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전당대회도 거부하고 토론도 안 할란다 이런 내용. (보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으로 사료되어 링크는 안 함. 귀찮아서 그러는 것 절대 아니라고는 말 못함)
노무현 대통령님이 계신 봉하에서 독자파 20명 정도가 모여 잘 만나서 노무현 정신 얘기하고 100년 정당 운운하며 막걸리 한 잔 하고 왔다는 그런 내용.
요거 보고 밀려든 감동의 쓰나미.
100년 정당을 꿈꾼다는 당 사수파들의 말.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이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에서 절차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준엄하게 꾸짖는 독자파들의 말. 노무현 정신 계승은 커녕 참여정부의 과오를 저들에게 사과한 것은 당원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것이라 울부짖는 통합 반대파들의 말.
쟤들 저러는 거 첨에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역지사지로 접근했다.
그러다 100년 정당 가겠다는 각오에서 저들을 이해할 힌트를 얻었다.
저거 엄청 숭고한 행위 아니냐?
10월 1일 이후 진보통합이 가결되느냐 부결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개혁, 진보의 미래, 중산층 이하에 해당하는 서민들과 빈민들의 삶의 모습,
이런 것들에 진보통합이 어떤 중차대한 영향을 끼치든지 말든지는 모르겠고
오직 노무현 정신으로 똘똘 뭉쳐 "옳은 길을 가면 언젠가는 옳음이 승리한다, 노무현이 이를 보여줬잖아!" 이러며 앞으로의 100년에 어떠한 빡셈이 앞을 가로막더라도 좆빠지게 해보겠다는 저 자세.
너무나 갸륵하고 숭고한 행위 아니냐?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우리같은 배알없는 통합파들이 모두 "100년? 안돼~!"라고 개콘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원효처럼 절레절레 하는 것에 비해서 그들은 도저히 스스로의 양심상 합당은 못하겠다며 독자의 길을 가겠다는 것 아니냐.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지난 글 들에서 독자파 깠던거 솔직히 미안터라.
나는 니미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도 좆같아 죽겠어서 100년 뒤 걱정은 도저히 못했거든.
걍 빨리 진보통합 이루어지고 민주당을 대신할 진보정당이 쑥쑥커서 내년이나 6년 뒤에는 집권도 하고, 좋은 정치해서 좋은 정책으로 나 같은 비정규직들도 좀 먹고 살고 몇 년 후에는 결혼도 좀 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주는 그런 근시안적 사고 밖에 못했거든.
100년 뒤의 대한민국 정치판은 그냥 대충 이번 세대의 우리가 잘 해서 민주주의가 당연해지고 진보주의가 당연해지는 그런 토대 물려주면 되는 것 아닌가 정도로만 생각했거든.
우리가 희망하는 진보적 가치들이 다음 세대에선 보수가 되고 새로운 진보로 우리보다 더 좌빨인 애들이 녹생당, 동물공생당, 이런 거 하는 거 정도의 기반을 물려주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거든.
하긴, 내가 좀 근시안적이긴 해.
선생 때려칠때도 걍 아무런 대책 없이 박봉팔씨 전화 한 통에 서울 온거고, 노무현을 죽인 세상에서 애새끼들한테 착하게 살아라고 가르치는게 위선 같아서 그만둔거니까.
100년 뒤를 생각하는 독자파들의 혜안을 나 같은 놈이 이해할수가 없지.
아, 난 봉하결의문 등에 나타난 저들처럼 100년 뒤에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국민참여당만이 이 세상의 유일한 진보이고 유일한 옳음이라는 저런 당원으로서의 프라이드 이런 거 생각도 못했는데.
종니 부끄럽다. 그동안 저들을 욕한게...
100년이나 뒤의 대한민국 정치판까지 걱정해 마지 않는 저 따라갈 수 없는 진실된 충심!
부끄럽다... 심히...
우리 모두 반성하자... 뭐 잡고...
솔직하게 고백하면, 난 이번 진보통합이 잘 되면 나한테도 어떤 좋은 일이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었거든.
