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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밤, 뉴욕주 헴스테드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의 2차 대선후보 토론회가 있었다. 사실 큰 틀에서 보면 이렇다 할 이슈는 없이 하루하루, 누가누가 실수하나를 지켜보는, 어찌 보면 좀 밋밋하기도 한 선거전이지만 이 번 2차 토론은 나름 흥미로운 일전 이었다. 이미 보도된 대로 1차 토론은 롬니의 압승으로 평가되었다. 오바마는 '약먹고 나왔나? 왜 그렇게 토론회 중에 졸고 있는 것이냐?'는 조롱을 감내 해야 할 만큼 악평을 받았고 1차전의 패배를 설욕하고자 절치부심한 것이 분명하다. 오바마는 토론 초반부터 '나 독하게 맘먹었다'의 아우라를 풍기더니 거의 90분 내내 롬니를 강하게 비판 또 조롱했다. 이 점이 나 같은 구경꾼들에겐 호재가 되었다. 독하게 돌아온 오바마 그리고 원래 겸손따위의 양식은 갖추지 못한 기세등등의 롬니가 만나 피튀기는 싸움판이 됐기 때문이다. 토론회 진행자가 자주 둘 사이의 논쟁에 끼어들어 중단을 요구하거나 중재했어야 할 만큼 두 사람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 갔다. 오바마의 독기는 통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여론조사는 오바마가 우세한 경기를 했다는 전문가들의 평을 확인해 주었다. 성향이 다른 두 매체의 관전 포인트 요약을 소개해 보면 재밌을 것 같다. 같은 사건을 보는 두 개의 눈이라고 보면 되겠다. 우선 민주당 성향이 강한 롤링스톤즈가 뽑은 롬니의 헛발질 5개. 1. 여자들로 가득 찬 바인더 (Binders Full of Women) 노동시장에서 불평등한 여성의 지위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중에 나온 어제 토론회의 최대 힛트어다. 주지사 시절 자기 내각에 여성이 없길래 자격을 갖춘 여성인력을 추천하라고 했더니 '여자들로 가득찬 바인더'를 받았다는 것. 번역을 거치면 어감이 좀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지만 적절치 않은 표현임에는 분명하다. 삐딱하게 보면 플레이보이 같은 잡지를 연상시킬만큼 뭔가 품위도 없고, 멸시하는 뉘앙스도 있는 그런 실언이다. 자연산 좋아하는 상수옹이 떠 오른다. 2.싱글맘이 총기 사고의 원인? 총기관리에 관한 그의 입장을 밝히는 와중에 사족으로 붙인 다는 말이 또 실수. "우리 사회는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들 그리고 아빠들을 필요로 합니다. 가능하다면 양부모 모두 함께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것이지요." 미국 싱글맘들 뚜껑열릴 만한 소리. 한 트위터리안 왈 "전 싱글맘인데 8살 짜리 우리 아들이 총을 가지고 노는 걸 막을 수가 없어요. 남편이 필요해요~~." 3.소규모 자영업자? (I came through small business) 자기는 소규모 자영업자로 시작했으니 작은 사업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이해한다는 취지로 한 말. 이 부분은 안해본 고생이 없는 맹박씨와 궤를 같이 하는 듯. 4.펠 그랜트라는 대학등록금 정부 보조금 정책 자세히 알 필요가 없으니 패스. 5.로레인 오사리오 이민자정책에 관한 질문을 한 이국적인 이름의 시민패널. 이상하리만치 그녀의 이름을 기억 못하는 롬니. 롬니:로레이나? 그녀:로레인 롬니:로레인? 그녀:네, 로레인 롬니:그래요. 그녀:질문~~ 롬니:고마워요. 로레인...맞죠? 다음은 공화당 성향이 강한 폴리티코의 관전 포인트다. 1. 공격은 최선의 방어 다소 심하다 싶은 예시까지 들어 가면서 롬니를 몰아친 오바마의 승리. 공격성을 보여 준 오바마가 그의 강점인 "친밀함"을 선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어필될 것인가가 관건. 2. 무대는 하나 그런데 대통령은 둘? 공화당 전략분석가의 말을 빌어 "처음엔 대통령처럼 보이는 사람이 하나 더니, 2라운드 접어들어선 대통령처럼 보이는 사람이 둘이더라." 여론조사는 오바마가 이길 것이지만 오바마가 잘해서라기 보다 지난번 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 3. 리비아 테러 롬니가 주도권을 돌려 놓을 수 있었던 리비아 영사관 테러 사건 공략에 실패했음. 그러나 다음 토론의 중요 공격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음 4. 바인더가 빅 버드를 이을까? 바인더 발언은 적절치 않았음. 여성유권자들을 화나게 할 발언이 맞음. 그러나 빅 버드를 울궈 먹듯 바인더를 써 먹으면 오바마도 싸구려 되는 거임. 5. 이 두남자 서로 진짜로 미워하는 구나 보이지 않는 주먹질이 난무한 싸움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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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