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자본제국의 총본산 미국, 그것도 부패한 자본주의의 총본산 월가에 대중이 실체적으로 저항하려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공권력이 한사코 보호해주려 하니 실제로 몇 천명의 대중이 월가의 기능을 마비시키지는 못할 것이나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 같다. 미국 대중에게 소득의 양극화의 주범이 누구인지, 현재 널리 확산되고 있는 대공황 공포의 주범이 누구인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재부의 대부분을 누가 긁어가고 있는지를 인상적으로 알려줄 테니까.
사실, 미국은 1980년 이전부터 이미 recession(경기침체)을 겪어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불황은 이미 30년의 오랜 역사를 지녔다. 레이건은 그의 대표적인 프로퍼갠다인 신자유주의를 통해 그런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자유무역, 재정축소, 부자감세를 통한 트리클효과가 레이거노믹스의 핵심이었고 그것이 오늘의 전세계적인 버블에 이은 공황을 불러왔다.
얼마 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전쟁이라도 일어나기를 바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것은 그가 진정으로 전쟁을 바란다기 보다는 그런 것 말고는 지금의 위기를 해결할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1930년대의 대공황을 최종적으로 해결해준 것이 2차세계대전이니 이번에도 역시 어디서 전쟁이 일어나야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것은 중대한 착각이다.
2차세계대전 무렵 미국은 세계의 공장이었다. 유력한 공장지대인 유럽이 전쟁터가 되어버리는 통에 미국이 2차산업의 세계적 중심지, 독점적 생산지였다는 뜻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전쟁물자는 미국이 도맡아 생산했고, 덕분에 미국 경제는 신나게 돌아갔다. 그로 인해 대공황의 늪에서 대번에 벗어났고.
하지만 그간의 신자유주의적인 풍조로 미국은 2차산업이 거의 공동화되었다. 미국 금융자본들은 2차산업의 생산기지를 모조리 해외로 이전하다시피했다. 생산비가 많이 먹히는 것은 직접 생산하기보다 모조리 수입해다 썼고. 미국산업화, 중공업의 상징이었던 동북부산업지대가 네크로폴리스(공동묘지)가 되어버린 것이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상징해준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대규모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미국은 얻을 게 거의 없다. 모든 공산품을 다른 나라들이 생산하는데 무슨 놈의 생산이 일어나고 고용이 신장되겠는가. 차라리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 국가들이나 동아시아 같은 나라들이 이익을 보면 봤지.
그래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벌여왔어도 재정적자만 엄청나게 불어났을 뿐 경제회생 효과는 거의 얻지 못했다. 앞으로 설사 재래식 무기에 의한 3차대전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미국경제가 회생할 방법은 없다.
장하준은 그간 2차산업의 중요성, 실질적 생산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했는데 그것은 맞는 말이다.
미국은 경제의 패러다임을 싸그리 바꿔서 새출발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날 가망성 없다. 극심한 소득 양극화부터 해결해야 진짜 소비도 늘어나고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대공황에서 탈출할 길이 조금은 열릴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미국도 소비의 수준이 1950년대 정도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인들은 왕년에 소비했듯이 소비하면서 살아갈 수가 없다. 예전에는 미국 혼자 왕창 소비했기 때문에 지구가 견딜 수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도 인도도 소비하자고 나서는 세상이라 미국이 그때처럼 소비하려들었다가는 지구가 먼저 절단나버린다.
한데 미국과 선진국 기득권자들이 현실이 이대로 흘러가도록 가만히 수수 방관할까?
아닐 것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기득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제는 환경문제나 에너지 문제를 이슈삼아 계속 기득권력을 선점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런 이슈들을 전면에 내세워 여전히 민중을 조종하고 조작하다못해 지금보다 더 철저하게 통제하고 지배하려 들 것이다. 현세계의 위기를 빌미로 해서 새로운 전체주의를 가동하려 들지 모른다는 뜻이다.
지금 탄소배출 등을 둘러싼 전세계적인 통제의 조짐이 미래 흐름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암시해준다.
앞으로 세계는 이런 기득권 세력의 음모와 광범위한 민중의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으로 무수히 소용돌이 칠 것이다.
밥풀/ ㅎㅎㅎ 중국, 인도, 러시아 같은 브릭스 국가들은 생산시장들이지 소비시장이 될 수 없어.
이제까지 늘 소비는 미국인들이 해줬지. 미국 금융자본이 거품을 일으켜가면서 그걸 일바셔줬지. 브릭스 국가들의 소비가 신장되려면 내수시장이 넓어야 하는데 거기도 양극화 현상으로 다수가 소득이 낮으니 무슨 소비를 해줄 수 있겠어. 미국이 소비를 안 해주니 생산도 곧 벽에 부딪칠 것이고. 세계의 젖줄인 미국의 젖이 말라붙어 이제는 젖의 양이 줄 수밖에 없어. 따라서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소비를 크게 진작할 방법도 없고, 환경문제도 심각해서 전세계가 소비수준을 강제로라도 낮출수밖에 없다는 뜻이야.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