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노자의 문제는 단순히 외노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매우 거대한 뿌리와 몸통에서 가지쳐 나온 줄기라는 생각이다. WTO 체제하의 글로벌 분업과 국내 대기업과 하청기업간의 문제, 그 이전에 재벌의 경제력 집중의 문제.. 얽히고 섥힌 실타래이다. 그래서 고도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표현한 것이다.
매우 거대한 뿌리와 몸통이 배후에 있는 것 맞다. 그 뿌리와 몸통이 영원히 지속가능하지 않으니 문제.
이윤추구도 물건이 팔려야 가능한 거다. 즉 구매력이 유지되어야 가능한 거다. 그런데 구매력이 소진되서 물건이 잘 안팔리면 이제는 원가를 쥐어짜기 시작한다. 이게 바로 신자유주의다. 문제는 원가를 쥐어짜면 내수시장 구매력은 더 떨어진다. 그렇다고 세계시장의 구매력이 천년만년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천년만년은 커녕 기껏해야 한 십년 남은 것 같다.
원가를 쥐어짜도 안되면 이제 편가르기를 시작한다. FTA와 TPP가 그거다. 이 두가지는 WTO체제의 실패를 의미하고 자본주의의 실패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 시작단계니까 큰 덩어리로 헤쳐모이는데... 궁극적으로 는 다시 국가단위로 쪼개진다. 그냥 자유무역의 실패라고 생각하면 단견이고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자체의 실패로 보아야 한다. 사실 자유무역이라는 것 그 자체가 자본주의 모순 때문에 잉여재고를 내수만으로 처리할 수 없어서 나온 발상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지금 반자본주의 혁명을 떠들 필요는 없다. 실현 가능한 것 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면 된다. 외노자를 단계적 축소하자는 것도 그런 얘기다.
근본적인 문제의 고려없이 외노자만을 줄이기 시작한다면 중소제조업의 코리아 엑소더스의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의 중소제조업의 절대 다수는 수출 대기업의 1,2,3차 협력업체 들이다. 이들이 제조업 고용의 대부분을 또한 차지한다. 무역의존도가 70%가 넘고, 글로벌 분업에 깊숙히 가슴까지 푹 잠겨버린 진퇴양난의 한국경제에서 단순히 외노자를 축소한다고 해서 일자리를 늘린다는 보장이 없다. 도리어 상당기간 일자리의 코리아 엑소더스를 촉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것이 산업구조조정의 피할수 없는 방향이다. 외노자를 줄여서 촉진하자는 주장도 일견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댓가를 누가 치르게 될 것인지를 고려한다면 외노자 감축을 거론하는데 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고려하니 외노자 축소를 말하는 거다. 외노자를 한꺼번에 전부다 몰아내자는 주장이 아니다. [단계적 축소]다.
그리고 기업 엑소더스는 이미 많이 했을기다. 엑소더스든 국내에서 외노자 채용이든 우리 국민들을 채용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이 무슨 존재가치가 있나?
그리고 국내 외노자들이 우리나라 내수경기 진작시키지도 못한다. 외노자들은 소비성향이 낮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외노자 비중이 높을 수록 내수경기는 더 어려워 진다.
구조조정의 댓가를 어짜피 일자리 못찾는 서민들이 치루겠나? 구조조정으로 사라질 기업들의 대졸 관리직들이 치룰 것이다. 계급적으로는 중산층들이 치룰 것이다. 그래서 중산층은 결국 시대흐름에 역행할 수 밖에 없나 보다.
그렇다고 대졸 관리직 일자리가 아주 많은 것도 아니다. 아무리 사회를 고도화 시켜도 대졸보다는 고졸 일자리가 많은 것이 현실이고, 그게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구조이기도 하다.
결국 진보세력이 대졸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냐... 고졸 서민층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냐.... 선택의 문제다. 대기업 노동자들은 고졸이지만 중산층으로 봐야 한다. 대기업 노조가 얼마나 반동적이고 이기적인지는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진보가 미래의 비전을 선택할 것이냐.... 현재의 밥줄을 선택할 것이냐... 나는 결국 후자라고 본다. 머리가 아니라 배때지 시키는 대로 가게 되어 있거덩. 즉 진보의 주류는 잘못된 선택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고 사라질 거이다. 나는 말귀 알아먹는 소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족하다.
대졸자 얘기가 나와서 잠깐 딴 길로 새면.... 우리 젊은이들이 대학 나와봐야 취직도 안되는데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대졸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너나 나나 리더하겟다면 손발 노릇은 누가하나? 대한민국이 세계정복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고질적 대졸실업을 해결할 수는 없다. 세계정복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면 대졸자를 줄여야 한다.
대학을 줄이고 고졸자들도 먹고 살만하게 만들어 주면 된다. 이거이 사회정의 실현 아니겠나? 근데 외노자들을 냅두면 재분배의 정의가 실현되어도 그걸 외노자들이 채어 간다. 아니... 외노자 유입을 막지 못하면 재분배의 정의 자체가 물건나 갈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인력의 공급과 수요에 미스매치가 생기면 수요가 많은 쪽에 공급을 많이 하고 수요가 적은 쪽에는 공급을 적게하면 된다. 근데 그 미스매치를 외부 인력의 유입(외노자)을 통해서 손쉽게 메꿔버리자면 고실업/잉여인력 문제는 절대로 해결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젊은이여 세계로 나가 꿈을 펼쳐라'는 식의 달콤하고 기만적인 주문을 건다. 그리고 그런 주장하는 사람들일 수록 서민들 먹고사니즘 실상을 모른다. 그러면서 진보를 외친다. 소위 강남좌파. 지난 10년간 기러기아빠가 대유행인데... 이 짓도 서민층에서는 불가능한 얘기다.
신자유주의자들과 진보쟁이들의 공통점은 국가공동체/민족공동체를 이익공동체로 보지 않는 것이다. 그들에게 국가와 민족은 자기들 이상을 구현하는데 걸리적 거리는 장애물일 뿐이다.
외노자의 문제는 피부색이 다른 노동자간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과 재벌의 문제라는 것이 나의 기본적인 인식이고 노동자에게 적이 있다면 여전히 자본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도 예전보다 훨씬 크고 강한 국제적 자본이다.
노동자의 적이 국제적 자본이면 노동자들이 국적을 초월해서 뭉치기라도 해야 하려나? 그건 이미 실패로 결론난 거인데..ㅋ
주적이 국제적 자본인 것은 맞는데, 그 앞잡이들(외노자와 외노자를 감싸고도는 진보세력)도 서민들의 동지는 아니다.
국제적 자본이든 국내적 자본이든 구매력이 소진되면 스스로 자멸할 수 밖에 없는데.... 더 골치아픈 것은 주적의 손발이 되어서 날뛰어 댈 것이 뻔한 앞잡이들의 처리과정이다.
지금 상태로 봐서는 체제모순이 심화될 수록 진보세력이 기득권 논리에 동조하고 그들의 손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외노자 도입... 그 자체가 자본의 논리일 뿐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7-29 02:43:34 정치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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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