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내게는 영 안 풀리는 수수께끼였다. 필리버스터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엄연히 보장된 민주행위의 하나가 아닌가.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나치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이라고 해서 파시즘적 법안들을 마구 통과시키는 것을 소수당은 민주적 절차를 방해한다고 그냥 묵과해야 옳았을까?
물론 물리력으로 의사절차 진행을 방해하려는 모든 소수당이 이런 논리를 내세울 수는 없다.
한데 한미FTA는 다르다. 그것은 망국 협정임이 분명하다. 목숨 걸고라도 막아야 한다. 그런데 하물며 단상점거, 사무실 점거를 못할 게 뭐냐.
박봉팔이 겨냥하는 손가락은 대체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냐? 그것이 궁금하다. 진짜 속셈이 뭐냐는 거다.
그것을 나는 이해하고 싶다.
애초에 이 사이트가 제일 내 마음에 든 것은 아예 대놓고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이트라고 해서였다. 나는 노골적으로 지지, 편파방송하는 데가 아주 마음에 든다. 이 나라 언론들은 모조리 어느 한쪽을 대놓고 노골적으로 편파 지지하면서도 절대 그렇지 않다고 시치미 떼는 데 질렸으니까. 그런 점에서 박봉팔은 시원시원해서 좋다.
그래서 박봉팔과 그밖의 뽕팔러들이 안철수 비판하는 걸 나름대로 이해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의 안철수 비판은 불쾌하다. 나는 유시민 못지 않게 안철수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안철수 황금어장에 나왔을 때 제가 가진 거 2프로 주고 다 준 것처럼 방송된 거 나도 봤다. 하지만 그건 안철수가 말한 게 아니라 편집자들이 그렇게 만든 걸로 기억된다.
그리고 나도 그가 다 준 줄로 안 사람이지만 과히 실망하지 않는다. 어쨌든 그의 기업은 삼성보다는 깨끗하니까.
그리고 안철수를 노상 양다리 걸치기로 비난하고 그가 정체를 드러낼 경우 보수우익일 가능성이 많다는 식으로 섣불리 재단하는데 이건 그가 즐겨 이야기하는 <팩트>를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정부의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해서 그가 강만수, 정운찬 같은 인물일 거라는 식으로 규정하는 건 논리적으로 어긋나는 주장이다. 야성을 가진 인물도 집권 초기에 이명박의 파시즘적 성향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정책 자문에 응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건 지극히 비정치적인 행위다.
박봉팔은 늘 어떤 한 곳을 노골적으로 겨냥하는 것처럼 보인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나는 그 점은 좋아한다. 이 사이트가 유시민과 참여당을 위한 곳이고, 박봉팔은 그들에게 단기적으로, 혹은 장기적으로 위해가 되는 모든 것을 깔 수 있다.
하지만 가끔 억지를 부리는 것 같이 보일 때는 짜증이 난다. 차라리 박봉팔 답게 안철수를 까든 누구를 까든 간에 그게 다 유시민과 참여당에 해가 될 것 같아서 깐다고 해라. 유시민과 참여당이 이 나라의 중요한 미래 중의 하나로 여기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그리고 박봉팔답게 팩트로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별로 유감없다.
한데 안철수 비난할 때 보니 꼭 질투하고 시샘하는 것 같더군.
이 세상에서 논리와 감성, 혹은 팩트와 필링은 그리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든 팩트는 이미 필링을 바탕으로 깔고 나오는 것이고, 모든 필링 역시 팩트를 바탕으로 깔고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데 박봉팔은 너무 쉽게 팩트, 팩트 한다.
모든 전문비평은 사실 인상비평을 바탕으로 깔고 있다. 먼저 인상이 있고 나서야 그 다음에 그걸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거지 인상도 없는데 논리가 먼저 나서면 그건 미친놈이다. 심장은 없고 대가리만 있는, 땅바닥을 밟지 않고도 걸어다닐 수 있다는 허황된 소리기 때문이다. 남들의 이야기를 대가리 회로를 거쳐 기계적으로 읊어대는 거지 제 내면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고.
안철수 비판에 대해서 힘있는 언론에서는 안 다루고 있으니
여기서 누군가가 좀 과하게 지나치다고 해서 못 봐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는 1인
안철수 개인에 대해서는 기업가치고서는 MB와 비교해서 상대적 우위에 있기에
표면적으론 아직 어느쪽인지 확실한 감을 잡을수 없어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속마음은 째려도 보고 두눈 부릅뜨고도 보면서 경계하고 싶다)
그렇지만, 안철수 개인의 정체성이 뭐냐 하는 것보다
내게 더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그리고 정말 이상한 것은
기존 미디어들이 하나같이
그를 참신하고 깨끗하고 유능한 정치인으로 집중 조명해주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대중의 욕구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리의 언론자본수준을 생각했을때
미디어에서 저렇게 강력추천(집중조명)해주는 사람에 대해
무조건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번쯤 이상하다고 의심해봤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2009년 유시민의 인터뷰자료증에서 생각난 것이 있어 아래에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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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대선에서는 ㅡ 국민들은 미디어를 보고 판단하는데
[{이명박 정권의 성립을 바라는}] 거대 미디어들은
이명박 후보의 공약이 가지는 논리적 모순,
정책적인 모순들을 다 감춰버리고
맘만 먹으면 7% 성장 다 되는 것처럼,
기업 CEO했던 사람이 대통령을 하면
저절로 투자가 살아나는 것처럼 조장을 했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아까 말한 굴비사기처럼:
옆에서 누가 ‘나도 사봤는데 괜찮아요(media)
이렇게 말하니까 그것까지 믿고 사버리는….