저들이 궁물이 아니고 내가 궁물이었던 것 같애.
난... 그냥 이번 진보통합 잘 되어서,
유시민-이정희가 새 바람을 만들어서,
재보선 잘 치르고,
연말~내년 초 분위기 잘 다져서,
4월 총선에 진보통합당이 최소 20석, 최대 50석 이상 힘 있는 진보로 당당히 발돋움하고
임기 말 가카 탈탈 털어서 진보도 힘 있다, 진보가 밥 먹여준다, 이런 거 국민들한테 보여주고,
12월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씨든 유시민 대표든, 당선되고!! (민감하니까, 그리고 아직 예측불가하므로 패스)
그렇게 정권교체 이루는 것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리고 그 정권교체의 과정에서 적어도 유 대표가 내년이나 6년 뒤에는 대통령에 올라서,
나 같은 놈이 윤리선생 하는게 안 부끄러운 세상을 좀 빨리 만들어주길, 음... 만들어준다기 보다는 모두 함께 그런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길... 바랬구...
그 와중에 봉팔컴이 잘 되서 나한테 200만원 정도 월급이 나온다거나, 청와대에 '유 대통령' 취재하러 간다거나, 2012년 12월 19일 오후 6시에 개표방송에서 유시민 당선확실! 요런 거 유시민 대표 바로 앞에서 박봉팔닷컴 프레스석에서 쳐 울면서 1보 올리고, 요 정도 궁물을 솔직히 바랬거든.
진짜 솔직히 인정하는 거야... 나 이런 꿈 꿨어... 몇 번이나...
나 궁물인가보다... 독자파들이 혁신과 통합에 당 갖다 바치고... 지역에 완장 계속 유지 어쩌고... 이거 다 내 소설이었나봐...
미안해... ㅋㅋㅋ
100년 뒤에도 참여당의 이름이 고고히 빛나길 간절히 바란다는 저들을 보니...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인지 모르겠다고 고백한 장주처럼,
독자파가 궁물인지 내가 궁물인지 헷갈리는 경지에서 이제는 내가 궁물이었다고 반성해 마지 않음에 이르렀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당장 내일 살 일보다 대의와 절차가 무지하게 중요하다는 저들!
까리하다!
내일 서민들이 몰락하든가 말든가,
내일 박근혜가 당선되든가 말든가,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보는 넓은 안목으로 사태를 관망할 줄 아는 저들 앞에 나는 겨우 어린아이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차마 저들을 대놓고 지지하지는 못하니까...
계속 진보통합에 힘쓰는 유시민 대표를 열라게 지지하며 취재하며 스스로 궁물의식을 가졌던 점 통렬하게 반성하도록 할게...
봉하 묘지기 기사단 창단식.
노무현 정신 문자 수호기사단.
좋은 결과를 이룬 다음 이건 노무현정신 땜에 이런 일을 할수 있었습니다,라고
해야지 지금 고고한척 타협 안하면서 노무현정신 운운하는거
자신들 나르시즘에 빠진거 확실함.
독자파 웅덩이를 보면서 혼자 나는 너무 잘생겼어. 빠져보자 하는거.
이번에 통합되면 대통합 민주쉰당까지 합해서 다섯번째네.
나는 왜 자꾸 애기들이 자신에게는 더이상 필요 없어진 유모차 하나 떠나 보낼 때 펑펑 우는 모습이 겹쳐지는지 모르겠다.
개혁당, 열린 우리당이 그렇게 소중하다고 어떻게든 부여잡아보려고 애쓰던 모습들을 다시 한 번 봐야하나 싶고.
그렇다고 우리 소중한 참여당이 쓸모 없어진 유모차란 말은 아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모두 강세라 통합하면 존재감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지만, 어짜피 참여당 생기기 전에는 그들을 지지할 수밖에 없더라.
팔을 내달라면 내주고 눈을 달라면 내줄거라 어느 분도 말씀하셨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탈탈 털어주고 싶은 간절함이 무엇보다 크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