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25일(금요일) 취재한 선후배들이 가져갔던 카메라가 밀쳐지고 트라이포드는 걷어차였다”며 “이제 우리 몸이 걷어차이고 맞는 일만 남았다”고 개탄했다.
27일(토요일 집회) 밤의 경우 MBC
로고가 새겨진 ENG카메라를 들고는 도저히 취재가 불가능해 아예 로고없는 6mm
소형캠코더를 들고가서야 근접 취재가 가능했고, MBC
차량은 시민들의 항의 때문에 근처에
주차하지도 못해, 아예 시청에 숨어(주차)있었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그는 지난 6월 반값
등록금 집회에서 KBS
취재기자가 폭행당했다는 글이 보도국 내부게시판에
올라온 적이 있는데, 당시 ‘우리도 이러다간 곧 맞으며 쫒겨난다,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글을 썼다가 올리진 못하고 텍스트만 저장해뒀었다며 “그저 등뒤로 쌍욕 얻어먹는 수준에서 끝나길 바라면서. 그런데 정말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낙담했다.
이 기자는 보도본부장·보도국장·보직부장들을 상대로 “
지금 현장에서 후배들이 어떻게 취재하고 있는지, 알고 계시냐, 아니면 알고도 모른척하는 것이냐”며 “보수
단체 집회에서도 천대받고, 진보단체 집회에서도 쫒겨나니 이제 우리는 어느 한쪽에도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언론사로 거듭난 것이냐”고 반문했다.
서아무개 MBC 카메라기자는 이 글의 답글을 달아 “이런 무거운 질문을 혼자서만 하게 만들어 후배에게 미안하다”며 “100퍼센트 동감하며 저도 같은 질문을 같은 사람에게 던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기자 글에 답글을 단 현아무개 카메라기자도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최근 취재현장을 가면) 카메라 뒤에서 들려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하나같이 정곡을 찔러 옵니다. ‘식충이들 밥벌이 하러 왔나?’라는 말에는 도저히 변명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MBC에, 그토록 바라던 카메라기자가 되어 최소한 부끄러운 일은 하지 말자며 스스로를 다잡으며 살아왔는데, 구악질을 한 것도 아니고 부끄러운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MBC카메라를 지니고 있는 제가 부끄러워 질까요? 자조섞인 한 숨만 계속 내쉽니다.”
그는 “아마 후배인 이성재씨도 그랬을 것”이라며 “5공 때처럼 이제 대놓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나의, 우리의 MBC가 변해가는 것에 대해 우리 스스로 아무말도 못하고 지내는 현실이 너무도 개탄스러웠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현 기자는 “우리는 그냥 입 꿰메고 귀 막고 시대에 편승해서 살아 남기만 하면 되는 것이냐. 뉴스가 어떻게 흘러가든 아무 말도 안 하고 던져주는 떡고물이나 잘 받아 먹으면 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면서, “참 할 맛 안나는 요즘”이라고 한탄했다.
권아무개 카메라기자는 6년 전 황우석 사태 취재할 때 황우석 지지자들로부터 MBC 취재진이 겪었던 욕설과 저주, 폭력과
비교해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소개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놓고서는 6년 전 모습의 재연이지만, 다른 점은 당시엔 비난 속에서 취재한 결과물이
방송된 반면, 요즘 뉴스에서는 취재해도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권 감독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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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