줌인민주/ 네가 인용한 부분이 바로 내가 박봉팔이 이러저러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를 한 거라니까. 다 내 생각이여. 그런 내 생각을 말하면 안되나?
재단, 재단 하면서 살벌하게 말하지 마. 네가 말하면 그건 네 생각이고 내가 말하면 그건 내 재단인가?
게으른 망명/ 네 말은 맞는데, 지금 이런 식의 행위들이 나오는 건 과거 박정권이 민주적인 필리버스터 제도를 없애버렸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필리버스터 제도가 있었다면 야당은 무한정 발언을 하면서 합법적으로 의사진행 방해를 했겠지. 아무튼 네 말 맞는데, 나는 비민주적인 방식으로라도 한미FTA 상임위 통과 본회의 통과를 저지했으면 좋겠다. 내 꼴리는 마음이 그렇다.
만약 정치권과 경제권에 독립적인 영향력있는 언론에서
안철수의 정체성이 한나라당의 새로운 아류라고 비판적 조명을 해주고 있다면
대중의 여론형성에 있어 여야당의 지지자들이 한결같이 그를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호감을 가지게 될까? 당연히 야당의 지지자들은 반대로 돌아서게 될것인데,,,,,
나꼼수의 영향력이 막강한 것처럼 안철수를 지지하는 대중여론에 있어
대중적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넘 막강하다는 것을 바닥에 깔고 판단해보고 싶다는것
너는 그럼 왜 알면서도 거짓된 논리를 쓴거냐? 너의 감정이 그렇게 말하니까 그래도 된다고 믿는거냐?
다수라는 이유로 중요한 안건들을 충분한 논의 없이 직권상정하는 행위를 막자라고 주장하면 된다. 그럼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근데 넌 그러지 않았잖아. 필리버스터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무조건 몸빵으로라도 막자고 하는 너의 논리에 이용할 뿐이잖아. 참 치사하다고 생각하진 않냐? 아니 치사한게 아니지 알면서 그런거면 더 비열한거다.
너는 의견을 말하는게 아니라 감정을 토해 내고 있을 뿐이다. 너의 주장을 할거면 적절한 논리적 근거를 대면 된다.
그리고 씨발 난 합법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세상을 바꿀려면 투쟁만 갖고 안된다. 법을 바꿀래도 합법적 행위로만 가능하다는 현실인식을 내 멘토 노짱이 가르쳐 주더라. 유시민도 졸라 헌법 좋아 한다.
줌인민주/ 나는 박봉팔의 생각을 모르겠어서 하는 소리야. 글의 겉면을 보지 말고 핵심을 봐라.
나는 박봉팔에게 지금 질문을 던지고 있는 거야. 나는 박봉팔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는 것같은데 속내가 궁금하다고.
밥통이라고 한건 미안한데 너는 내 글을 네 깜냥으로 재단해버리면서 나더러 재단한다고 하니 우스운 거야.
나는 박봉팔을 어떠어떠한 것 같이 생각한다고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리고 나는 내 생각이 애매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아.
나는 박봉팔이 상임위실 점거를 비판한 팩트와 안철수를 비판한 팩트를 갖고 비판한 거여.
게으른망명/ 의견과 감정을 나누는구나. 의견 속에는 감정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는 거여. 의견이 드라이한 논리뿐이라면 그건 의견이 아녀.
그리고 나도 우리나라에 필리버스터가 허용되어 있지 않았다는 걸 글쓰고 나서야 알았을 뿐이여. 내 주장 옹호하려고 갖다 붙인 게 아니라.
그리고 <씨발>, 나는 필리버스터의 넓은 범주속에 단상점거, 상임위실 점거가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노근/ 노근님 말을 들으니 이제야 박봉팔의 손가락이 뭘 가리키는지 겨우 알것 같네요.^^ 그럼, 그렇게 표현을 하지. 어느 개그맨의 말마따나 애매하게 얘기하니 머리 나쁜 우리는 못 알아먹지.
요컨대,
"권력을 잡지 못한 이상, 국회다수당이 되지 못한 이상, 어차피 직권상정하는 거 못막는다.
결국 못 막을 거면서 옛날 한나라당 몽니 부릴 때처럼 법까지 어기면서 모양새마저 구기지 말자, 그래서는 다음도 더 힘들어진다, 억울해도 다음을 도모하자," 그 말인가요?
내 의견에도 졸라 풍부한 감성적 사고로 이루어져 있지 너도 댓글 보면 알잖아. 근데 의견이 감정에 묻혀 버리고 팩트가 아닌거 막 들이대지는 말아야 한다는 거. 또 강한 의견의 보조적 수단의 감성과 감정이 있을 뿐이라는 거. 다시 말해 감성과 감정은 그저 의견을 꾸며 주는 데코레이션이란 거다.
데코레이션이 화려하다가 맛난 요리는 아니란 거. 말빨 세다고 좋은 의견이 아닌것과 같다는 거다. 니 말대로 핵심이 중요한거지. 노회찬 같은얘가 문제인게 그 말빨이더냐? 진영논리로 가면 졸라 치사하게 현실을 왜곡하거나 비약한다는 거지. 팩트라도 다 같은 팩트가 아니라는 말이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