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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조단 감독의 [크라잉게임]이란 영화는 스토리를 정리하기가 힘든 영화다.
처음 이 영화가 나왔을때 일반적인 평은 "독립투사의 이미지를 가진 IRA전사들이 오히려 비인간적이고, 포로로 잡힌 흑인병사가 오히려 지적이고 다감하며 그 병사의 애인은 게이”라는 영화의 특이한 설정을 근거로, 기존의 스토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면과 동성애에 관한 호기심 어린 접근이 주로 많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크라잉게임]의 의미를 떠올려보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따로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IRA의 작전명이기도 한 ‘크라잉게임’이란 원래 아기들이 자기가 울면 엄마가 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일부러 우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아기들은 자기를 돌봐달라고, 사랑해달라고 떼를 쓰고 울다가 나중엔 그냥 습관적으로 우는 행위에 집중하게 되는데 아기들이야 일단 말을 할 수 없고 지능이 낮기 때문에 뭘 요구하는 행위가 서툰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기 존재의 고귀함을 알아달라고, 즉 사랑해 달라고 요구하는 방법이 미숙한 것은 단지 아기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영화에서 IRA는 영국정부에 체포된 지도자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적과 닮아가는 방법으로 크라잉게임을 하고 흑인병사는 주인공에게서 어떻게든 풀려나기 위해 마음을 터놓기도 하고 온갖 이야기도 하지만 결국 주인공과의 신의를 저버리며 크라잉게임을 한다. 흑인의 애인이었던 게이는 주인공의 사랑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구애의 방법으로 크라잉게임을 하며, 주인공을 사랑한 또 다른 여자 IRA전사는 자신의 연적인 게이에게 질투를 느껴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인공에게 위험한 암살임무를 강요하며 크라잉게임에 빠져든다. 기본적으로 선한 품성을 가진 주인공은 마음이 약하고 줏대가 없어 심지어 성정체성까지 바꾸면서까지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 휘둘리게 되는데, 타인의 요구를 거절 못하는 주인공도 따지고 보면 사랑받기 위해 일종의 크라잉게임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목적을 위해 크라잉게임을 일삼던 등장인물들은 어느새 아기가 습관적으로 울듯이 원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크라잉게임 자체에 몰두하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행동에 집중하는 이 영화는 그래서 기존의 영화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주고 영화 스토리 자체가 황당하게까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비합리적인 모습이야말로 인간의 참 모습이라고 이 영화는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초반의 캐릭터 설정에서부터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부합하고.. 아무튼 볼만한 좋은 영화다.
영화는 감옥에 갇힌 주인공이 면회 온 게이 애인에게 들려주는 ‘전갈과 개’이야기로 마무리한다.
개에게 강을 건너다 달라고 하고선 강을 건너기도 전에 개를 물어버리는 전갈.
왜 강을 건너기도 전에 날 무냐고 묻는 개에게 ‘나도 모르게 그만’.. 이라 대답하는 전갈.
목적을 잃어버린 본능,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말해주는 우화다.
컬쳐클럽 출신의 게이가수 보이 조지가 부르는 이 영화의 주제가 ‘크라잉 게임’의 가사 마지막 부분.
"...........
달님이 알고 있다면 설명해 주겠지요
어째서 마음의 상처와 눈물이 있어야 하는 지를..
그리고 사랑이 떠나버렸을 때 더 이상 슬픔을 느끼지 않는 방법을..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야 합니다.
크라잉게임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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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