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공기업은 비정규직 못쓰게 해야">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8월 21일 저녁/ 날씨 맑음
국민참여당이 21일 오후 인천 부평역 광장에서 '이동당사 - 마이크를 빌려드립니다'를 진행했다.
다섯 번째로 열린 이번 이동당사에는 유시민 대표를 비롯해 박무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당직자와 당원들, 인천 시민들이 참석했다. 또한 민주당 홍영표 국회의원과 문병호 인천시당위원장 등이 외빈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참여당 이동당사 - 마이크를 빌려드립니다'는 유시민 대표의 대표 취임 공약 중 하나로, 전국을 돌며 국민들을 직접 만나 하고 싶은 말씀들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부평구 지역위원장도 "정치란 당사에 앉아 모든 일을 처리하기가 불가능하다. 참여당은 이동당사를 통해 국민들 품 속으로 찾아가 말씀을 듣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여 국민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겠다"는 말로 이동당사의 시작을 알렸다.
첫 순서는 국민참여당의 젊고 즐거운 성격에 맞게 지난 19일 인천시당 모범당원으로 선정된 주권당원의 노래 공연이 펼쳐져 지나가는 인천 시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정치란 재미없고 딱딱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무너트릴 수 있는 신선한 시도였다.
이어서 유시민 대표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올렸다. 유 대표는 "이동당사를 통해 시민 여러분들이 들려주신 소중한 말씀들 잘 들어서, 비록 지금은 국회의원 한 명 없지만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반드시 당선시켜 국정에 충분히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해 누구에게나 마이크를 빌려드릴 수 있음을 주지시켰다.
또 참석해 준 민주당 인사들에게 "민주당 동지들의 참석 감사드린다. 야당들은 비록 현재 당이 다르지만 뜻과 힘을 모아 정치를 바꾸고자 노력 중에 있다. 힘 없고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함께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총 아홉 명의 시민이 마이크를 잡았는데, 각자 다양한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지원자들은 연령도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서 50대에 늦깎이 대항생 택시기사까지 다양하여 여러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선 첫 번째 시민은 자신이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속해 있다고 밝히며 "LH공사가 118조의 빚을 지고 있으면서 한 달 이자만 100억원을 지불하는데, 비정규직의 식대, 수당 등을 떼어 먹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정규직에 대해서는 1000억원의 상여금 잔치를 벌였다. 우리는 무조건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비합리적인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근로에 대한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나와 수인선 개통 문제에 따른 갈등 해결과 부평 미군기지 내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다음으로 나온 시민은 인천대가 이전하면서 그 곳에서 60년대 부터 판자촌을 짓고 살던 노인분들이 토지 점유료를 징수당하게 생겼다며, 인천대가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으로 근근이 사시는 이 분들의 이주비, 이사비 등 약관의 금액까지 모두 압류했다고 성토했다.
이어서 자신을 택시기사이면서 방송통신대 늦깎이 학생이라 밝힌 시민은 이명박 정부가 초심을 잃고 반값 등록금 공약을 실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맥락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이름만 바꿔 사대강 사업을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다른 한 분은 예전 한국노총과 민노총에서 운동했음을 밝히며 현재 정부에 불만이 아주 많으니 야권이 단결하여 잘 하였으면 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마지막으로는 고등학생 세 명이 나와 유쾌한 발언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고교생 야간 자율학습과 방과후학교 등이 자율적이지 않고 강제로 이루어진다, 실업계 고등학교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 기술을 일찍 익히려는 아이들이 다니는 곳인데 사회의 잘못된 편견이 싫다, 수업시간에 생리적 문제(?)로 인해 화장실을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이력서에 왜 사진을 붙이느냐, 외모 지상주의가 싫다, 나도 연예인이 되고 싶다(?) 등의 수다를 떨어 큰 환영을 받고 분위기가 자연스레 화기애애 해졌다.
유시민 대표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하나 하나 주의깊게 경청한 후 다시 무대에 올라 답변의 시간을 가졌다. 우선 첫 번째 주제였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LH가 공공기관임에도 비정규직 직원들의 식대, 초과근무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며 "공공기관은 비정규직을 써서는 안 된다. 제대로 사람을 채용해서 국민에게 봉사토록 하는 기관이다. 민간기업은 조금 오래 걸리겠지만 적어도 공기업은 비정규직을 못 쓰도록 당론을 채택해서 노동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수인선 개통 문제는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해 국가는 지상으로 개통할 것을 주장하고 주민들은 지하로 할 것을 주장하는데, 이는 잘 상의해서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얘기했고, 부평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는 "고엽제 매립 의혹은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천대의 횡포에 대해서는 "인천대는 시립대학이다. 토지 점유료를 내라는 것은 인천시가 시민에게 돈을 내라는 것이다"라며 "송영길 인천시장께서 결단해서 시 정부가 이 문제를 잘 풀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 대답했다.
