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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펌>
객관적으로 잘 정리한 좋은 기사다.
9월 4일 통합 정당 창당을 목표로 했던 진보대통합이 막판까지 산통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이 달 28일, 진보신당이 9월 4일로 당 대회를 잡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까지는 양당 사이의 정치 협상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당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수임기관 회의를 19일로 잡아놓은 상태다.
현재까지 민주노동당-진보신당 간의 협상은 ‘참여당의 합류’ 문제만 제외하고는 사실상 타결된 상태다. 민주노동당이 참여당을 포함한 3당 합당을, 진보신당이 참여당의 배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여전하다.
민주노동당, 1-2라운드 협상에서 ‘양보’ 거듭
참여당의 합류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진보 양당의 합당 협상은 지난한 과정이었다.
정당간의 합당 협상은 당의 정치적 목표를 뜻하는 ‘강령’과 당의 운영 방안을 규정하는 ‘당헌’을 마련하는 데 중심이 있다. 민노-진보의 합당 협상 역시 강령과 당헌을 마련하기 위한 2개의 라운드를 거쳐 왔다.
1라운드는 5월 말에 마무리됐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를 포함한 각계 민중단체 대표자들은 6개월여 간의 협의를 거쳐 지난 5월 31일 ‘최종합의문’에 서명했다. 최종합의문과 이에 따라붙은 ‘부속합의서1’은 새로이 만들어질 진보통합당의 ‘강령’에 해당하는 문서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6월 말에 열린 당 대회에서 최종합의문의 승인을 2달 연기하고 사실상의 추가 협상을 제안했다. 특히 이 당 대회에서는 이른바 당내 ‘독자파’의 세력이 상당함을 확인함으로써 양당의 통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협상의 상대방이었던 민주노동당이 ‘불충분한’ 승인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2라운드 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1라운드가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부속합의서2’로 이름 지어진 당헌 협상이 시작됐다.
애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2라운드 협상은 의외로 쉽게 가닥을 잡았다.
협상이 시작되기 전까지 가장 큰 쟁점은 이른바 ‘과도기간’의 문제였다. 즉 통합이라는 정신에 맞게 당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기간을 언제까지로 잡을 것이냐 였다. 민주노동당은 총선 이후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진보신당은 대선까지 공동 지도부로 당을 운영하자는 입장을 내놓았다.
실제의 협상에 들어가자 민주노동당은 이 쟁점에서 진보신당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고, 세부 쟁점이라고 할 과도기의 대의기관, 집행기관, 대선 후보 선출, 총선 비례 후보 선출 등에서 모두 진보신당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김형탁 진보신당 사무총장의 표현처럼 “거의 전적으로 진보신당의 안이 관철”된 셈이다.
다만 애초 진보신당 측에서 제기했던 지역구 총선 후보자의 선(先)보장 문제는 진보정당의 원리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데에 양당 협상단 모두 공감을 이뤄 ‘중앙당 및 시도당 산하에 동수의 후보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조정해 나가자는 것으로 합의를 이뤘다.
이로써 ‘양당간’의 쟁점은 모두 합의된 셈이다. 민주노동당 내에서 일부 인사들이 “당세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비판이 통합 자체를 무산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진보신당내 ‘독자파’들이 통합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참여당 합류, 의제화 여부가 사실상 쟁점
이제 남은 쟁점은 참여당의 합류 여부 한 가지.
애초 진보신당은 참여당의 진보통합 합류 문제에 대해 ‘조직적 성찰’을 전제로 내세웠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결정이 3월의 당 대회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때는 민주노동당은 물론, 국민참여당 내에서도 진보 통합 합류 여부가 다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치권 바깥의 인사들 역시 국민참여당이 진보정당의 ‘강령’에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할 때였다.
그러나 4월 이후 국민참여당이 이른바 ‘조직적 성찰’을 진행하면서 진보 통합 합류 의사를 밝히자 진보신당의 입장은 ‘검증’ 쪽으로 바뀌었다. 반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과거불문’ 의사를 밝히면서 합류 쪽에 힘을 실었다.
8월 들어 열린 양당의 협상에서 양당의 의견 차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었고 이에 따라 참여당의 합류 문제는 공식 의제에도 오르지 못했다. 참여당과 진보정당간의 통합협상이 시작되지 못한 것은 물론이었다.
민노-진보 협상단은 일종의 ‘우회’를 위해 ‘언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인가’를 검토했는데, 민주노동당은 “양당의 당 대회 이후 논의한다” 또는 “양당의 당대회까지 논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진보신당은 “이견이 있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의 창당 대회 때까지 논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모두 ‘논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실제는 확연히 다르다.
민주노동당은 일단 ‘논의’가 시작되면 어렵지 않게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속내다. 지도부 내의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당의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의견이 참여당의 합류에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정당 지지층은 ‘3당 합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또 토론회 등 일단 논의의 장이 열리면 ‘명분’에서도 우위에 설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진보신당은 시민회의 등 제3자 주최의 토론회에도 불참하는 등 논의 자체를 피해왔다.
반면 진보신당이 내세운 ‘창당 대회 때까지 논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사실상 논의 봉쇄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상식적으로 당명과 지도부 선출을 갓 마친 정당이 또 다시 다른 당과의 통합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당의 입장차가 줄어들지 않음에 따라 결국 문제의 해결은 당 대표 등 지도자들의 결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당은 당 대표 간 회동 등을 타진하면서 결렬이나 합의 가능성을 모두 테이블 위에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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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