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진보 혹은 진보류들은 그 단순함과 천진무구함으로 나를 갑갑하게 만들기도 하고 실소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래 시 기자의 <안철수와 박경철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도 나를 좀 어이없게 만든다. 안철수가 이명박처럼 기업의 CEO 출신이기 때문에 신뢰하기 힘들다는 견해는 꼭 혈액형으로 사람들의 특성을 재려는 이들의 견해만큼이나 지독하게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단순논리로 비친다.
그것은 같은 CEO라도 현대건설이라는 부패하고 어지러운 대기업의 바지 사장과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물만큼 건실하고 청신한 IT 중소기업인 안랩의 CEO가 달라도 너무나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무시하는 단순논리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진보진영에 속한다고 하는 이런 이들의 단순논리는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지만 특히 이번의 안철수 파동에서 유난히 더 두드러져 보인다. 대체로 젊어서 그렇겠다고 이해하기는 하지만 좀 심해보인다.
나는 윤여준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데, 나는 그가 안철수와 약간의 관련이 있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안철수를 보는 것도 괴상해뵌다. 안철수는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구정물이 좀 묻은 것처럼 보이는 윤여준이라는 사람과 어울리니 안철수를 못믿겠다, 고 하는 논리가.
사실 나는 서울시장선거나 대권을 생각하는 이라면 온갖 성향의 사람들을 다 브레인으로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미국의 리버럴리스트들이 그렇게 베트남전을 반대했어도 정작 베트남전을 종식시킨 사람은 걸레중에서도 상걸레인 닉슨이었다. 19세기 말 독일에서 더없이 모범적인 사회보장제도를 실현시킨 사람은 사회민주계열의 투사가 아니라 보수정객인 비스마르크였다.
세상에는 이렇게 청결한 물이나 똥걸레나 간에 모두 쓰임새가 있다.
그리고 문재인이나 유시민이 안철수를 좋게 이야기했다고 해서 안철수가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보증한 것도 아닌데 그런 이유로 해서 안철수를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는 것도 괴이하다.
유시민이나 문재인은 반 한나라 전선에 동참하려는 이들이라면 일단 누구나 다 환영한다는 의미지 그것이 안철수를 진심으로 자신의 동지로 환영한다는 뜻은 아님이 분명하다.
나는 안철수를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가 진짜로 총선 대선 국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심했을 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사람을 볼 때 이미지만 갖고 섣불리 판단하거나 규정하기 전에 오래 두고 지켜봐야 한다. 이미지가 사람을 얼마나 잘 속이는가.
안철수나 박경철의 경우에도 그러하다. 그들은 이미지만 드러났을 뿐 아직 본 모습은 드러나지 않은 사람들이다.
본모습은 이미 드러나 있지만 우리가 관심이 없어서 모르고 있을 뿐.
이미 나이 40이 넘으면 그사람의 본모습은 거의 드러나 있다고 보면 됨.
그 이후에 노추라 하여 변절하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지만.
누구를 비판하거나 칭찬하려면 구체적 사실을 가지고 해야지 막연한 이미지로 말하면 마치 홍반장이 곽노현을 부패했다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
지켜보자 는 말... 나는 반대다. (글에 대한 비추는 아니다)
인간은 정책은 환경은 항상 변한다. 그것은 자연의 순리다. 내가 나 자신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남을 지켜보자?
지켜본 그가 나(우리?)에게 유리하면,, 그 봐라 내 말 맞잖아..하믄서 주변사람들에게 큰소리치면서 ...
자기들 잣대로 나쁜 사람이면 또 반대편에서 이봐라 내 말이 맞았잔으.. 지성인 예측력 어려운 단어로 소리 치며 인간의 존엄은 어디 멀리 보내고 머리속의 이념으로 상대편 인간을 멸시하고 욕하고... 나는 싫다.
역사는 사람은 현재에 과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현 시점에서 정보 fact 가 부족하면 같이 보완하고..
fact 와 정보 부족이 문제이면 .. 그걸 채워서 현재 판단하면 될일...
나는 물론 안철수에 대한 정보 fact 에 아예 관심 없지만... 관심 있으면 정보는 아주 많다.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대화처럼,
부처님의 마음으로 보면 모두 부처님같이 보이고, 돼지의 마음으로 보면 모두 돼지같이 보인다.
자신의 마음이 편협하면 대부분 나의 적으로 보이고, 자신의 마음이 넓으면 대부분 나의 친구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사람의 일생을 너무 쉽게 판단하지 말고 지켜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