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뜬금없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지난 12일 공개된 28회 방송에서 강 의원이 10일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보고 든 생각이라며 강 의원의 안 원장 공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총수는 “아무리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지만 (강 의원의) 안 원장 공격은 너무 뜬금없다”며 “특히 안 원장은 강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와도 상관이 없다.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강 의원이 총대를 멘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이 지난 10일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과 관련, 아나운서들에 대한 모욕과 해당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한 무고 혐의가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며 “이로 인해 10년 간 피선거권이 제한되고 상고하지 않을 경우 그걸로 정치생명은 끝”이라 말했다,
“그런데 강 의원은 이 판결이 나기 전부터 박 시장과 안 원장을 저격하는 활동을 했다”며 김 총수는 “혹시 그런 역할을 하면 윗분들이 예뻐해서 재판 때 유리한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혹은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상고할 경우 내년 총선 이후로 형이 미뤄지지 않을까 하는 절박한 심정이 있었을 것”이라 추정했다.
이에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윗선의 시그널이 없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 원장 저격하고 오라는 지령이 강 의원에게 갔을 수 있다. 완전 조폭논리다. 조폭논리와 강 의원의 절실함이 맞물린 경우”라고 질타했다.
재차 김 총수는 “강 의원이 전방위적으로 안 원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안철수 연구소의 거래처를 뒤지는 것은 거래처들이 부담을 느껴 거래를 끊게될 수도 있는 명백한 업무방해”라고 비판했다.
또 “안철수 연구소와 거래하는 사기업에도 금융감독원 등의 공문으로 압박한다”면서 “사기업이 무슨 백신을 쓰든 무슨 상관이냐. 권력이 개인의 신상을 털고 있다. 그리고 이 일들은 정치복귀가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무소속 의원이 혼자 벌일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강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관계라 나꼼수의 이러한 지적은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강 의원의 처남과 이 대통령의 처조카가 지난해 5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결혼함에 따라 강 의원과 이 대통령은 사돈 관계가 됐기 때문이다.
강 의원의 장인은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윤재기 전 의원이며 윤 전 의원의 차남 호상씨와 결혼한 이는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동생 재정씨의 딸 지현씨로,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이 대통령 내외와 정운찬 국무총리 등이 직접 참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강 의원은 지난해 7월 대학생 토론 동아리와의 저녁 자리에서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다 줘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아나운서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를 보도한 중앙일보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라며 무고한 혐의 등으로 같은 해 9월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5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10일 고등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 조수빈 KBS 아나운서는 지난 8월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나운서들 마음에 상처 입었습니다. 강 의원은 앞에선 사과할 거라고 말해놓고 뒤에선 여자 아나운서들이 수치심을 느꼈다면 인감 다 떼서 법원에 제출하라 했습니다”며 “이미 동영상으로 증언 제출했는데도요. 인감 없는 아나운서들도 굳이 도장 파서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나운서들이 항의 서한을 보내자 강 의원이 인감도 떼서 주면 사과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조 아나운서는 “제명당하고 싶지 않을 만큼 자신의 직업이 소중하신 분께서 왜 다른 사람의 직업에 대해 가볍게 말씀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며 “진정 사과할 뜻이 있어서 인감을 요구 했는지도요. 저희가 원했던 건 그저 ‘사과’였을 뿐입니다. 진정한 미안함이요”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러한 성희롱 발언으로 인해 국회의원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으나 8월 31일 가까스로 살아남았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제명에 강력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호응한 가운데 전체 의원의 3분의 1을 가까스로 넘긴 111명만이 제명에 찬성해 부결된 것.
강 의원은 지난 2005년에도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한나라칼럼’ 코너에 ‘섹시한 박근혜’라는 제목으로 “나뿐 아니라 많은 유부남들(늙거나 젊거나를 막론하고)이 박근혜의 물구나무 선 모습, 완벽한 아치 모양의 허리에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며 “군살 하나 없이 날씬한 몸매에 애도 없는 처녀”라는 점을 극찬해 논란을 낳았었다.
9일 열렸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강 의원의 ‘막말’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의 소프트웨어 지원 예산 14억원이 삭감되자 강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이 “하세요, 하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하자 강 의원은 “당신이 위원장이야? 조경태, 너는 안 젊어?”라고 반말을 했다.
발끈한 조 의원이 “젊은 친구가 싸가지가 없네”라고 받아친 뒤 “제가 지방대를 나왔지만, 참 거시기합니다”라고 강 의원이 서울대와 하버드대 출신인 점을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강 의원은 흥분하며 “어느 대학 나왔는데”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에 조 의원은 “아 참 내, 제가 입이 거칠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마세요”라고 힐난했다. 발끈한 강 의원은 “누군 안 거친 줄 알아? 뭐하자는 얘기야, 지금”이라고 고성을 질렀다.
8일에도 지경위에서 소프트웨어 지원 예산 14억 삭감에 대해 “안철수 연구소 지원 예산을 삭감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엉뚱한 말을 했다. 이에 김영환 위원장이 “여기가 지금 서울시장 선거운동도 아니고”라고 무리한 공세를 지적하자 강 의원은 “무슨 서울시장이에요? 안철수가 서울시장 나왔습니까?”라고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이러한 전력들로 인해 온라인에서도 강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트위터에 강 의원과 관련된 기사들을 ‘폭풍알티’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트위터에는 “강용석 의원 대단합니다. 한편의 개그콘서트 보는 기분입니다”, “강용석 집 PC에 안철수 연구소에서 무상으로 보급한 V3 깔려있을 듯”, “살아보겠다고 이것 물어봤다 저것 물어봤다... 불쌍하네. 안됐어요. 하지만 곧 빠이~”, “꼭두각시 강용석!”,
“2년 전 이사온 마포구 성산2동. 그런데 마포을 국회의원 강용석! 두둥! 제길! 4년 전 마포을에선 무슨일이 있었던거냐, 부끄러워!”, “마포 사람들 쪽팔리겠다. 강용석 지역구가 마포라서. 서울대 사람들 쪽팔리겠다. 강용석 출신학교가 서울대라서”, “어느 대학 나왔는지가 그렇게 중요한가? 당당하기도 하셔라”, “지역구에서는 사람 취급이나 받나 몰라” 등의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끝)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