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분석기사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진보신당에서 파토를 놓아 버렸는데, 사실 내심 기대했지만서도 진보라는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에는 정말 얼굴이 화끈거린다. 참여당과 민노당의 입장에선 조금은 홀가분한 상태에서 그것도 명분까지 얻으면서 진지한 통합을 얘기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는 4일 진보신당 임시 당대의원대회 결과에 대해 “‘도로민노당’ 시도의 좌절이고, 국민참여당 포함한 통합의 출발이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 전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대중적 진보정당에 참여당 합류가 불가피하다는 바닥의 대세가, 어떻게든 참여당을 배제시키려 했던 지도부의 온갖 꼼수를 좌절시킨 것”이라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와 관련 진보신당은 이날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임시당대회를 열고 5.31합의문과 부속합의서2 등에 대해 표결을 벌였으나 대의원 재석 410명 중 222명(54.1%)이 찬성해 결국 합의문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당의 조직 진로와 관한 결정은 대의원의 2/3를 넘겨야 가능하나 이날 참석 대의원의 2/3인 274명을 넘지 못해 최종 부결됐다.
이에 앞서 진보신당은 국민참여당 문제와 관련 합류를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문구가 포함된 수정동의안을 놓고 표결을 벌였으나 재석 408명 중 231명(56.6%)이 찬성해 수정동의안 역시 통과시키지 못했다. 진보신당 지도부는 당의 진로와 관련 중요한 사안에 대한 당원들의 통합적 의견을 만들지 못함으로써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됐다.
조승수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진보신당의 당 대회 결과를 포함해 내년 총선 전까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건설되지 못하면 2012년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진보의 혁신과 진보신당의 창당을 주도했던 입장에서 다시 모든 것을 걸고 새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한 내가 새 진보정당 건설에 실패한다면 근본적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불출마’ 배수진을 쳤으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최종 합의문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아울러 심상정 상임고문은 지난달 31일 평화방송에서 노회찬 고문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통합정당 창당에 진력을 하고 통합정당의 후보로 당원들의 뜻이 모아진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실 의향이 있다”면서 9.4 당 대회에 기대감을 표했으나 공교롭게도 이날 헌법재판소는 노회찬 고문의 ‘X파일’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의 위헌 여부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려 노 고문의 피선거권이 제한될 위기에 처했다.
진보신당은 1년여 넘게 ‘도로민노당’을 넘어선 민주노동당 및 외곽세력과의 통합 논의를 진행해왔으나 5.31 합의문 조차 통과시키지 못하고, ‘참여당 문제’로 질질 끌면서 새로운 진보정당 출범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서 전 대표는 “민노당이 결과적으로 놀아난 꼴이 됐던 통합안은, 진보신당에겐 이래도 저래도 결과가 좋지 않은 뜨거운 감자였다”며 “가결되면 독자파의 반발이, 부결되면 지도부 불신임이 되는 꼴이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진보신당 지도부 생각을 120% 반영한 통합안이 가결되면 민노당-진보신당 통합만 되고 참여당은 배제되는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이라면서 그는 “부결은 곧 진보신당 배제, 참여당-민노당 선통합으로 물꼬를 튼 셈이다”고 전망했다.
서 전 대표는 “진보신당 지도부는 민노-진보 양당 통합(도로 민노당)을 위해 조승수 차기총선 불출마로 배수진 치고, 그래도 안되자 참여당 배제를 명문화시킨 수정안을 상정했으나 역시 부결됐다”며 “꼼수는 안 되는 것이다”고 진보신당 지도부가 ‘참여당 배제 수정안’까지 제시했으나 역시 부결된 상황을 지적했다.
부결 이유로 서 전 대표는 “첫째, 진보신당 독자파(30% 정도)는 부결시킨 후 사회당과 통합해 가칭 녹색사회당을 만들어 더욱 좌클릭한 정당으로 나가자고 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나머지 70%가 찬성하면 가결되는 형세였다”고 분석했다.
또 “도로민노당파 70% 가운데 20% 정도가 떨어져 나온 셈이었는데, 이는 참여당을 참여시켜야 대중적 진보정당이 가능하다는 최근의 여론조사에 큰 영향을 받은 듯하다”면서 서 전 대표는 “조승수의 불출마 배수진에다가 참여당 배제를 명문화한 수정안까지 내놓았으나 부결됨으로써 지도부는 와해직전으로 몰렸고, 민노당은 진보통합의 새판을 짜야할 지경으로 몰렸다”고 진보진영의 최악 상황을 짚었다.
서 전 대표는 “결국 시민과 노동자의 결합이란 최근의 대세가 통합안 부결로 결과한 것이다. 진보신당은 지도부 사퇴가 불가피하다”면서 “독자파는 상황을 봐가며(민노당과 참여당의 통합여부) 사회당과의 결합으로 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섞여 있는 민주노총도 통합안 부결로 큰 내홍을 겪을 공산이 높다”면서 서 전 대표는 “민노당은 진보신당 껴안기에 실패함에 따라 참여당과의 통합논의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