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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람들이 안철수 이야기를 억수로 하는데
그를 너무 정치적으로, 그리고 과도하게 왜곡 해석하는 것 같아서 한마디 하고 싶어졌다.
내가 보는 안철수는 TV도 잘 안보고 남들처럼 이런저런 잡기도 하지 않고 그저 성실하게 자기 할 일에 전력해온 사람으로 보인다. 이효리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는 자기가 하는 일에 대단히 깊게 천착해서 의사면 의사, 백신개발 전문가면 전문가, 백신회사 CEO면 CEO, 교수면 교수로서 최선을 다해온 사람같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MB 정권이 지식정보산업을 도외시하고 구시대적인 삽질에만 전념하는 것이 자연히 부정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고,
삼성같은 재벌기업들이 유망한 IT기업들, 중소기업들을 무차별하게 잡아먹거나 착취해서 산업구조가 점차 기형적으로 뒤틀리고,
한국경제의 중심축이 되어줄 중견기업들이나 중소기업들이 성장할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져서 만성적인 저고용사태가 조성되는 등의 망국적인 폐해를 보고 나름대로 분노한 사람 같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도 현재 실업자로 있거나 비정규직 혹은 알바로 어렵게 지내는 젊은 세대에 대해서 잘 나가는 기성세대로서 나름대로의 책임감과 부채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경제의 왜곡현상과 더불어 사회적 불의 등이 일상화되는 것에도 분노하고.
이상이 그 동안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보여지는 그의 초상이다.
나는 이런 인물형으로서의 안철수라면, 그리고 그가 청춘콘서트를 통해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자기가 이 사회의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고민하는 그를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 본인이 지닌 영향력을 이용해서 뭔가 뜻있는 일을 해보라고 부추기지 않았을까 싶다.
때마침 오세훈이 물러난 것이 안철수에게 이것이 자신의 부채감을 갚을 기회가 아닌가 생각할 여지를 줬을 것 같고.
나는 안철수의 순수한 의도를 믿는 사람이다. 그는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뭔가 뜻있는 일을 해보고자 하는 사람같다.
다만 이번 경우에 문제가 된 건 그가 미처 충분한 준비를 갖추기도 전에 윤여준이나 그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서울시장 출마설이 터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출마설이 이 사회 전반에 미친 파문이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에, 그리고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본인에게 여론의 관심이 과도하게 집중된 것이 그에게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 자신도 국민의 관심이 자신에게 그렇게 많이 쏠릴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누구처럼 그를 배짱이나 강단도 없는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 나는 그가 충분한 준비가 되었을 때, 그리고 적절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누구보다 더 강하고 소신있게, 그리고 꾸준하게 행동할 사람으로 여긴다.
그가 박원순을 만났을 때 확인해보고자 했던 것은 박원순이 서울시장직을 통해서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어느 정도 컸는가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안철수는 박원순을 만났을 때 그가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가 되어 있고 열망도 더 컸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안철수 같은 사람이라면 그 정도만 확인하고도 충분히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원순 정도의 인물이 그 정도의 열망을 갖고 있고 그 정도로 준비가 되었다면 자기가 물러서는 게 맞다고.
그런 그에게 50퍼센트의 지지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 5퍼센트의 지지도를 가진 사람에게 양보하는 게 말이 되느냐, 뭔가 다른 속셈이 있지 않으냐, 혹시 약점이 있지 않으냐, 대가 너무 약하지 않으냐는 식의 어림짐작이나 해석은 별로 타당해보이지 않는다.
이상이 안철수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다.
그러므로 나는 그를 그저 좋은 뜻을 가진 실천력 있는, 그리고 여러 가지 좋은 자질을 갖고 있는 인재로 볼 뿐이다.
그렇게 소박한 사람인데 그를 과도한 정치적 당파성을 띤 렌즈로 들여다 보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다. 본인들이 만들어낸 온갖 스토리들을 그에게 덮어씌우면서 그를 이렇게 저렇게 왜곡하는 것도 좀 어이없어 보이고.
물론 의견은 각자 자유고, 판단도 각자의 자유지만, 안철수라는 인간을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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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