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에선가 박봉팔은 "본인이 예측을 잘 안하려 하는데 그 이유는 틀리면 쪽팔리니까", 라고 하더라. 나 역시 똑같은 이유로 예측을 잘 안하려 한다. 한데 요즘 일부 봉팔러들이 진보통합당이 출현했을 때 차기 총선에서 진보통합당이 차지할 의석 수를 고작해야 2-30석 정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 정도 차지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정도를 대단히 큰 메리트로 보고 있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사람들이 왜 그리 스케일이 작으냐? 그런 정도의 의석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합쳐도 기대할 만한 수치다.
다 알다시피 안철수 서울시장 설이 터져나오기 전, 진보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했을 때 KSOI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생겨나지도 않은 미래 진보통합당 지지도는 무려 19.8퍼센트나 나와 현존하는 민주당 지지도 19.2퍼센트를 약간 앞질렀다.
문제는 이렇게 긍정적으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관점이 사람들마다 분분하다는 것이다.
나는 나중에 쪽을 천번 팔리는 것도 불사하고 분명하게 단언한다. 만일 이번에 참여, 민노, 진보제세력간의 진보통합이 별 잡음없이, 나름대로 감동있게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진보통합당은 내년 총선 전까지 가장 유망한 제1야당 후보로 부상할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다른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진보통합당이 지니고 있는 미래 가치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의 가치를 결정할 때 그 종목의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를 더 중시한다. 그래서 현재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미래가치가 높은 종목의 시세는 하늘 높이 치솟는다.
그런데 진보통합당이라는 종목은 코스피시장에 상장하기도 전에 이미 민주당이라는 종목의 시세를 근소하게나마 앞질렀다. 그렇다면 진보통합당이 막상 상장했을 때의 시세는 얼마나 더 높이 올라가겠는가.
현재 한나라를 무척이나 싫어하고 민주당도 마뜩치 않지만 달리 찍어줄 정당이 없어서 민주당을 미온적으로 지지하는 상당수 유권자들은 진보통합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는 무응답층에서도 많은 유권자들이 진보통합당 쪽으로 돌아설 것이고.
그렇다고 할 때 진보통합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야권의 대세는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줄곧 진보통합당 쪽으로 쏠리는 흐름을 보일 것이다. 진보통합당에게 유리한 구도가 빚어지게 할 만한 요소는 또 있다.
항상 1;1 대결구도로 수렴하는 현상이 빚어지는 바람에 군소정당들이 늘 기를 펼 수가 없는 현 한국의 소선거구제 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라. 한나라당을 싫어하는 야당 성향 사람들은 당연히 이번에도 제1야당이 될 만한 정당쪽에 표를 몰아주려는 성향을 보일 것이며, 그럴 때 진보통합당은 당연히 1;1수렴구도의 혜택을 몰아서 받을 것이다.
처음에는 정중동의 흐름이 있을지라도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렇게 진보통합으로의 지지율 쏠림현상은 가속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제1야당의 지위를 빼앗길 위기에 몰린 민주당 내에서는 온갖 파열음이 일어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힘을 많이 소진해버리는 바람에 심할 경우에는 4월 총선 훨씬 전에 당이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그러니 내년 총선에서 진보통합당이 차지할 의석을 두 자리 수 정도로 낮춰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문성근 같은 이들은 체질상 민주당에 들어갈 이들이 아니다. 설사 그러고 싶다 해도 본인들이 처한 상황이 그런 걸 허용해주지도 않고. 그래서 통합과 개혁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게 아니냐.
최근 박원순의 지지도가 형편없다가 안철수가 지지를 표명했더니 하루 아침에 가장 당선이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하는 것을 보라. 그것은 없던 유권자들이 새로 생겨나서가 아니라 지지할 만한 정당이나 후보가 없어서 부동하던 기존의 유권자들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마음을 박원순에게 전이시켰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한국같이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진보통합당의 경우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진보통합의 약진 가능성은 박원순의 경우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총선 전까지 다양한 사건과 변수들이 일어나고 다양한 바람이 부는 통에 정치풍향이 수시로 급변하기는 하겠지만 진보통합이 순조로울 때 장차 진보통합당이 일으킬 바람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이것만은 누구에게도 굽힘없이 장담하고 싶다.
그러니 좀더 통크게 생각하고 진보통합에 모든 열정을 바쳤으면 좋겠다. 만일 진보통합의 일차적 목표가 고작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채우자는 정도에 머물렀더라면 나는 진보통합은 고사하고 차기 총선과 대선에도 아무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정세는 교섭단체나 구성해서 의회에서의 발언권을 높이자는 것 정도로 한가롭게 생각할 만한 국면이 아니다.
이 나라 진보진영 사람들은 한시바삐 진영을 정비하고 세력을 키워 이명박 정권의 엄청난 실정으로 수천길 벼랑 앞에서 간당간당하는 대중들과 나라의 운명을 구할 주체로 나서야 할 책임이 있다. 다수 서민 파산, 국가 디폴트 위기를 기껏해야 곁에서 구경하거나 곁다리 조역으로 별 역할도 하지 못할 군소정당이 될 바에야 차라리 통합을 하지 말고 지리멸렬하게 사라져주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이 민주당에라도 표를 몰아줘서 민주당이 수구기득권층과 더 힘있게 싸우기라도 하겠지.
Yupkihanpan/ 신중한 자세는 언제나 좋은 것이겠지. 한데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실패할 만한 사안도 희망이 개재될 때는 성공하는 방향으로 돌아서는 예를 적지 아니 보여줘오지 않았는가?
진보통합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안다면 참여당 당대회 참여율도 자연히 더 높아지는 게 아닐까?
민노당의 다수 당원들 사이에서 진보통합의 열의가 높다는 것도 바로 진보통합의 미래를 신뢰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진보가 커져 버리면 열린우리당 꼴 날까 걱정이다.
딴나라당 애들처럼 성추행을 하든 뭣을 하든 변합없는 지지율 35%가 있는 것이 아니고
까딱 잘못해 버리면 지지율이 팍 떨어질텐데 그 때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변함없이 진보의 가치를 지키며 나아갈 수 있을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