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게는 참여당이 적으로 비춰지는 게구나. 진즉에 너란 사람에게 기대도 안했다만 정말 앞에 있으면 뭐라도 해 주고 싶구나. 내 학창시절 얌생이라고 불리던 급우가 있었는데 오늘 널 보니 딱 그놈아가 생각나는구나!
민주노동당 9.25 당대회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조국 서울대 교수의 ‘품성 발언’이 27일 민노당 게시판에서 뭇매에 올랐다.
민노당 게시판에는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안이 15표차로 부결된 결과를 놓고 통합반대를 주도했던 권영길‧강기갑 전 대표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에 대한 비난과 통합을 주도했던 이정희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또한 진보신당을 탈당해 민노당 입당이 임박한 노회찬, 심상정 전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참여당처럼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이어지는 등 당원들은 격앙된 상태다.
ⓒ 민주노동당 게시판 화면캡처
이러한 상황에서 조국 교수가 27일 페이스북에 “민주노동당과 참여당의 통합이 부결된 이후, 당 게시판에 권영길, 강기갑의원, 김성진 최고위원,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올라오나 보다”며 “거의 욕설에 가까운 것도 많다”고 원로들을 감싸고 당원들 질책에 나선 것이다.
조 교수는 “노선과 정책 차이가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이어지는 이 놈의 ‘정치문화’는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재생산되는가!”라며“‘적’ 보다 의견 다른 ‘동지’가 더 미운가 보다. ‘무슨 주의자’ 운운하는 딱지를 붙이며 다른 정파를 공격하던 80년대 운동권 고질병은 지긋지긋하다. 새삼 품성의 중요성을 생각한다”고 다소 경멸적으로 들릴 수 있는 비난을 쏟아냈다. 65%의 대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고 15표차라는 극심한 차이로 부결된 상황에서 격론을 벌이는 당사자들로서는 ‘젠틀맨 훈수’로 들릴 수 있는 언급이다.
조 교수의 글에는 “진보니 보수니, 이 이념이니 저 이념이니 이전에, 심성이 중요합니다. 모두에게 마음공부가 필요한 듯”, “만고의 진리가 적은 늘 내부에 있다” 등 200여개의 공감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상당수 댓글에는 이번 조 교수의 발언에 대한 찬성 뿐 아니라 그간 진보진영이 보여온 지리멸렬한 논의 행태에 대한 비난 감정도 섞여 있었다.
페이스북의 이 내용은 그대로 캡쳐돼 민주노동당 게시판에 게재됐고 당원들은 조 교수의 발언을 놓고 또다시 격론을 벌였다.
앞서 조 교수는 진보대통합 논의에 대해 27일 “진보신당, 민주노동당과의 통합부결. 민주노동당, 참여당과의 통합부결. 3개를 한번에 합치려다가 6개로 갈라진다”며 “정책노선에 따라 단계단계 합쳤으면, 그리고 총선 전 야권 정당 수가 줄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진보-민노당의 통합 논의는 2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진보신당은 4일 당대회에서 두 당간의 통합안조차 통과시키지 못했다.
조국 교수는 지난 3월 이정희-유시민 대표의 ‘체인지 2012’ 공개토크쇼 사회를 맡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혁신과 통합’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민노당 게시판에는 “조국 교수의 말이 신주단지는 아니죠. 그런데 그분의 말에 현재 11시 기준으로 무려 170명이 넘는 분들이 ‘좋아요’로 동의를 해주시고 계십니다. 페이스북에서 100명이 넘는 좋아요는 일종의 대중적 동의가 많다는 뜻입니다”, “권영길, 천승세, 강기갑이 뭐 별종이라도 된단 말인가? 그 사람들은 오류가 없단 말인가? 조국이 지위가 있고, 명성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말이 금과옥조가 된단 말인가? 정신차리시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한 당원은 “페북에서 조국 교수의 저 글과, 밑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그려지는 그림풍경들, 높은 빌딩 깔끔한 사무실에서, 등받이 높은 의자에 기대어, 한손에 머그잔에 든 커피를 마시며 양복 세련되게 차려입은 신사가 창밖 저 밑의 싸움을 구경하며 ‘저러면 안 되지. 품위 없게...’라고 말하자 그 주변의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맞아, 맞아. 격 떨어지게 길거리에서 싸움이래..’ 하는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인지..” 라고 의견을 올렸다.
또 다른 당원은 “조국 교수! 당신이 무너지는 당원의 심정을 아시오!”라며 “대의원대회때 느껴졌던 권영길, 김영훈에 대한 횡포를 이야기하면 뒷끝 있는 당원, 부결된 결과를 쿨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찌질한 당원될까봐 집에 오자마자 씻지도 않고 잠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그러다 얼마 못자고 깨서 당게에 들어와 여러 당원들의 원망과 비판, 황망한 심정의 글들을 읽으니 위로가 되더군요. 아...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였구나”라며 “권영길 의원의 발언 내용도 심각했지만 그가 대의원대회를 대하는 태도도 얼마나 권위주의적이었나요”라고 비판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