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식 세계화’ 추진 사업이 좌초됐다. 미국 뉴욕에 150억원 규모의 고급 한식당을 차리려고 추진했지만 함께 하겠다는 민간업체가 한 군데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번 사업이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김 여사의 적극적 의지에 의해 졸속으로 예산 배정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한식 세계화 관련 전체 예산 311억원 중 16%에 달하는 50억원을 고급 한식당 건설 비용으로 책정했었다.
<뉴시스> 23일 보도에 의하면 한식세계화 민간추진기구인 한식재단은 이달 13일까지 ‘뉴욕 플래그십 한식당 개설·운영사업 민간사업자 공모’를 실시했지만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민간업자들은 정부가 5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자신들도 100억원을 투자해야 해서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외면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농림수산식품부가 사업에 대한 충분한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은 결과 국가예산만 낭비하게 됐다”며 “더구나 지난해 국회 예결특위 심의과정에서 여야 의원 대부분이 반대했음에도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며 은근슬쩍 포함돼 통과시켰던 꼼수예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번 실패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운영 목표처럼 되어버린 ‘ABR(Anything But Roh)’로 인해 빚어진 또 하나의 사례로 기억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김 여사와 관련해서 새로운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사IN>은 25일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의 신임 임명에 “이례적인 인사”라며 “유 총재와 김 여사가 성경공부를 하는 등 각별한 사이이고,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의 부인이자 김 여사와 가까운 김 아무개씨(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서기)가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 구실”이라고 주장했다.
<시사IN>은 “분단에 놓인 한국에서 적십자사의 임무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총재가 적십자 본연의 임무 외에도 대북 문제에서 막중한 구실을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장관급 인사가 아닌 유 총재의 인선은 파격”이라고 평가했다.
대한적십자사의 명예 총재는 이 대통령이고 총재 선임도 이 대통령의 인준을 거친다며 <시사IN>은 “이전의 총재들과 비교해 봐도 관직 경력이 없이, 적십자 내의 사교적 봉사단체 경력만으로 인선된 경우”라고 전했다.
<시사IN>은 “연임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던 유종하 전임 총재는 청와대가 여성 총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중을 전해 듣고 연임을 접었다”며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으로 대북 문제 전문가인 김연철 교수(인제대 통일학부)의 “이런 인사는 이 정부가 대북 관계 자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견해를 소개했다.
네티즌 “부창부수”…아이엠피터 “동자승에겐 고래밥‧색소음료”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부창부수”라며 비난일색이다. 한 트위터러는 “김윤옥씨가 국비 50억 받아내어 추진하던 뉴욕 고급 한식당이 투자자가 없어 좌초했네요. 그 돈 작년에 삭감해버렸던 결식아동 급식비로 돌리길 바랍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트위터에는 “한스타일 사업에서 한식만 뚝 뗐을 때부터 실패예약”, “가카 부인이라고 과잉충성하다가 꼴 좋다”, “나라도 외면할 듯!”, “세금낭비 물어내라”, “단순 실패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싫어서 벌인 일이라네요” 등의 글과 함께 해당 내용을 ‘무한알티’하고 있다.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는 “요식업계에 있던 사람은 누구나 예견했던 속칭 쪽박 사업”이었다며 “그동안 뉴욕에 많은 한식당이 진출했지만, 그 장벽도 높았고 계속해서 실패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엠피터’는 “이미 2005년 참여정부 때 한국의 전통 음식, 한복, 한글 등 한국 문화 브랜드를 육성·지원하는 전략을 세웠다. 종합적이면서 장기적인 육성계획으로 2007년 ‘한스타일’을 마련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이 사업이 MB정권 들어서면서 빛을 발하지 못하더니 2008년 3월 취임하자마자 한식 세계화라는 개별 사업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더니 2009년에 ‘한식세계화 추진단’이 발족하고 여기에 김 여사가 명예 위원장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며 ‘아이엠피터’는 “이후 2010년 ‘한식재단’이라는 법인이 또다시 설립된다. 한식재단 초대 이사장에는 정운천 씨가 임명되고, 김 여사는 명예 이사장으로 등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여정부 때 추진하던 사업에서 굳이 ‘한식’만 따로 빼낸 이유도 불가사의하지만 한식세계화 추진단, 한식재단 같은 기구와 조직을 자고 일어나면 만드는 모습도 참 신기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참여정부 때 수립한 것으로 무엇이 모자라서 수백억 원의 예산까지 투자하며 비슷한 사업을 추진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장기적인 대한민국의 ‘한식 브랜드화’ 보다는 김 여사의 개인적인 치적쌓기”라고 일침했다.
아울러 ‘아이엠피터’는 “정부는 작년에 책정된 예산 141억5000만원 중 32억원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김 여사는 국비 9950만 원이 투입된 ‘김윤옥의 한식이야기’라는 요리책을 발간했는데 한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된 요리책에 굳이 자신의 이름을 넣어야 했는가”라고 탄식했다.
“이 책을 보면 손주들에게 손수 해 주는 ‘김윤옥표 닭강정’이 나오는데 김 여사는 이 책에 ‘한식은 자연과 어울리고 몸에 이로운 음식이기에’라는 표현으로 한식을 요리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며 ‘아이엠피터’는 “손주들을 사랑하며 손수 음식을 만들어주고, 몸에 이로운 음식을 생각하던 김 여사께서는 청와대를 방문한 동자승에게는 고래밥과 저희 아이에게도 사주지 않는 색소덩어리 음료수를 주었다”고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