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열풍’에 한나라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검토”>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10월 5일 오후/ 날씨 맑음 네티즌 “선거용 아냐?…‘반값등록금 사태’ 재현말길”
‘도가니 열풍’으로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한 공분이 거센 가운데 한나라당이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아예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네티즌들은 선거 국면인 점과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 헛공약 전력’으로 반신반의 하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서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요즘 영화 도가니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며 “미성년자의제강간 연령이 13세 미만으로 되어있는데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아동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더 일깨우기 위해서 이 연령을 상한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서 이 점도 검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폭행, 협박에 의하지 않고 상호합의 하에 성관계를 갖더라도 성적자기결정권이 확립되지 않은 만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동의는 동의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규정된 법이다.
영화 ‘도가니’는 2005년 청각장애인학교인 광주 인화학교에서 일어났던 교직원에 의한 청각장애학생 성폭력 사건을 다룬 실화이다. 당시 형사 고발된 가해자 6명 중 2명은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이 제외됐고 실형을 선고 받은 나머지 4명 중 2명은 집행유예 선고로 풀려나 사회적으로 큰 공분이 일었다.
이 정책위의장은 “합의에 있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성년자인 경우 부모에 대한 합의로 피해자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처리되는 경우가 있는데 미성년자일지라도 본인 의사를 더 존중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점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합의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경우 검찰ㆍ경찰에서는 합의한 당사자를 소환해 진정성 여부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지만, 법원에서는 합의서 문서에만 의존하는 게 현실”이라며 “(합의 당사자를) 증인으로 소환해서 진정성을 따져보도록 하는 절차에 관한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정책위의장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2차 피해에 대해서도 방지 대책을 고민해보겠다”며 “약자에 대한 성폭력이 근절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반값 등록금 공약’을 추진했던 주역으로 대학생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반값등록금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촛불대회’에서 MB정부는 물대포를 사용하고 강제 연행을 자행했다. 또한 한나라당은 2007년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참여정부가 족벌 경영을 근절시키는 일명 ‘도가니 방지법’을 추진하자 종교단체와 함께 강력 반대했었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 일단 환영하면서도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명박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도가니’를 봤다더니 한나라당이 뒷북이라도 쳐서 다행”, “검토만 하지 말고 공소시효 꼭 폐지하길”, “장애인들에 대한 성범죄는 반드시 가중처벌해야”, “사학법이나 제대로 만져라”, “선거용이 아니길 빌뿐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도가니’ 열풍과 그에 발맞춘 이 정책위의장의 이번 발언이 참여정부 때 사회복지법 개정안을 강하게 반대했던 한나라당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