대로 결합해주신 동지들은 거의 없습니다. 서울시민대책위와 반자본주의 실천연대, 가스공사노조(점심 한끼를 사주셨습니다), 철도 조합원 등이 유일했습니다. 그래서 역시 경기동부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더군요. 사실 애초부터 그런 연대는 기대도 안 했습니다. 연대를 요청할 만한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정당도 노조도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다!!!
일단 다시 전주로 내려왔습니다. 개인적으로 KEC투쟁, 현대차비지회 투쟁을 설명하며 파업대오가 어떻게 깨졌는가 그리고 한번 물이 오른 투쟁을 접으면 다시 그것을 살려내는 것은 몇 배가 힘들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설득했습니다. 위 두개의 투쟁에서 소위 정치인이라는 자들, 홍영표, 홍희덕, 조승수 등이 어떻게 파업파괴자로 역할했는지 설명하며 내려가는 것을 막고자 했지만 이미 전주에 있는 투본에서 결정이 나 있었고 조합원들이 힘들어 했으며 제 자신이 외부인이었기 때문에 분당 현장 책임자를 압박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으로 제 의견을 일단 접었습니다.
22일까지 타결이 되지 않으면 다시 분당으로 올라갈 생각입니다. 강원도에도 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1.04.19 17:14:51
행복한대기
전주 버스 파업 협상이 반드시 잘 타결되기를 빕니다.
버스 노동자들의 요구는 손배가압류 철회, 민주노조 인정인데
이것마저도 이렇게 질질 끄는 버스자본과 민주당의 태도가 어이없습니다.
셈수호르님, 언제나 생생한 소식 깊이 감사드립니다.
자본가 세상을 뒤엎는 날까지, 투쟁입니다!!
2011.04.19 17:54:54
키노
(추천수: 1 / 0)
셈수호르동지의 글에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동시에 진보신당에 대한 진단에서 차이점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진보신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원들이 갖고 있는 당에 대한 타자화입니다. 당에 대한 기본적인 중심성이 별로 없어요.
성남민주노총의 인사들이 모두 민노당 당원이고 경기동부인지는 모를 일이나 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활동양태를 진보신당 상근활동가들과 대비하면서 토요일에도 놀고 먹는 상근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역에서 박박 기고 있는 활동가들에 대한 모욕입니다.
경기동부가 아니어도 민주노총이 아니어도 진보운동을 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이 젊음을 고스란히 바쳐가며 헌신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대중조직이 아닌 정당조직에서 일하려면 투쟁현안들 이외에도 각종 연대사업은 물론 정책및 이슈에 대한 대응 각종 단체들과의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고 그만큼 요구되는 내용도 단순 민원처리나 민생상담에서부터 입법활동까지 광범위합니다.
하루에 겪은 인상을 가지고 당 전체로 일반화하는 것도 무리고 그 와중에 시쳇말로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별로 없는'지경에도 1인 5역, 1인 10역 하고 있는 상근활동가들을 욕보이면 어쩌잔 말입니까!
셈수호르 동지가 갖고 펼치는 열정만큼이나 당에 대한 비판도 중요하고 당 활동가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말도 다 의미가 있지만 좀 가려서 합시다.
2011.04.19 18:08:55
셈수호르
죄송합니다. 제가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외교적 언사나 입에 발린 칭찬을 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냥 있는대로 현실을 보고 그대로 말할 뿐이지 계산을 하여 현실을 각색하지는 못하는 인물이라서
제 글이 조금 사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전 잘못된 것을 덮어두고 넘어가는데는 적응을 하지
못하겠네요.
2011.04.19 20:32:14
샹그리라
(추천수: 1 / 0)
비단 경기 동부연합 뿐이겠습니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보수정당 정치인들, 보수정당 당원들의 헌신성도 대단하죠.
또 삼성, 두산, sk의 임원진같은 자본주의의 최첨단에 서 있는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밤낮 없이 뛰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이론을 생산하는 경제연구소와 대학 교수들은 또 어떨까요?
노력하지 않는 집단은 어디든 뒤떨어지고 뒤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셈 수호르님의 문제의식에 동감합니다.
달을 가리키는데 정작 손가락을 놓고 뭐라 하시는 분들도 많군요. ^^
2011.04.19 21:55:04
기타맨(김일안)
그 경기동부연합 한 200명 조승수 대표 선거때 개떼처럼 몰려와서 민주노총 사칭하고 구라치고 다니다가
딱 걸려서 모조리 다시 올려보낸 적 있는데...그 패,악질 이겨서 뭐하게요? 어따 쓰려고요?
