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거지' 특집으로 예고돼 큰 기대를 모았던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27회가 7일 오후 공개됐다. 나꼼수에 의해 '떨거지'로 분류된 이날 게스트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심상정,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나는 왜 떨거지가 되었나'는 주제로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유 대표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며 "제 인격의 미성숙, 지역구 선정의 미스, 시대 조류 등 여러가지일 것"이라 진단했다. 그는 "인기는 아침 안개와 같더라"는 글을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또 "나도 이제 반은 흘러간 물이 된 것"이라며 "한 시기에 쓰였고 현 시기에 별로 효용이 없으니까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가 맞는 말을 해도 욕을 많이 먹을 때 머리는 이해하는데 마음이 안 움직인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무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셨거나 그 기대를 충족하기엔 제가 모자랐는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별로 진지하게 정치를 하지 않았다"며 유 대표는 "삶을 걸고 책임성 있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유가 어디에 있었든 그러질 못했다. 그런 정치인을 사람들이 좋아하겠나"고 반문했다.
유 대표는 "지금은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고민"이라며 "사람들이 내게 진지하게 최선을 다 해주길 바라던 때와 달리 지금은 그 역할을 할 다른 사람이 있는 것 아닐까. 이미 잉여가 됐는데 잉여가 아니라 주전이라 우기며 벤치에서 뛰쳐나가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적이 있다"며 "당시 지지율이 7%였는데 끝에 가서는 약 2% 차이로 권영길 의원에게 졌다. 지고 나서 패인을 복기해보니 처음에 15%를 목표로 잡았었다. 그게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 뿐 아니라 진보진영이 훌륭한 분이 많지만 정치적으로 굉장히 소극적이었다"면서 "현재의 위기 상황도 누구의 책임이라기 보다 나 스스로가 소명의식이 약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권력의지를 경선 당시부터 확고히 가졌더라면 떨거지는 안 됐을텐데"라고 자조했다.
노 전 대표는 "떨거지가 됐다기 보다 원래부터 떨거지였고 여전히 떨거지"라고 정정하며 "우선 정치를 한다고 하면서 국민들을 덜 믿었다. 제 머릿속 이론에 집착해 말씀드려도 잘 이해를 못하실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반성했다.
그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기 보다 환경을 탓했던 것 같다"며 "진보의 세상이 된다는 것이 원래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급하지 않은 일인데, 세상 변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 아닌데 너무 서둘렀다. 불신이라기 보다 덜 믿은 것"이라 강조했다.
또 "함께 하는 사람들도 덜 믿었다"며 "너무 규정적으로 편을 가르거나 딱지를 붙이는 등 계속 모으기 보다 잘라나가는 뺄셈정치를 한 셈"이라 진단했다. 그는 "말만 동지라고 하며 차이를 계속 찾았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때는 진보 진영의 스타로 각광받던 세 정치인이 '떨거지'로 내몰린 상황을 반성하는 나꼼수 27화 내용에 대해 네티즌들은 재밌다면서도 한편으론 위로를 건네는 눈치다. 트위터에는 "떨거지라도 사랑합니다", "선거 몇번 졌다고 기가 죽은듯... 마음이... 기운들 내삼...",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막강 떨거지들", "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 꼭 국민을 위해 일 할 기회를 줘야할 분들 입니다. 떨거지들 화이팅!", "떨거지 3인방, 그들은 떨거지가 아니다. 지금부터가 당신들의 세상이 되어야 한다. 힘내세요",
"이 양반들은 자신들이 떨거지라는데, 이 양반들을 떨거지에서 출발하게 만든 것은 우리의 잘못이거나 거만함이다. 당신들은 자산이다!", "지금 다 듣고 잘려고 하는데 떨거지들의 진면목을 알았습니다. 19대 국회로 보냅시다", " 떨거지들의 토크가 맘을 아프게도 하고 설레게도 한다", "애잔한 목소리 들으니... 다들 예전처럼 당당하게 힘좀내셔!", "유시민 떨거지님의 고백도 아팠지만 노회찬 떨거지님의 '뺄셈정치'도 참 아프더라. 근데 아프면서 너무 든든했다. 힘난다고 당신들 덕에!" 등의 글과 함께 세 사람에 대한 응원의 메세지가 쇄도하고 있다. (끝)
유 대표는 "지금은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고민"이라며 "사람들이 내게 진지하게 최선을 다 해주길 바라던 때와 달리 지금은 그 역할을 할 다른 사람이 있는 것 아닐까. 이미 잉여가 됐는데 잉여가 아니라 주전이라 우기며 벤치에서 뛰쳐나가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힘들어 하는구나. 안 지치면 사람 아니지.
노무현대통령보다 더 힘들게 정치하는 것 같다.
그것도 맨 밑바닥에서.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심지를 지치게 하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은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라.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지금은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고민이다. 사람들이 내게 진지하게 최선을 다 해주길 바라던 때와 달리 지금은 그 역할을 할 다른 사람이 있는 것 아닐까. 이미 잉여가 됐는데 잉여가 아니라 주전이라 우기며 벤치에서 뛰쳐나가 11명이 잘 뛰고 있는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도 이 부분에서 유시민대표의 고단함이 느껴졌다.
힘내라, 유시민!!!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