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퇴임 후 거주할 사저용 부지, 청와대와 아들이 매입?>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10월 9일 오후/ 날씨 맑음 아들 시형씨 부지 매입 비용, 대통령실과 공동 소유 논란 '일파만파'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용 부지를 이 대통령이 아닌 아들 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은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대통령실과 서울 내곡동에 이 대통령이 퇴임한 뒤 거처할 사저를 짓고 있다며 “시형씨 등이 내곡동 20-17번지 일대의 8개 필지(1600㎡)를 지난 5월 사들였다. 부지매입비는 50억여원으로 시형씨가 10억원, 대통령실이 40억원 가량 자금을 들였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시형씨는 5월13일 부지 일부를 매입했고, 12일 뒤인 25일에는 대통령실이 나머지 지분을 매입했다.
문제는 직장인인 시형씨가 10억원을 확보하게 된 계기와 부지 매입 주체가 이 대통령 부부가 아닌 아들과 대통령실인 전례가 없다는 것.
<시사IN> 주진우 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시형씨는 지난 2008년 전 재산이 3656만2000원이라고 신고한 후 독립생계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재산신고 고지를 거부했다. 시형씨는 2008년 7월 매형(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 조현범씨가 부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 국제영업 부문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후 석 달 만에 정규직 직원이 됐다. 그리고 1년여 만인 2009년 11월 퇴사했다. 2010년 2월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가 작고하자, 2010년 8월 시형씨는 다스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했고 지난 3월1일에는 해외영업팀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다스 기획팀장으로 승진해 경주에서 근무한다.
주 기자는 “시형씨가 직장생활을 한 것은 약 2년”이라며 “2년 월급쟁이 생활로 내곡동 부지를 살 정도의 돈을 마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주 기자는 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하며 “청와대가 대통령 자녀와 함께 집을 사는 것은 법적 근거도 없고 비교할 만한 전례나 관행도 없는 희한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경호실은 대통령 사저를 지으면 옆에 경호동을 만들게 되어 있다. 현직 대통령 직계 존비속도 경호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대통령 자녀의 집을 사거나 짓는 데 경호실이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주 기자는 보도했다.
이 대통령 부부가 호텔회원권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재산을 청계재단에 기부한 상태에서 변변한 재산이 없었고 직장생활을 갓 시작한 시형씨가 어디서 자금을 마련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주기자는 또 “시형씨가 사들인 땅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의혹을 살 만하다”며 “시형씨가 사들인 내곡동 20-17번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 그린벨트가 해제되어 건물이 들어섰다. 현재는 지구단위 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을 앞두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강남의 부동산 전문가 안 아무개씨는 “이 부지는 2010년 서초구청이 지구단위 계획구역으로 입안하면서 개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허가가 떨어지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평당 2500만원이 넘을 땅이다. 시형씨 땅은 동네에서도 목이 좋아 110억원이 훌쩍 넘어가는 금덩어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고 주 기자는 전했다.
주 기자에 의하면 시형씨는 지난 6일 전화통화에서 5월에 내곡동에 땅과 건물을 산 것이 맞다고 확인했으며 ‘주거용으로 매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네. 뭐. 사적인 문제여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주 기자가 ‘대통령실과 함께 매입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개인적인 이유여서 말씀 드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9일 오후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와 대통령실이 함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 및 건물을 구입한 것과 관련, 사저를 짓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뷰스엔뉴스>에 의하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시사저널>, <시사IN> 등의 보도에 대해 “이 대통령이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갈 목적으로 경호시설 건립을 위해 부지 구입을 추진했으나, 경호 문제 등으로 지난 5월 초 대체부지로 내곡동 부지를 선정했다”며 “논현동 일대 땅값이 평당 3천500만원 가량으로 지난해 배정된 경호시설용 부지매입비 40억원으로는 100여평밖에 살 수 없고 주변 필지가 대부분 200∼300평으로 묶여있어 현실적으로 구입하기 어려웠다. 논현동 자택이 주택밀집지여서 진입로가 복잡하고 협소하며 인근 지역에 이미 3∼4층 건물로 구성돼 있어 경호상 부적절하다는 판단 등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곡동 부지 788평 가운데 3개 필지 257평이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와 대통령실의 공유지분 형태로 돼있는 것과 관련해선 “3개 필지 위에 지하 1층ㆍ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이 있어, 건축법상 지적분할이 곤란해 건축물 철거 후 지적분할을 조건으로 공유지분 형태로 매매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지난달 29일 단독주택이 철거돼 지적분할 작업을 위한 행정 처리가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행정절차가 완료돼 공유지분이 아닌 각자 지번으로 소유권이 분할 정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3년차 직장인이 시형씨의 매입 자금 출처와 관련해선 “사저 부지 구입비용은 지금까지 모두 11억2천만원이 들어갔고, 이 중 6억원은 논현동 자택을 담보로 시형씨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5억2천만원은 이 대통령의 친척들로부터 빌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저용 부지를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이 아닌 아들 시형씨가 구입한 것에 대해선 “사저라는 특성상 건축과정에서 발생할 보안ㆍ경호안전의 문제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내곡동 사저’의 총 규모는 이 대통령 내외가 거주할 사저용 부지 140평, 경호관들이 활용할 경호시설용 부지 648평으로 모두 9필지 788평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내용들은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큰 공분을 사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의혹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나경원은 정치인 7년만에 22억원을 버는 놀라운 재테크 실력을 보였고, 이명박 아들 이시형은 3-4년만에 3천만원 재산 소유자에서 공시가 50억대 초부자 재산가로 등극하는 경악할 실력을 보였다”, “이시형의 내곡동 땅 구입은 ‘사적인 일’ 발언은 진실을 담고 있다. 일가는 이미 나라를 개인회사처럼 운영해온 것”, “유전자는 다를 수 없다는 증거”, “이시형 왈 ‘박정희는 딸에게 대학 주고, 전두환 노태우는 재벌과 사돈 맺었는데 울 아빠는 겨우 50억 밖에 안 줬다. 정직한 아빠”등의 글을 올리며 맹비난했다.
네티즌 "노 대통령 봉하 사저가 이래도 아방궁이냐"
네티즌들은 또 아방궁 논란에 휩싸였던 노 전 대통령의 경우도 재조명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사저 경호 시설 부지 매입비는 2억5900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이 대통령의 사저를 위해 확보된 예산 40억원 가량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15배를 훌쩍 넘는 금액이다. 한편 다른 전직 대통령의 경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지매입비는 9억5000만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지매입비는 7억8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경우 사저 건축비는 아직 포함도 되지 않고 있어 사저에 얼마가 더 들어갈지 모르는 것도 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들의 건축비를 포함한 경호시설 건립비용은 김영삼 전 대통령 18억 3000만원, 김대중 전 대통령 19억 7200만원, 노무현 전 대통령은 35억 7900만원이었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