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심상정, 유시민 세 사람이 야권의 통합에 대해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야권의 대통합이냐 진보통합이냐를 두고 7일 공개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27화에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소주 한 잔 먹고 맥주 한 잔 먹는 것보다 섞어서 먹는 것이 더 맛있다"며 "단 막걸리는 섞으면 안 된다, 머리가 엄청 아프다"고 강조해 민주당과의 통합은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노 전 대표는 "혁신과 통합이 제안한 정체성 유지하며 야권 전체가 한 당을 하자는 것도 방안일 수 있는데 그 방안이 현재 야당들끼리의 대체적 동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사견임을 전제하며 "민주당과도 통합할 수 있는 전제가 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표는 "지지율과 의석 점유율이 일치하는 선거제도, 예를 들어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약속될 수 있다면 가능할 수 있다"며 "진보정당이 집권까지 바라보려면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어떤 것을 잃더라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핵심적 합의로 선거제도의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는 노 전 대표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당장 진보정당과 민주당이 통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심 전 대표는 "진보는 진보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합칠 수 있는 주체들과 합쳐서 양 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 선거법을 포함한 공조를 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물었다.
이어 "선거법 문제는 통합의 전제조건이라기 보다는 총선과 대선의 공조에 있어 핵심적 사안이 돼야 한다"면서 "늦어도 12월 초까지는 새로운 통합정당의 이름으로 내년 정국에 임하겠다는 각오가 있다"고 밝혔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두 분 말씀이 예전보다 진도가 엄청 나갔다"고 반색하며 "우선 진보정치를 하려고 하는 우리들이 떨거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출발하자"고 제안했다.
또 "비정규직 해결, 반값 등록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진보진영이 수십년 간 주장해 온 많은 의제들 중 어느 하나도 바꿔보지 못했다"며 "권력을 잡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바꾼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 대표는 "비정규직 관련 법률 한 조항이라도 고치려면 국회 과반을 넘어 정권을 잡아야 한다"며 "정치는 결과로 말한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며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내가 그러기를 바라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바랄 수는 있으나, 그것을 기대하고 그것을 전제로 정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진보통합의 문제도 이 관점에서 보자"며 "진보통합이든 대통합이든 현재 논의되는 이유는 권력을 교체하자는 것 때문이다. 권력을 교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사라져도 되고 정계 은퇴를 해도 되고 당을 해산해도 되고 통합을 해도 되고 다 된다"는 각오를 전했다.
"정체성, 자존심, 철학 다 중요하다"면서도 그는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에 의회권력과 정권교체를 못하면 개인이 아무리 잘나도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그는 "어떤 통합이든 좋다"면서 "그것이 실제 권력을 교체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회를 바꾸는데 확실한 수단만 된다면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좀 시원시원하게 하자"고 촉구했다.
더불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하는 당신들이 (나머지는 알아서 하고) 힘을 모아서 권력을 바꿔라는 것"이라며 "이것을 해야 대중이 비로소 정치인이 자기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정치를 하는구나 하고 인정하게 되고, 그 때 지지를 해 주시는 것"이라 덧붙였다.
끝으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합치려는 것은 참여당의 순정"이라며 "왼쪽 진영을 고립시켜 놓고 참여정부 때처럼 중도개혁 성향과 진보 성향의 좁지만 날카로운 대립이 지속되는 한 가카는 계속되는 것이다. 제한을 두지 말자. 마음을 열자. 가까이 있는 사람도 못껴안으면 진보정치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