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용석 의원(전 한나라당. 마포을)이 17일 ‘애정남’으로 잘 알려진 개그맨 최효종씨를 ‘집단모욕죄’로 고소했다. 그런데 ‘집단모욕죄’에 대한 강 의원 측 보도자료가 ‘자폭’에 가까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강용석 의원실이 이날 낸 보도자료가 친절하게도 “최씨에게 적용된 ‘집단모욕죄’는 강 의원의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에 대한 아나운서들의 모욕죄 형사고소 사건 1·2심 판결에서 최초로 인정됐다”고 설명한 것.
강 의원은 지난해 7월 대학생 토론 동아리와의 저녁 자리에서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다 줘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소송을 당했다. 그는 같은 해 9월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5월에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10일 고등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된 바 있다.
강 의원은 “최씨가 지난달 2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면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하면 된다’ 등의 발언을 해 공연히 국회의원을 모욕했다”며 “이는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해 ‘집단모욕죄’로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되요’,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가지 않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 먹으면 되요’, ‘공약을 얘기할 때는 말로만 하면 되요’,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요’라고 말함으로써 공연히 국회의원을 모욕한 것이며 이는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에게 고소당한 최씨는 KBS에서 일요일 밤 방송되는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사마귀 유치원’에 출연해 유치원생들을 진로상담을 해 주는 캐릭터인 ‘일수꾼’으로 나와 정치사회 풍자 발언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스타뉴스>는 17일 오후 KBS 측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KBS 관계자는 “강 의원의 고소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그 같은 고소는 개그 소재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행위로, 풍자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도 제한을 가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강 의원이 직접 언급된 것도 아니고 풍자적으로 ‘국회의원 되는 법’을 개그 소재로 했을 뿐인데, 개그에 대한 몰이해다”라며 “특히 단체가 아닌 최효종이라는 개그맨 개인에 대해 고소한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KBS 측은 강 의원의 고소와 관련 법무팀에 해당 사안을 의뢰, 대응여부 및 수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 소식에 트위터에는 강 의원에 대한 ‘폭풍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가관’이며, 집단모욕죄의 사례를 설명하는 대목은 그야말로 ‘셀프빅엿’이라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를 발빠르게 리트윗하며 “정말 내가 다 부끄럽다.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남자도 아니다”, “아... 강용석... 할 일이 없어서 개그맨을 고소하냐? 진짜 코미디 제대로 하는구나~”, “우리 효종오빠 까지마!”, “이건 뭐. 개그 부문 방송대상 감 ㅋ”, “국회의원님들 인감한통씩 준비하셔야겠네. ㅋㅋ”, “강용석이 확실히 명박이 사돈이라고 ‘족보값’ 한다”, “많이 찔리나보네”, “개그맨들 긴장해라. 강용석이 코미디 빅리그 출격하면 1억은 날아가는거다...”, “자기가 집단모욕죄로 소송 당하더니만, 이번에 자기가 개그맨의 코미디내용을 문제 삼아 집단모욕죄 고소 드립”,
“효종씨 절대 쫄지 마시오! 당신 뒤에는 이미 수백만 대군이 따르며 진을 치고 있소!”, “푸핫, 강 의원님 공약 몇 가지나 실천했는지 확인해서 사기죄로 고소할 순 없나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셀프빅엿. 강용석, 그는 대인배였습니다”, “최효정씨가 국회의원하고... 강용석씨가 개그하는게 더 나을 듯 ㅋㅋ”,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인 국회의원”, “강 의원님은 저번에 여대생 성희롱하고도 이만한 일이라며 국회의원 제명안 부결되신 분”, “아놔... 이 친구 한나라당에서도 쪽팔렸는지 제명됐어” 등의 의견을 통해 강 의원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트위터에 “효종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쟈! 강용석 의원이 우릴 코미디언이라고 우습게 보나본데 고맙지. 우린 원래 웃기는 사람덜 아니냐. ‘국회의원 모욕죄’로 고소했다고? 우리도 맞고소하자. 국회의원들, 뻑하면 ‘코미디하고 있네’ 라고 코미디언 모욕했으니!”라고 분노를 표했다. (끝)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