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는 파격적인 영화다. 어떤 점에서 파격적인가 하면 영화에서 깡패놈들이 주인공이 되는 걸 넘어서 깡패놈들의 가족사를 구체적으로 다뤘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깡패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나 작품들이 많지만 그 땐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봐도 그 깊이와 형식에 있어서 여타 비슷한 류의 다른 영화들이 따라가기 힘든 재미있고 디테일이 많은 잘 만든 영화다.
깡패놈들이 어떻게 관객들이 감정이입하는 '정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 마피아 패밀리의 수장이 된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의 대의명분은 과연 무엇인가. 그건 바로 '가족을 위하여'이다. 그리고 '대부'라는 사회제도 자체가 가족 개념의 공고화, 확장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종종 이 영화를 순수하게 보지않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이 영화에서 그리고 있는 '가족'과 관련이 있다.
마이클 콜레오네는 '가족을 위하여' 매사에 무자비하고 냉혹하게 처신한다. 심지어는 가족을 위하여 매형도 죽이고 친형(프레도)도 죽인다. 다른 어떤 가치도 가족에 우선하지 않는다. 이건 민족, 국가 이념의 역확장이 분명하다. 콜레오네 패밀리가 적으로 설정한 다른 패밀리와의 유일한 차별성은 콜레오네 패밀리는 마약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론 블랜도가 '미래산업'인 마약산업 동업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다른 패밀리의 공격을 받고 큰 아들 쏘니까지 잃는 건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일종의 웃기는 '위선'적인 대의명분 장치이다. 그래봐야 깡패새끼들 아닌가. 그것은 미국이 대외적으로 가지고있고 가지려 노력하고 있는 허술한 대의명분에 대한 분명한 알레고리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는 왜 'GOD'FATHER''인가.
대부에서 가부장제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된다.
좃탈리아 마피아놈들의 '아들'에 대한 집착..
비토 콜레오네의 유일한 딸인 코니는 가문의 상속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고 나중에 마이클에게 돈 좀 달라고 사정하고 재혼도 허락받고 해야한다. 그리고 마이클의 부인 케이(다이안 키튼)는 마이클의 냉혹한 깡패짓이 싫어서 마이클의 아이를 인공유산 하는데, 마이클은 그 아이가 아들이었냐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대부 2편에서 프레도의 부인은 술에 취해 "이 집안 놈들은 여자를 개같이 다뤄.." 라고 하며 술주정을 한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훌륭한 영화 <가족의 탄생>의 가족개념 확장과 비교할 거리가 생긴다. 가족개념의 확장도 진보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부장제의 다른 이름은 '보수'다. 미국의 부정적인 가치는 오로지 미국적 '보수'가치이고 그 보수의 백그라운드는 결국 종교다. <대부>에 깔려있는 종교적인 장치는 거기서 연유한 것이고 이 영화의 주제상 필연적인 장치다.
마이클은 자신의 깡패사업을 '합법화'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러다 결국 대부 3편에선 부패한 카톨릭 종교 시스템과도 대적한다. 그리고 그 끝은 마이클이 너무나 사랑하는 딸을 잃는 것이다. 그리고 마이클은 외롭게 죽는다.
배제에 의한 가치 실현은 외로움을 낳는다. '보수적 가치'에 의한 '가족 근본주의' 자체가 배제를 말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배제가 방법론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곁가지.
1. 대부 2편에서 젊은 비토 콜레오네(로버트 드니로)가 클레멘자와 훔친 옷을 팔러 다니는데, 어떤 집 가정주부에게 성상납을 받고 옷을 파는 장면이 있었는데 극장판에선 삭제되었다. 너무 곁가지, 장황한 휴지부라는게 그 이유.
2. 1편에서 마이클이 시실리로 피신했을 때 결혼한 현지처 아폴로니아가 마이클의 차에 장치된 폭탄 때문에 죽는다. 그리고 그 범인은 마이클의 시실리 경호원 중 한 명인 배신자 파브리치오라는 놈이다. 이 놈도 2편에서 복수를 당해 죽는다. 이 장면도 영화가 너무 길어져서 삭제되었다.
참고로 파브리치오는 남성의류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재수 없으니 사입지 말자.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05-03 00:23:48 바보문예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3-30 18:20:39 연예·스포츠에서 복사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4-29 03:42:39 월간박봉팔닷컴에서 복사 됨]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