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대통령의 말씀중에서 이제는 '깨어있는'에 주목하자는 얘기했었잖아.
개인적으로는 노무현대통령의 유훈이
지금처럼 민주주의가 벼랑 끝까지 몰려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위해
준비된 말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솔직히 얘기해서 그동안 우리는 위의 대통령 말씀이
지당하다고 여기면서도 그다지 '깨어있는'에는 주목하진 않은 것 같아.
(혹시 나혼자만의 생각은 아닐까? ㅠ.ㅠ)
그렇다면 '깨어있는'이 대체 무엇이관대 이 녀석이 이리도 뜸을 들일까?
여의도P는 감히 선과 악의 최후의 전쟁이 벌어진다는 아마겟돈이
'깨어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라는 거대한 숙제를 앞둔
대한민국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비약까지도 해보았어.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혔을때 자신을 못박은 유대인들을 위해 기도했지.
"아버지 하나님, 저들을 용서하십시오.
참으로 저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예수께선, "지치고 힘든 사람들은 모두 내게로 오라."고 하시며
그들에게 진정한 휴식을 주려 하셨던 분이었잖아.
그런데 유대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았어.
나는 이 대목에서 항상 노무현대통령이 오버랩돼.
사람들에게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왜 그들은 예수를 죽여야만 했고
왜 노무현대통령은 부엉이 바위 위로 올라가야 하셨을까?
......
사람들은 정말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했던 거 아닐까?
그러니 자신들을 위했던 사람을 죽게하고
그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나고 나서야 그리워하고 사랑하니까.
나는 이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깨어있지 못한 것이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아는 것을 '깨어있는 것'으로 이해했어.
실제 노무현대통령께서 이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유훈을 남기셨을까는 미지수지만
'깨어있는'이라는 표현을 쓰신 걸 보면 '깨어있지 않았을 때'에 일어나는
비극들을 염려하시지 않았을까 싶어.
결국엔 당신께서 그 비극의 당사자가 되시긴 했지만 말야.
오늘날 예수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종교가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졌지만
그 종교가 세상 사람들을 얼마나 깨어나게 했는지는 의문이 들어.
게다가 영리한 사람들은 그 종교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시켰잖아.
그 종교가 돈을 벌고 있고, 이명박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걸 보면
이 비극의 주원인인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전하다는 반증인 거지.
그런 연유로 노무현대통령께서도 '깨어있는' 시민이야말로
최후까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을 하셨을 거라 봐.
그럼 '깨어있는' 도대체 어떤 상태일까?
예수의 십자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나
노무현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던 우리가 모두 잠자고 있었던 건 아니잖아.
아마 이 부분의 애매함 때문에 '깨어있는'에 대한 중요함이
그동안 간과되어오지 않았나 싶어.
내가 이번에 그 애매함을 정리해볼게.
앞으로 '깨어있다'라고 얘기할 때 이것을 기준으로
'깨어있는지 아닌지' 판단하자고.
그래서 이 기준으로 깨어있지 않으면 사람들을 깨워서
그 각성을 묶어내는 것이 노무현대통령께서 말씀하신대로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되는 것이라는 거야.
자 그럼, 앞으로 우리 '깨어있는'은 이 기준에 따르는 거야.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느냐?"
이것이 기준이야.
이게 안되면 '깨어있는'게 아닌거야.
여기서 '생각'은 '마음'으로도 '몸'으로도 '행동'으로도 모두 바꿔 쓸 수 있어.
그러면 이렇게 되는 거지.
'아, 나는 지금 여의도P가 어떤 놈일까하고 궁금해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거야. 또,
'아, 나는 지금 오늘 점심 무엇을 먹을까하고 생각하는구나.'라는 식으로 말야.
또 생각을 마음으로 바꾸면, '내 마음은 지금 아무개를 좋아하고 있구나.'하고
알아차리고, 생각을 몸으로 바꾸어 몸을 알아차리면
'아, 내 엉덩이 오른쪽이 의자와 이렇게 저렇게 닿아있구나.'라고 말야.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게 '깨어있느냐? 아니냐?'를 결정지으니
이 '알아차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는 거지.
아마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하신 것도 이런 맥락일 거고
그래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하셨던 공자도
'수신(修身)'을 제일 앞에 두었던 거 같아.
사실 이렇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을 명상이라고 하잖아.
보통 '명상'하면 생각을 집중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어
심지어는 명상의 한자어를 밝을 명이라 알기도 하고...
그런데 명상(冥想/瞑想)의 '명'자는 '어두울 명' 혹은 '눈감을 명'자야.
이것은 무슨 생각(想)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 생각이 꺼진다는 것을 말하는 거야.
아주 간단하니까,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면 당장 눈을 감고 실험해봐.
아무 생각이나 했다가, '아 내가 지금 그 생각을 하고 있구나'하고 말야.
그러면 그 생각이 '펑'하고 꺼지는 것을 알게 되니까.
이렇게 해서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구나 알아차려서
깨어나는 사람이 많아지면
다시는 터무니없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거라 생각돼.
그러면 사람들이 점점 깨어나고 정당이나 시민단체가 그 사람들을 조직하면
노무현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완성되는 것이지.
사람들이 깨어나면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변화가 있을 거야.
먼저 이명박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일은 전혀 없을 거고
한나라당도 조만간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
조중동 같은 짜깁기 소설을 쓰는 찌라시도 사라질 거고...
참, 지난번 김해 보궐 선거처럼 실제 투표에서 참여당을 비토하는
쫌팽이 유권자들도 없어지겠지.
진보통합 논의도 하지 못하는 찌질이들도 안보이겠지.
아, 상상만해도 가슴이 벅차다.
이렇게 사람들이 깨어나게 되면
비로소 노무현대통령이 수 많은 사람으로 살아나시는 거 아닐까?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