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 유럽 축구 시장에 조만간 들이닥칠 경제위기를 예언했다. 그는 스트라스부르그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이고 영국 허트포트셔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다. (중략) 벵거는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축구가 마치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또한 얼마 남지 않았다. 최소한 3주에서 3달 안에 유럽에는 거대한 경제 위기가 찾아오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이는 축구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릴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벵거는 잘 알다시피 "교수님"으로 통하는 지성파 감독이며 그간 아스널 팀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협조하기 위해 외부에서 값비싼 이름있는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 값싼 유망주를 육성해서 자급자족하려 애써왔다.
그는 사실, 이미 기정사실화된 유럽의 경제위기보다는 현재 방만하게 운영되는 유럽 축구구단들의 재정에 대해 경고를 날리기 위해서 이런 발언을 했을 것이다. 첼시나 맨시티, 레알마드리드 같은 부자구단들이 함부로 돈 낭비하는 것도 이젠 끝물이고 그간의 내 운영방침이 옳았다고 주장하려고.
한데 나는 관객이 크게 줄어들어 고전을 면치못할 가능성이 있는 유럽의 축구구단들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이 나라에 곧 닥쳐올 가능성이 있는 제3의 외환위기, 그리고 그에 뒤이어 찾아올 국가디폴트 위기가 걱정된다. 박지성이나 박주영이 첼시의 먹튀후보인 토레스만큼 대단한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냐.
그리고 그간 많은 경제논객들이 한국의 제3의 외환위기를 경고해왔는데 벵거가 빠르면 삼주안에 유럽의 거대한 경제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꼭 찍어서 이야기하니 더 섬뜩하다. 그런 위기가 오면 한국의 채권시장, 주식시장에 들어온 유럽은행 자금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즉각 외환부족 현상이 초래될 터인데. 그럴 때는 어디 유럽은행 자금만 빠져나가겠는가. . .
나는 많은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2007-8년의 금융위기 이후 MB 정부가 금리를 크게 올려 가계 대출규모를 줄이도록 유도하고 정부의 재정지출과 공기업 지출을 줄였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부자증세를 통해 재정건실화를 꾀했어야 했고. 대단히 고통스러워도 그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줄여야 했다고. 한데 MB정부는 정반대로 갔다. 그것도 아주 큰 규모로.
그리고 나는 2008년의 금융위기가 결코 해결된 게 아니라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는 견해에도 찬동한다. 그 동안의 반짝 경기는 미국의 금융권이나 이머징마켓들에서만 놀고 있는 엄청난 달러유동성이 만들어낸 착시현상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아고라의 세일러나 SDE 같은 이들이 발했던 어두운 단기적 미래의 경고가 결코 틀린 게 아니었다고 믿는다. 전세계적인 디프레션이 도래하는 속도만 늦춰졌을 뿐 본질은 결코 변한 게 아니라고. 우리는 여전히 2007년에 뚜껑이 열린 전세계적인 불황 터널의 초입을 겨우 지난 것뿐이라고.
그리고 그런 위기가 예상보다 빨리 닥쳐올 경우 우리의 정치적 지형 역시 얼마나 요동할지 지금의 입장에서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한나라와 MB 정권이 한꺼번에 몰락할 것은 분명한데 그 뒤에 닥쳐올 사태들이 지금의 여러 변수들을 고려할 때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개 축구감독의 말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그의 경고를 마음에 담아줬으면 좋겠다. 적지 않은 이들이 두려워했던 "소비의 핵겨울"이 조만간 우리 곁에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태목/ 그 당시 미네르바는 잠자는 사람들을 깨우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모두들 잠깨어 지켜보며 불안에 떨고 있을 뿐이지. 지난 2년간 그래왔어.
문제는 어떤 상황이 도래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대체로 짐작이 가긴 하는데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점이지. 금리는 눌러놓을대로 눌러놔서 정작 격심한 인플레와 불황(스태그플래이션)이 닥쳐와도 금리를 내릴 수가 없고, 또 국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등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 규모가 너무 많아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가용 외화자산으로는 쉽게 감당이 않되고. 외환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에는 통화스왑만으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중요한 건 어떤 고수가 방향을 알려줬으면 하는 의존심을 갖지 말고 스스로가 잘 알아보고 대처하는 데 있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의회민주주의 제도 아래에서 가장 효과적인 참여수단이 되는 투표 잘하는 거고.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