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문제와 관련 “참여당 문제는 진보 통합 이후 새로운 정당에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유시민 대표가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18일 보도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유 대표의 반성과 성찰을 존중한다”며 “그러나 (민주개혁세력의) 집권 기간 체험을 통해 역사적으로 형성된 불신을 몇 마디 말로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1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단식농성장에서 이뤄졌다.
<한겨레>는 심 전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참여당과 연합은 진보정당 통합 뒤 논의할 문제다”란 제목으로 1면, “유시민 대표 반성 존중하지만 몇마디 말로 불신 상쇄 못해”란 제목으로 5면에 보도했다.
심 전 대표는 “지금은 그동안 진보정치의 경험과 열정을 모아 강력한 진보정당을 만드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이고, 이 성과에 비례해 다른 정치세력들과 연대든 통합이든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진보정치의) 주체 형성을 하다 말고 갑자기 확장을 생각하기 어렵지 않나”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이 우선이고 핵심이지 국민참여당 문제는 차선의 문제라는 것이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도로 민노당’ 형성 수준으로 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진보신당의 이같은 입장은 또한 통합과정에서 주도권 다툼도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을 탈당해 진보신당을 만든 3년의 정치 실험에 대해선 심 전 대표는 “사춘기 방황과 고뇌를 어찌 실패라 할 수 있겠나”며 “성장통으로 봐 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정치에 기대고자 하는 대중들에 대한 책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집권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다. 그동안은 ‘집권’이라는 말에 알레르기를 보이지 않았나”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문제에 대해선 심 전 대표는 “야권 단일정당을 하자는 것은, 어떤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더라도, 민주당 헤게모니 하에 진보를 실현하자는 것이다”며 “KBS 수신료 인상안 문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장 비중동의안 처리 문제, 노동 문제에서 보듯 지금의 연합정치도 아무 미흡한 수준이어서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신 정권교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연합을 비롯한 연대‧협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정당의 총선‧대선 전략과 관련 심 전 대표는 “총선에서는 정당투표(비례대표)는 정책 경쟁을 하고, 지역구는 적극적으로 선거연합을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은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할 것이다”고 밝혔다.
심 전 대표는 “특히 영호남에서 제2당, 수도권 진출을 통해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할 것이다”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대선 때는 진보적 개혁 의제를 내세운 우리 후보를 내고, 개혁 의제에 대한 실질적인 실현 방안까지 포함해 선거연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올 초 얘기한 연립정부는 단순히 정권에 참여하는 공동정부보다는, 진보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권력분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선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심 전 대표는 “통합진보정당을 제대로 만들고,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의 교두보를 만들고, 대선 이후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자세다”고 출마 가능성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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