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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사흘 거리로 찾아온 지난여름 태풍이 아니더라도 요즘 날씨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건 다 같을 것이다. 여름은 지나치게 길고, 덥고, 습해 졌고, 봄이나 가을은 언제 왔는지 모르게 지나간다. 날씨가 요동을 치거나, 갑작스러운 자연재해 뉴스를 접하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말을 듣기가 십중팔구지만 걱정도 그때뿐, 지구가 지금 모양새로 자리 잡기까지 수 억년이 걸렸으니, 지구 온난화로 우리 집 지붕에 뇌우가 치는 그날도 아마 비슷한 시간이나 지나간 다음이라고 막연히 기대할 뿐이다. 하지만 내가 너무 근거 없이 낙관적인 가보다.
지난여름 읽은 흥미로운 기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빌 맥키밴이라는 꽤 알려진 환경운동가의 기사였는데 본문이 너무 길어서 요점만 정리했다.
첫 번째 숫자, 2
2009년에 코펜하겐 회의 (온실가스 감축에 관련한 당사국 회의)는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결정적으로 미국과 중국 (이 두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차지함)이 미온한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향후 지구 온난화 관리와 제재에 지표가 된 숫자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섭씨 2도다. 코펜하겐 합의문에 의하면 지구평균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하로 하는데 당사국들이 동의한 것이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0.8도 상승했다고 하는데 지구온도가 0.8도 상승하는 동안 일어난 환경변화는 과학자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것이었고 그 예들은 다음과 같다.
1. 북극해의 여름철 전체 해빙이 3분의 1 감소
2. 바닷물의 산성 수치 30% 상승
3. 해양 수증기 함유량이 5% 상승
과학자가 아니라서 이런 숫자변화의 위협이 체감되지 않지만, 어쨌든 환경연구자들은 섭씨 2도가 너무 위험한 수치라는 데에 대부분 공감한다고 한다. 섭씨 2도는 온난화로 말미암아 지구가 결딴날 확률을 20% 정도로 보는 도박이란다.
두 번째 숫자, 565
우리가 21세기 중반까지 대기 중에 탄소가스를 565기가톤 정도만 방출한다면 지구온도상승은 어림잡아 섭씨 2도 안쪽이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탄소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걸까? 2011년 기준으로 배출된 탄소가스는 31.6기가톤 (1기가톤은 10억 톤)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 정도 상승한 수치다. 간단한 계산으로 섭씨 2도 상한선까지 도달하는데 약 16년 남았다.
세 번째 숫자, 2,795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꽤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2012년 여름 Carbon Tracker Initiative라는 영국의 금융분석팀이 석유, 석탄, 천연가스 회사들에 대한 투자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들이 발표한 바로는 현재 석유나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전 세계적 보유량을 모두 합치면 2,795기가톤의 탄산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 루코일(LuKoil)이 보유한 석유를 다 태우면 40기가톤, 미국의 엑슨사 보유량을 태우면 또 40기가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두 번째 숫자 565기가톤이면 지구평균온도상승을 섭씨 2도 미만으로 잡을 수 있었지만, 이들 회사가 가진 모든 것들을 팔아 치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눈 감아도 보이는 악몽이다. 물론 2,795기가톤은 아직 땅 속에만 있고 다 태워질지는 의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은 이들 회사장부에 2,795기가톤과 맞바꿀 큰돈이 이미 '내꺼'라고 기록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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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