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23일 예배시간에 박원순 후보를 ‘사탄·마귀’에 빗대며 “그런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면 나라의 운명이 기울어진다”고 신도들에게 지지하지 말 것을 종용한 일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한겨레>는 24일 ‘대형교회의 정치선동, 시민의 손으로 끝내자’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얼빠진 선동에 넘어갈 리 없다”면서도 “문제는 상습적으로 대형교회 목사들의 정치선동이 사회분열과 종교갈등을 부추긴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우리의 종교평화와 사회통합을 위해 시민들이 이런 행태를 단호하게 거부할 때가 됐다”면서 “김 목사는 2007년 대선 때 ‘장로님(이명박 후보)이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최근 서울시 주민투표 땐 ‘무상급식, 무상의료 때문에 우리 경제가 몰락할 위기에 빠졌다’고 습관적으로 선동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대형교회들은 주보나 광고를 통해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했다”며 “일부는 ‘투표하지 않으면 학교에 동성애가 급증한다’ 따위의 거짓말을 퍼뜨리기도 했다”고 대형교회 정치목사들을 비난했다.
이어 “선거 품앗이로 정치적 영향력과 교세 확장을 꾀하는 목사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이들을 애써 선거판으로 끌어들이려는 보수 정치인들이 더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문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이미 한기총을 방문해 협력을 요청했다”면서 “오세훈 전 시장은 뻔질난 구애 끝에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전 과정을 대형교회의 지원 속에 치렀고, 뒤이어 출마한 나 후보도 대형교회의 노골적인 지원 속에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가 특정 정치세력을 지원하고 정치가 교회와 권력을 공유하는 것만큼 심각한 ‘악마의 거래’는 없다”며 신문은 “영혼을 팔아버린 교회는 힘에 의한 질서를 추구함으로써 사회분열과 종교분쟁을 부추긴다. 정교분리 원칙이 강조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교회의 우상인 미국에서도 교회가 직접 정치에 개입하면 각종 면세 혜택을 박탈한다”고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지적한 신문은 “선관위가 감시한다고 하지만 미덥지 않다. 열쇠는 시민에게 있다. 무엇이 과연 사회를 위협하는 악마인지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드러나길 기대한다”고 사설을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트위터에는 김 목사를 성토하는 글이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박원순 후보를 사탄이라 비난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교회 공금 32억 횡령해서 집행유예 3년 받으신 분”이라며 “판결문에 적힌 내역: 불륜 합의금 1억원. 아들 교회 건축비 8억원. 간통 고소 무마비 3억원 등등”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도대체 이런 교회 신자들은 누구?”, “선관위 뭐냐. 안철수는 ‘선거법 위반소지’라 하고 ‘박원순은 사탄’이라 대놓고 떠든 김홍도는 ‘아직도 확인중’”, “오, 주여!”, “저런 인간을 목사라고 모시는 신도들 역시 나라 망치는 방조범”, “단원 김홍도의 이름에 똥칠을 하는 목사 김홍도” 등 거센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의 발언에 대해 “사실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선관위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김 목사의 발언이 사실인지 확인되면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김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선관위가 논란이 되는 발언을 김 목사가 실제로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금란교회의 목회 동영상 녹화 및 녹음 자료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중랑구 망우본동에 있는 금란교회는 신자수 12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감리교회로 김 목사는 올해에만 “등록금 자살자가 16명인 것은 적은 거다”, “김정일 칭찬하는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 “북한의 노동당 2중대가 민주노동당”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