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 최고위원이 낭독한 결의문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교사/공무원 정치탄압 중단, 조중동 규탄과 언론 자유의 보장,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 반값등록금 공약 준수'등의 성격을 갖는다.
이어서 발언한 유시민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잘하고 있다 여기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라 진단하며 "우리가 이런 집회를 갖는다고 그들이 잘못을 시정하느냐? 절대로 고치지 않는다"고 단언한 뒤 "오늘의 대회는 우리 스스로 희망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의 대회는 정권교체를 통해 우리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야당들과 시민들이 마음과 몸을 모아 하나의 힘으로 합치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야당의 지도자들은 합칠 수 있으면 합치고, 아직 준비가 덜 되었으면 손 잡겠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유 대표는 "이것이 가능하다면 2012년 12월 19일 개표방송 때 한바탕 웃을 수 있을 것이며 이후 서로 손 잡고 타협/양보해 나가며 국가를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님 정신차리세요]
국민참여당 사전집회의 마지막 구호는 "이명박 대통령님 정신차리세요"와 함께 마무리되었고, 이후 이들은 민주노총 등과 합류해 시청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청광장으로의 행진은 때마침 현장에 쏟아진 빗줄기가 반갑지 않듯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바로 경찰 병력이 희망을 노래하려는 참가자들이 시청광장으로 행진하는 길목을 차벽으로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일만여명 이상의 참가자들의 발길이 향한 시청광장에 이백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통일관을 알린다'며 반공영화를 틀어놓고 집회를 갖고 있었다.
오후 7시 50분 경 시청을 향한 대회 참가자들의 행진은 쏟아지는 빗 속에서 가로막힌 차벽 앞에 "해고는 살인이다", "조남호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와 민중가요 등의 노래를 함께 외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빗 속에서도 농성은 계속된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고생스러운 농성이었으나 참가자들의 열의를 막을 수는 없었다]
대치상황이 오후 9시를 넘어섰지만 경찰은 차벽을 풀지 않았다. 보수단체는 9시까지 집회를 신고하였음에도 불구, 아무도 보지 않는 반공영화를 연장 상영하였고 공권력인 경찰이 희망시국대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부당하게 가로막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참가자들은 경찰차벽을 우회하여 골목길과 지하도 등을 이용, 시청광장을 향해 속속 모여들었다.
결국 시청광장은 오후 9시 50분경 희망시국대회 참가자들에 의해 탈환(?)되었고, 경찰들은 보수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했는지 광장 한 켠에 인간벽을 가로막는 정도에 그쳤다. 진보진영의 집회가 우여곡절 끝에 시청광장에서 드디어 열리게 된 것이다.
광장은 이내 "이명박을 심판하자", "해고는 살인이다" 등의 구호로 가득차게 되었다. 이 때 발생한 촌극은 수적 열세에 광장을 빼앗긴 보수단체가 진보들의 희망가에 자극을 받았는지 자기들이 보장받은 집회시간이 이미 지났음에도 불구, 확성기로 "여러분들은 불법 집회를 하시는 겁니다"라며 훼방을 놓자 주최측이 음악을 크게 틀어 그들의 헛소리를 허공에 뭍어버린 일이다.
곧이어 대회가 시작되었다.
수경스님의 장엄한 북 연주로 시작을 알린 대회는 백기완 선생과 함세웅 신부의 격려사로 이어졌다.
백 선생이 격려사를 하는 와중에 보수단체에서 "대학생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 좌파정부가 대한민국을 망쳐놨습니다"라며 훼방을 놓자 백 선생께서 "이명박이가 내 말을 왜 이렇게 방해하는거야!"라고 불호령을 놓아 시청광장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기도 하였다.
백 선생은 또 "조남호 뒤를 봐주는 이명박은 사람도 아니다"라며 노구에도 열변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유시민, 이정희, 조승수, 손한규 등 야당 대표 당신들도 4차 희망버스에 탑승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요(?)해 박수를 받았다. 함세웅 신부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여타 희생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의 말씀을 들려주었다.
[함세웅 신부의 말씀을 들으며 기도하는 유시민 대표]
[행사장을 찾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격려사가 끝난 후 노찾사의 노래 공연과 4차 희망버스의 기름값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 행사가 있었고, 야당 대표들의 발언 시간이 이어졌다.
[발언을 위해 단상에 오르는 유시민 대표]
[단상에 오른 야 4당 대표들과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야당 대표들은 한 명당 한 가지 사안들을 맡아 연설했는데,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특권과 반칙이 서민의 삶을 도탄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 3년 반 동안의 역사 역주행을 우리 힘으로 바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27 재보선과 희망버스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이미 승리의 길로 나가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승리를 통해 민주진보 정부를 세워 정치권이 승리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민주당과 손학규가 최선을 다하겠다.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발언했다.
[발언하는 이정희 대표]
다음 차례의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교사/공무원 탄압을 주제로 연설했는데 "무상급식을 통해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는 충심의 마음을 민노당 후원으로 표시한 교사/공무원을 법정에 세워 될 일이냐"며 "한나라당에 후원한 교사/공무원은 탄압하지 않는다. 진보정당에 후원한 돈은 더러운 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 대표들이 모여 교사/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은 지켜줘야 한다고 합의했으며 야당들이 단결해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고 발언했다.
진보신당의
조승수 대표 차례가 되자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조 대표는 정리해고와 관련한 연설을 했는데, 일만여명의 대회 참가자들이 조 대표가 "정리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반드시 만들겠다. 그러나 만들어도 한나라당이 과반 이상이면 통과가 어려우니 입법이 문제다. 이를 야당간 통합과 연대로 극복하여 강력한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발언하자 그를 향해 "합쳐라! 합쳐라!"를 외친 것이다. 이는 국민참여당이 포함된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진보신당의 입장을 진보적 시민들이 준엄하게 꾸짖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 차례는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유 대표는 언론자유에 대해 연설하였다. 그는 "사람사는 세상을 여는 국민참여당 유시민입니다"로 말문을 연 후 "진실을 퍼트리는 자와 거짓을 퍼트리는 자 모두에게 언론 자유를 보장한다면 결국 진실이 승리할 것"이라며 "진보가 집권한다 해서 보수 언론을 탄압하지 않는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도 진실이 승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의 언론탄압은 거짓을 퍼트리는 자들을 득세시켜 거짓을 진실로 믿게 하기 위한 것이다. BBK를 자기가 만들었다고 해도 가만 있고, 사대강이 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거짓말해도 비판하지 않고, 부자감세가 우리 경제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 과장하여도 가만히 있는다면 그것은 거짓을 퍼트리는 일"이라 지적하고, "만인에게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민주진보 정부의 수립을 위해 국민참여당은 물거품이나 먼지가 되어 사라지더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 "23일 언론노조 동지들이 파업에 돌입하니 큰 성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과 사회당 안효상 대표는 각각 사대강 사업의 부당함과 반값등록금 문제를 연설했다. 모든 연설이 끝나고 야당 대표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한 목소리로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를 열창했다.
[참여당과 진보신당, 민노당이 함께 어깨동무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중적 진보신당과 민주당의 연대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리로 돌아온 유시민 대표]
희망시국대회가 종료되면 문화제 형식의 '희망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제가 끝난 후에는 '길거리 농성체제'로 전환, 21일 오전까지 밤샘 노숙농성을 통해 1박 2일의 일정이 마무리된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