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구속 기소된 후 권한대행을 맡아온 임승빈 부교육감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측근인 이대영 교과부 대변인이 28일 후임으로 내정돼 논란이 예상된다.
임 부교육감은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안 등으로 줄곧 갈등을 빚어온 교과부와 시교육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데 따른 고충을 토로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인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과 맞물리면서 새로 임명되는 부교육감이 박 시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취임 후 첫 결재로 27일 ‘초등학교 5, 6학년 무상급식 예산지원안’을 선택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내정된 이 대변인은 행정직 관료가 아닌 전문직 장학관이지만 이주호 장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교과부 내에서 정평이 나있다. 때문에 이 장관이 그를 ‘수직 승진’시킨 것 아니냐는 것으로 곽 교육감의 부재 상황에서 박 시장이 당선되자 교과부에서 결국 부교육감 교체 카드를 꺼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인사가 “서울 교육 판깨기 선언”이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드러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해 오버액션하지 말아야 한다”고 임 부교육감 교체를 규탄했다.
전교조는 “박 시장이 당선되자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공조체제가 더욱 굳어질 것을 염려한 교과부의 물색없는 계획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사실상 서울 교육 행정의 안정적인 지속과 정착의 판을 깨뜨리겠다는 선언”이라 규정했다.
또 “교과부는 안정적인 교육 시스템의 발전과 정착을 꾀하는 것이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인데 오히려 자신들의 입장과 다른 성향의 시장이 등장했다는 것과 교육감의 공백을 이유로 악수를 두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교과부가 이번 선거로 드러난 민심에 스스로 눈 감고 귀 막겠다는 방증이며 일방통행의 막장드라마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인사는 그렇게 떼쓰듯 분풀이하듯 막무가내로 하는 것이 아니”라며 “교과부의 ‘불공정’ 행위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최종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곽 교육감의 교육 정책이 차질 없이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면서 “교과부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자신들의 권한과 권력을 행사해도 늦지 않다. 그것이 시민들의 요구이고 순리”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도가니 교육감’을 고위직에 채용해 교육 정책을 집행하려했던 것이 교과부”라며 “자신들이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부터 다시 살펴보기 바란다, 곽 교육감의 교육 정책에 공감하는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새로운 시장으로 선택한 서울시민들의 뜻을 곰곰이 짚어보며 ‘오버액션’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트위터에 “서울시장 선거는 곽노현 교육감의 무상급식추진에 대한 오세훈 당시 시장의 제동에서 비롯된 것인데 박원순 시장 근무 첫 날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서울교육감 권한대행을 대통령께 임명제청하고 해외 출장 나가버렸습니다. 더구나 국회교과위의 예산심의도 빼버리고요”라고 비난했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