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사찰도 모자라 축소·은폐 의혹 ‘일파만파’>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10월 24일 오후/ 날씨 맑음 野 진상조사위 구성…“끝없는 정부만행 도가니” 네티즌 경악
민주당은 24일 국군기무사가 조선대학교 기광서 교수의 이메일을 해킹한 것과 관련해 “철저한 책임규명과 관련자 문책을 촉구한다”며 “시민들은 군사정권 시절로의 퇴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무사가 민간인을 사찰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는데 권위주의 군사정부 시대를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검찰도 서울시장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며 “국정원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뒷조사를 하는 것도 모자랐는지 검찰이 박 후보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 4부에 배당했다. 선거에 개입하려는 명백한 관권선거 의도”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당내에 ‘MB정권 민간인 사찰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즉각 대응에 들어갔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기무사의 은폐·축소 행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재성 위원장은 “기 교수의 데스크탑을 9월 6일에 경찰이 회수해가서 9월 8일에 돌려줬다”며 “그런데 일체의 하드기록이 삭제돼 있었다. 누군가에 의해 증거인멸의 시도가 있었다는 것으로 명백한 은폐․축소의 시도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무사 내부에서 관련된 은폐․축소를 위한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고 또 기 교수 컴퓨터에 대한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두 가지 사실로 미뤄봤을 때 이는 꼬리자르기식 추가 범행에 해당하는 일을 조직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조사를 벌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학용 의원은 “기무사는 군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곳”이라며 “위에서 지시가 있지 않으면 될 수 없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것은 정말 개탄할 수밖에 없는 조직적으로 이뤄진 행위”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왜 이렇게 조직적으로 민간인 사찰을 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춘석 의원도 “군인과 군무관에 대해서 조사권한을 가진 기무사에서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무사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그 범죄를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하려 하고 있다. 군 조직에 영향을 받는 군검찰에 독자적 수사를 맡기지 말고 청와대가 군과 검찰, 경찰로 조직된 합동수사반을 만들어 명명백백히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신창현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간인 불법사찰도 기가 찰 노릇인데 이에 대한 은폐까지 시도했다니 어이가 없다”며 “특히 기무사는 2009년 쌍용차 파업 당시 민주노동당 당원들에 대한 불법사찰을 하다 발각되어 비난을 받았었다”고 지적했다.
신 부대변인 “몇몇 요원들의 독자적 행동이라는 기무사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겪”이라며 “수직적 조직 구조의 기무사가 상부의 지시와 보고 없이 민간인 사찰 같은 일을 벌였단 말인가. 군과 이명박 정권은 사찰 전모와 은폐시도를 철저히 수사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기무사는 지난 2009년 8월 소속 대위가 경기 평택역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파업 집회 참가자들을 캠코더로 찍어 시민단체 회원과 민노당원들에게 적발돼 논란을 일으켰다. 1990년에는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기무사 전신)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한 일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기무사 사찰 논란이 대두되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국군기무사령관(현직이냐 전직이냐)이 왜 날 팔로했냐”며 “무서워서 블락한거니까 잡아가지 마세요. 저 혹시 이미 도청하고 계신가요? 흑흑”이라고 조롱 섞인 멘션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과천 기무사령부앞. 기무사 민간인사찰 항의방문 온 민주당 최재성, 신학용 의원. 기무사관계자 만나려는데 안 나와서 기다리는 중. 기무사는 정문위병의 계급이 중위네요. 헐!”이라는 글을 올렸다.
서영석 <데일리 서프라이즈> 전 대표도 “기무사의 현역군인이 대학교수 이메일과 컴퓨터를 해킹하지 않나, 청와대 직원이 야당 대책위 염탐하다 걸리질 않나, 방송사 직원이 야당 대책위 도청하다 물의를 일으키질 않나... 정말 가카 치하도 어김없는 도가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밖에도 트위터에는 “끝없는 정부만행들...”, “전두환·노태우 이후 잠잠했던 기무사 민간인사찰이 가카 치하에서 없을 리 있나!”, “30년 전에는 이런 불법사찰이 불법연행, 고문, 살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제 2580에서 첫째 코너를 기무사 불법사찰, 둘째가 나꼼수였는데 나꼼수 4인방도 사찰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등의 글이 속속 업데이트 되고 있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