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새끼들과 옥황상제
시성 박봉팔
골목길에서 눈사람 쳐 만들고 있는
동네애새끼들에게 말을 걸었다
니들 눈이 왜 오는지 아냐
겨울이라서 비 대신 눈 오는 거야요
재잘재잘
그니까 왜 비 대신 눈이 오냐고
날씨가 차가와서 얼음 어니까
재잘재잘 종알종알
야 이 무식한 애새끼들아 그게 아니라
옥황상제가 여름엔 천도복숭아 처먹고
선녀들과 뒤엉켜 놀다가
겨울에 할 일이 없으니까
지가 만든 인간세상 한 번씩 체크하는데
여름엔 푸른 나무들이 가리고 있는 이 더러운 세상을
겨울엔 가릴게 없으니까 옥황상제 납실 때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송이 하얀 눈을
자꾸 자꾸 졸라리 뿌려대는거야
이 더러운 세상 깨끗한 눈으로 잠깐 눈속임하려고
88올림픽 때 큰 길가에만 주택개량하는 것과 같은거지
선녀들도 개혁이 싫거든
그냥 여름에 정력좋은 옥황상제랑 나잡아바라 하면서
노는게 좋거든
한여름에나 볼 수 있다는 천둥같은 나의 사자후
우르릉 쾅쾅 가르르르
무식한 애새끼들이 나의 논리적인 설명에 할 말을 잃고
눈사람 만들다만 그 상태로 10초 간 가만히 있는다
그니까 눈사람 졸라 만들라고
개혁에 도움이 되니깐
예 아저씨
아저씨도 함께 만들어요
난 저 아저씨 안다 나하고 친해
재잘재잘
종알종알
됐다 아저씨는 바뿌다
담배 한 대 물고 돌아서는 내 뒤로
무식한 아이들이 계속 눈사람을 만든다
나는 속으로 무식한 애새끼들을 비웃는다
니들이 눈사람 만드는거 사실 별 도움 안돼
구청 청소차가 큰 길가에 염화칼슘 졸라
뿌려대는데
니들이 그 지랄하는거 간에 기별도 안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애새끼들이
눈사람을 졸라 처만들고 있다
저런 애새끼들보다 못한 건 저 위에 있는 옥황상제
나는 하늘에 가래침을 한 번 투아 뱉고
잽싸게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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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