이어서 반값 등록금에 대해 "등록금이 너무 비싸 국민들 부담이 크실 것"이라며 "그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대중적 진보정당에 기대가 크신 줄 안다. 저도 진보통합을 해서 서민들 위한 정치를 정말로 하고 싶다. 진보신당이 조금 마음이 상해 있는데 잘 대화해서 9월에 성사되도록 노력을 다 하겠다. 응원 감사드린다"고 발언했다. 다음 차례에 말씀하신 분에 대해서도 "진보통합에 대한 덕담 감사드리고, 몸이 불편하시다 하셨는데 건강 좋아지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발랄한 고등학생들의 유쾌한 목소리에 대해서는 "완전 대박이다"며 활짝 웃었다. 유 대표는 "이렇게 솔직하고 정확하게 자기 생각 표현하는 것 얼마나 좋으냐"며 "학생들을 위해 교육정책을 확 바꾸겠다. 강제란 나쁜 것이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실업계 편견은 좋지 못한 것"이라며 "아까 마이크를 잡은 아이들을 보라. 얼마나 똑똑히 자기 주장을 말하는가"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소리 높인 수업시간 중 화장실 갈 수 있지 않느냐에 대해서 "학생들이 일부러 수업시간에 화장실 가서는 안 된다"고 응수한 후 "선생님과 학생들이 서로 믿으면 문제될 일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이력서에 사진 붙이는 것은 "얼굴보다 마음 아니겠냐"며 "빼는 쪽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정리 발언으로 "인천시민 여러분, 부평구민 여러분. 비록 현재는 국민참여당이 작고 힘 없는 정당이지만 꿈은 넓고 마음은 야무지다"며 "덩치가 작아도 덩치만 크고 허약한 정당보다 더욱 잘 할 자신이 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응원을 호소했다.
그리고 "오늘 자료 영상은 잘 편집해서 온라인에 올리겠다"며 "지역 현안들을 국민들께 널리 알리고, 이 내용들을 잘 검토해서 반영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인천시민들과의 유쾌했던 '이동당사 - 마이크를 빌려드립니다'는 인천시당 모범당원의 앵콜공연으로 정리되었으며 다음 이동당사는 2주 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으로 잘못 알려진 '포항'에서 열리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사카 출생으로 알려져 있다. (끝) (저작권자 ⓒ박봉팔닷컴.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비정규직 노동조합 소속원이라는 시민이 말한
"LH공사가 118조의 빚을 지고 있으면서 한 달 이자만 100억원을 지불하는데, 비정규직의 식대, 수당 등을 떼어 먹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정규직에 대해서는 1000억원의 상여금 잔치를 벌였다." 과 유대표의 답변,
"공공기관은 비정규직을 써서는 안 된다. 제대로 사람을 채용해서 국민에게 봉사토록 하는 기관이다. 민간기업은 조금 오래 걸리겠지만 적어도 공기업은 비정규직을 못 쓰도록 당론을 채택해서 노동정책을 펴겠다"에 대한 내 의견 하나.
-LH 공사의 상여금은 기존 연봉에다 추가로 받는 엑스트라가 아니고, 원래 연봉 100을 70(월급)대 30(상여금)으로 나누고,정부경영평가에 따라 그 30을 차등지급하는 시스템. 경쟁해서 실적에 따라 월급 차이가 나도록 한 성과급제다.
따라서, 앞에서 말한 여러 비정규직 문제와 정규직의 상여금은 별개 문제임. '상여금 잔치'라고 표현하는 언론들도 문제라고 생각한다.(특히 오마이 같은 데서 이런 기사 잘 쓰대.)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 안 쓰려면, 정규직 정원을 늘이면 되는데, 알다시피, 공사는 신입직원 거의 안(못) 뽑는다. 40대 직원이 아직도 젤 신참인 부서도 많고. 재정부의 인원 동결때문이다. 그래서 일손은 부족하고 해서 생긴 게 공공기관 비정규직인데... 참여당이 이 문제도 고민해서 정책을 내놓는다니 반갑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