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복지를 경제 논리로 푼다고 지난 참여정부 때 유시민 장관에게 최악의 장관 어쩌고 하던 경실련이 이 정부에 들어선 몇 술 더 떠 철저히 경제 논리에 의한 정책에 대해서 아무 말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선동자, 지지자 입장에 있다.
일반약을 수퍼로 풀면 GDP가 몇 % 오르고, 일자리가 몇 개 생긴다는 기재부의 경제적 관점에서 이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 뜨뜻 미지근했던 복지부에 기재부는 연일 압박을 가했었고,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유보를 결정하니 그 다음엔 대통령이 나서서 한마디. 화들짝 놀란 새가슴 진수희 장관은 곧바로 깨갱, 항복. 3일만에 수퍼로 나갈 48품목을 고시했고 이삼일 전부터 수퍼에 변장한 '약'들이 진열되고 있다. 이로써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는 '보건 경제부'로 전락해 버렸다.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할 정부가 '편의'라는 단 한 마디 말로 책임을 저버리고 경제 살리기 수단으로 만들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되나? 그 이면엔 이 정부의 특기인 '재벌 몰아주기'와 이 정부를 선전해주는 종편방송 광고를 늘리려는 사악한 진실이 숨어 있으니 이런 사악한 정부가 망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야말로 암울한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그렇게 급하냐?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박카스 광고를 중단하지 않으면 제제를 가하겠다고 장관이 떠들질 않나, 나라의 중요한 현안도 많은데 대통령이 연일 수퍼에 박카스 있나 없나나 체크하면서 휴가철에 수퍼에서 박카스 사먹을 수 있게 하라고 기사를 장식하고 있으니 한심해도 이렇게 한심할 수가 있는가?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된 국가에서, 동아제약이 자기들은 약국에서만 박카스를 팔고 싶다고 박카스는 약국에서 사먹으라고 광고하겠다는데 그걸 제재하겠다는 건 위헌 아닌가? 하지만 어쩌겠는가? 똘아이 정부에 대들다간 회사가 어떻게 거덜날지 모르니까 깨갱할 수 밖에. 수억 쳐들여 시리즈 속편 광고까지 찍어놨던데 그걸 다 폐기해야 한다니 동아제약도 죽을 맛이겠다. 약사들이 보는 관점으론, 박카스는 곧 역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제품으로만 남을 것이란 거다.
보건소, 검찰, 특사경 등이 약국에는 수시로 단속 나와 의약품-의약외품-건강식품 등이 섞여서 진열되어 있는가를 살핀다. 한 칸에 섞여 있으면 지적 사항이고 심하면 행정처분까지 받게 된다. 의약외품이나 건식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런데 지금 복지부가 하는 꼬라지를 보라. 원칙적으로 의약품이던 것이 의약외품으로 약국 밖에서 팔릴 수 있게 하려면 제조업체에서 해당 제품을 의약외품으로 변경 신고 해야 하고, 제품에 표시되었던 '의약품'이란 표시 사항은 '의약외품'으로 다 바꿔야만 한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결정에 대부분의 제조업체에서는 해당 제품에 대한 의약외품 변경 신고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의약품'이란 이름을 달고 수퍼에서 팔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홍보도 제대로 안 되어 어느 것이 의약외품에 해당되는지 약사도 헛갈리고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 수퍼에선 오죽하랴? 뒤죽박죽, 팔아선 안되는 것까지 같이 팔리고 있어서 무지에 의한 범법자까지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복지부의 무대뽀 정책에 분노를 느낀 모 약사는 의약품을 파는 수퍼를 고발하기까지 했다.
이 뿐인가? 대형 마트에서 본격적으로 의약외품 코너를 만들고 판매에 박차를 가하면서 내세운 슬로건은 '가정 상비약'을 미리 미리 챙기자는 거라든가 뭐라든가? 복지부에서는 '약'이 아니라고 수퍼로 보냈는데 수퍼에선 '(상비)약'이라 선전하고 있는 꼴이라닛! 법치주의를 강조하던-이 말도 통치원리가 아닌 제 입맛대로 해석해 무조건 법에 따르라는 식으로 하던-이 넘의 정부가 법과 절차를 쥐똥으로 알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법이 되어 버렸다.
순리에 따르지 않고 어거지로 일을 하다간 반드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이 정부는 명심하렸다. 순천자존(順天者存), 역천자망(逆天者亡)임을!!!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