2011.04.20 01:54:43
셈수호르
그러면 그렇게 사십시오. 결국 역사와 현실은 진보신당을 패배자로 낙인찍고 끝낼 것입니다.
동지들의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사고방식은 진보신당을 영원히 회생불능으로 만들고 말 것입니다.
2011.04.20 01:15:51
월인
너무 진보신당을 비관적으로 보시는 경향이 있으시네요.
저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진보신당도 나름 그네들이 못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습니가?
예를들어 비정규직싸움에 민노당은 거의 안보이더라구요.
희망적인 얘기 좀 합시다. 비교하고 싶지도 안은 남의 당 애기는 하지맙시다.
내일 목요일 11시30분 민주당사앞에서 전주버스파업 방기 민주당 규탄결의대회가 있습니다.
저는 민노당에 일부러 연락 안합니다.
우리 갈 길만 가면 됩니다,
조만간 또 집회현장에서 뵙자구요.
2011.04.20 02:02:35
셈수호르
물론 진보신당이 민노당보다 잘 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꼴찌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 과목 중 한 과목만 빼고 빵점이 나오면
한 과목은 빵점이 아니라고 자족하고 계실 건가요. 전 그런 방식의 사고로는 절대로 승리하지 못한다고 생각
합니다. 물론 진보신당에게 필요한 것이 격려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습
니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가 아니라 남들을 뒤따라갈 결의와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텔레토비식의 자족적인 활동으로 마비된 진보신당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살다보면
영원히 낙오자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자기의 장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은 적이라 해도
벤치마킹해서라도 배워야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대중과 역사가 우리를
무덤 속에 파묻어버릴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꼴찌에서 맴돌고 있는 정당이 그런 식으로 자기 만족에 빠진다면
진보신당에는 더 이상 희망은 없습니다.
2011.04.20 12:02:08
월인
제가 쓴 댓글이 자기만족 하자는 의미가 아니지 않습니까?
셈수호르님의 뜻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멀리 내다보고 천천히 하잔 말입니다.
당직자들과 소통하면서 말입니다.
대립각을 너무 세우면 서로가 다칩니다.
논쟁하자는 것은 아니구요.
전주집회 현장에서 만나면 소주 한 잔 하면서 얘기 좀 하자구요.
고생하십시요.
2011.04.20 02:57:56
아나마나
제가 보기에는 위험한 문제의식입니다...
경기동부의 이런 모습이 바로 독재와 싸우다가 스스로 독재자가 되어버린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효율성 면에서 당연히 경기동부식의 방식이 앞서겠죠. 하지만 저희가 원하는 세상은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나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모아서 함께 나아가는 세상입니다. 경기동부는 그 방식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 진보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모으는 것은 문화입니다. 우리가 개싸움질도 자주 하지만, 저는 이번 당대회등에서 그동한 진보신당의 문화가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봤습니다. 우리는 경기동부와 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이미 보여 줬고 점점 튼튼한 토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당이 깨지지만 않는다면 이렇게 배워 가는 문화는 합당을 하든 따로 가든 계속 남아 있을 겁니다....
2011.04.20 10:42:40
저질체력
셈수호르님의 주장은
당직자,당활동가,당원들의 열정과 성실성, 부지런함, 용의주도하고 확실한 목적의식, 자신을 다 던져내는 희생정신 등이 우리당에는 모자라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거 같습니다.
물론 그런 활동가로서의 자기검열에 충실하시고 성실하시고 열정적인 분들이 분명히 우리 당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런 활동가들이 더 많아지기 바라고, 당활동을 치열함속에서 목적의식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당이 조직적인 뒷받침을 하길 바라시는 거 같고, 지금처럼 우리가 갈 길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에서 그런 당의 모습이 더욱 더 절실히 필요하기에 저도 셈수호르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2011.04.20 10:46:43
진보이글
올라오셨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같이 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ㅠ 활동가의 헌신성과 치열한 삶의 태도...요즘의 스스로가 부끄러워집니다... 다시금 힘을 내야지요... 셈수호르님의 글이 많이 자극이 됩니다... 4박 5일 수고하셨구요... 조만간 투쟁의 현장에서 또 뵙겠습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