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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이 유로화 위기를 겪으며,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근 논의되는 사항 몇 가지
1. 중앙권력
강화
유럽이사회 상임의장 판 롬파위는 유로화 위기 해법에는 한 가지 방도 밖에 없다고 말한다. 바로, 회원국들이 브뤼셀에 보다 힘을 실어주는 것. 즉, 유럽통합 단계를 높여서 강력한 브뤼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국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이 제안을 대놓고 환영하고 있지는 않다. 올해와 내년에
각국 선거를 앞두고 있는 나라가 모두 11개국이나 된다는 점이 큰 이유일 게다. 이 11개국 선거가 친(pro)유럽/유럽회의주의/반유럽 의 양상이 되리라는 것은 뻔한 사실.
진정한 유럽연합을 향하여, 루비콘 강을
건너자
판 롬파위 의장은 지난 6월 1일 루벤 대학 명예학위 수여연설에서 유럽연합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진정한
경제통합, 통화통합을 향해 루비콘 강을 건너야 한다.”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게, 모두 함께, 강 건너편으로 가야한다.”
(참조 : 유럽이사회)
위기가 클수록 큰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유로존의 향방이 가늠될 것이기 때문.
네덜란드의 일간지 폴크스크란트는 “반창고 붙일 시기는 지났다. 우리는 심장수술을 앞두고 있다.”라는 한 유럽연합 외교관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심장. 즉, 중앙권력이 강력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회원국들의 주권이 브뤼셀로 보다 이양되고, 유럽통합의 단계를 한 걸음 더 내딛어야
할 때라는 것.
판 롬파위 의장의 제안을 놓고, 반대쪽에는 유럽회의주의가 서 있다.
각국 주권을 브뤼셀에 넘긴다는 것, 브뤼셀에서 이제 각국 재정 건전성을 관리해보겠다고
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회원국 시민들의 거부감이 친유럽 정치인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그래서 브뤼셀에서 각국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강도를 좀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되는 분위기.
2. 은행동맹(Bank Union)
금융동맹 또는 은행연합이라고도 한다.
은행부문도 유럽통합화되어야한다는 것인데, 브뤼셀
근처에 떠도는 유행어 가운데 하나였다. 각국 은행을 각국 정부가 아니라 유럽연합 차원에서 관리 감독하자는
것으로, 유럽집행위원회가 6월 6일 공식 제안했다.
6월 말에 열릴 유럽이사회에서
깊이 논의될 예정.
조약을 개정해야 하므로 ‘은행동맹’
실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현재)
유로존 통화정책 → 유럽중앙은행이 총괄
각국 은행 감독 관리 및 구제 → 각국 정부 제안)
각국 은행 감독 관리 및 구제 → 유럽집행위원회, ECB, ESM
각 주체별 입장
▶ 유럽중앙은행(ECB) : 유럽연합이 중앙집권적
권한을 갖고 공동예산을 집행하는 은행동맹안을 추진하자. 유럽중앙은행의 중앙집권적 권한 강화,
유로존 차원의 각국 은행 관리 감독기구, 예금보장한도 등이 논의 중.
▶ 유럽집행위원회 : 은행동맹안이 신속추진
되어야 한다는 입장. 은행동맹으로 부실은행에 공동대응하고, ESM에서
은행에 직접 지원하자.(현재 ESM은 은행이 아니라 각국 정부에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있음.)
▶ 프랑스 : 은행동맹안 찬성
▶ 독일 : 유럽연합이나 IMF를 통하지 않고
각국 은행에 직접 돈을 지원해주는 방식을 반대해왔다. 현재 EU 협약상에도
EU 차원의 지원은 정부로만 한정되어있으므로 은행동맹과 은행 직접 지원은 반대. 유로본드 도입을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회원국들의 방만한 재정운용을 바로잡는 재정동맹
없이는 은행동맹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국 부담이 늘어날 것에 대한 우려다.
재정동맹을 전제로 한 은행동맹을 고집해왔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재정동맹으로 가는 주요절차인, 신재정협약 각국 비준도 예상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고 있고. 정작 독일도 아직 비준 못하고 있음.
6월 6일 유럽집행위원회의 공식 제안 하루 전인,
6월 5일 베를린에서 바로소 유럽집행위원회 의장과 메르켈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동맹 수용의사를 내비쳤다. 재정동맹을 전제로 해야 함을 포기하지는 않았고,
은행동맹은 중기적 목표라는 단서를 달았으나, 당초 입장에서 다소 선회한 것.
3. 유럽연합의
민주주의 문제
브뤼셀이 그렇게 강력해진다면, 견제장치도 그만큼
강화되어야 한다. 유럽집행위원회 의장 직선제, 유럽구제기금(ESM)에 대한 유럽의회의 관리권한 등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로화 문제를 놓고 각국 정상들은 5월 말까지만 해도,
따로 목소리를 내왔다. 딱히 나아갈 바를 정리하지 못했던 것. 독일을 비롯, 여러 나라가 자국 선거에 신경을 쓰고 있는 동안, 판 롬파위가 제법 리더쉽을 발휘하고, 다소 여유있는 올랑드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은 독일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 메르켈도 ‘more Europe’을 말하고 있으나, 결국 그 ‘more’의 정도가 어느만큼인지에 따라 방향이 가늠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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