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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전 리뷰 - 한일전 데자뷰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두 번째 경기인 원정 쿠웨이트 경기가 오늘 새벽(한국시간 2시)에 열렸다. 전반 8분 비교적 이른 시간에 박주영 선수가 선제골을 성공 시켜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하였으나 이후 이렇다 할 공격을 전개 하지 못하고 점유율에서는 쿠웨이트에 앞섰으나 날카로운 쿠웨이트의 역습에 번번히 위기를 맞이하는 위태로운 모습을 전반 내내 보여 주었고, 결국 후반전에 골을 허용하여 비기고 말았다. 이번 경기는 한일전 대패이후 점점 퇴보해 가는 조광래 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반 스타팅은 지난 레바논 전과 동일했다.
정성용
홍철 이정수 홍종호 차두리(김재성)
기성용 이용래
박주영 구자철(김정우) 남태희(염기훈)
지동원
이날 경기는 현지 기온이 30도를 훨씬 넘는 더위와도 싸워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치루어졌고 관중석을 꽉 메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가운데 원정 경기의 2중고 속에서 시작부터 어려운 경기는 예상되었다. 그러나 막상 첫 출발은 좋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일전 일퇴를 거듭하던 중 전반 8분경 상대편 진영 중앙에서 이용래, 남태희, 지동원, 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패스플레이에 이은 박주영의 마무리 골로 앞서 나갔다. 이 장면에서 돋보였던 선수는 남태희 패스를 자신이 마무리 할 수도 있었지만 돌아 들어가는 박주영을 보고 흘려버린 지동원 선수다. 그러나 이 멋진 장면이후 경기가 끝날때까지 이런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박주영은 보이는데 지동원은 사라져버린 그리고 구자철 마저 영영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지난 레바논 전부터 맹 활략 한 남태희 선수의 분전만 눈에 들어 올 뿐..
이번 쿠웨이트전도 한일전에 이어서 주전 한 선수의 부상으로 팀의 발란스가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또 보여주었는데 전반 17분 차두리 선수가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가고 포항에서 중앙 미들을 보는 김재성 선수를 윙백으로 기용하였다. 결과론이지만 이 기용은 실패했고 이후 조광래 호는 제대로 된 공격 작업을 펼치지 못한 채 쿠웨이트에 끌려 다녔다. 차두리 백업 맴버로 전문 윙백 수비수가 아닌 조영철(윙어)와 김재성(중앙)을 발탁했고 실전에서 김재성을 기용했는데 우려 했던 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실제 김재성 선수는 포항에서도 간혹 주전 윙백 신광훈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않을 때 윙백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했지만, 그때도 신광훈 선수에 비해서 많은 점에서 부족했다. 그런 선수를 국가대표팀에서 시험한다는 것은 조광래 감독 독선이라고 본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차두리 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안양시절 조광래 축구로 회귀 한다는 것이다. 첫 작품이 삿포르 한일전이었고 지난 레바논전에서도 대승 했지만 기본 틀은 똑 같았다. 그가 하고자 했던 중앙에서의 세밀한 패스플레이 일명 만화 축구는 이청용의 부상과 구자철의 컨디션 난조 그리고 지동원과 박주영의 호흡 불일치로 그저 그림속의 떡이 되었고 실제 그가 보여준 경기는 패스 플레이가 아니라 중앙을 버리고 양윙(윙백 오바래핑 포함)을 활용한 과거 축구로 회귀였다. 그리고 후방을 튼튼히 한다는 명목 하에 최전방과 후방의 간격이 점점 벌어져서 제대로 된 압박이 없었고 전방에서 공격 차단 중 리바운드 되는 볼을 제대로 따 내지 못해서 번번히 쿠웨이트에 날카로운 역습을 허용하였다.
이에 비해서 쿠웨이트는 더운 날씨를 최대한 활용한 효율적인 축구를 했다. 공격에 똑똑한 넘 3명 배치하고 역습으로 재미를 보았는데, 최전방 두명의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선수와 우리 왼쪽을 공략한 7번 알에니지 선수를 활용한 역습 작전인데, 아주 단순한데도 잘 먹혔다. 7번 알에니지 선수는 지난 아시안컵 때부터 경기를 쭉 지켜보아 왔는데 사실상 쿠웨이트의 에이스다. 빠른 발에 개인기와 체력까지 겸비한 최고 요주의 인물인데 전반전부터 이 선수에게 번번히 왼쪽을 유린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 없이 나오다가 결국 이 선수에게 왼쪽이 무너지면서 동점골을 내주는 우를 범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수비가 아니다. 쿠웨이트는 지난해 열린 걸프컵에서 우승한 팀이다. 결코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 경기중 한 골 정도는 허용 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문제는 공격이다. 한일전도 마찬가지고 공격에 문제가 있었다. 풀어서 이야기 하면 조광래는 그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하지 않았다. 공수 간격을 좁히고 상대를 압박해서 패스 플레이로 풀어나가는 것이 조광래 축구라고 했다. 그러나 한일전에서도 그랬고 지난 레바논 전에서도 그런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날도 중앙 미들에서의 압박은 사라졌고 중앙에 고립된 공격수들은 숫자만 많았지 서로 호흡도 맞지 않았다. 첫골 허용 이후 쿠웨이트는 중앙에 4명을 포진 시켜서 두텁게 썼다. 이를 뚫는 방법은 상대보다 한 템포 빠른 패스 연결과 빠른 윙어를 활용한 사이드 공격이다. 그런데 우리팀에 전문 윙어는 없다. 그 역할을 차두리 홍철이 했는데 차두리는 부상 아웃이고 홍철은 알에니지 선수 막기에 급급하고, 결국 이날 조광래가 할 수 있는 카드는 그가 늘 말한 패스 플레이를 통한 만화 축구인데, 이마저 안 되는것은 구자철, 지동원, 이청용으로 이어진 조직력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시안 컵 이후 새로 가세한 박주영은 늘 지동원과 동선이 겹쳤다. 이청용 선수의 공백을 남태희 선수가 어느 정도 메워주었지만, 구자철 선수의 잠수 모드는 팀 전체의 활력을 대폭 떨어뜨렸다. 후반 들어서 남태희 선수가 약간의 부상으로 부진하자 염기훈 선수로 교체를 했는데 사실 먼저 교체되어야 할 선수는 구자철로 보였다. 결국 구자철 선수도 교체되고 김정우 선수가 들어왔지만, 몸이 풀리기도 전에 경기가 끝나 버렸다. 김정우 선수 같은 스타일은 조커로 활용할 선수가 아니다.
이번 쿠웨이트 전은 원정에서 비긴 성적만 놓고 보면 3차 예선 일정에 그다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놓고 본다면, 운 좋게 비겼다고 할 만큼 나빴다. 사실 마지막 이정수 선수가 상대 공격수를 막는 장면에서 페널티를 줘도 무방한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심판 덕까지 봤다. 이런 운은 장기 레이스에서 꼭 되갚음을 받는다. 그래서 말인데 조광래 감독은 축협 비주류다. 이번 아시아 예선에서 조금만 삐걱 거리면 바로 경질 이야기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조광래 감독에에 바라고 싶은 점은 최초 그가 계획했던 만화 축구를 계속 추구해 나갔으면 한다. 한일전 실패로 주춤한게 보이는데, 이러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 뭐. 가장 답답한 사람은 본인이겠지만, 그도 이날 경기를 다시 돌려보면 답은 나올 것이다. 나는 조광래 감독이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그 축구를 꾸준히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 용감한 조광래 감독을 보고 싶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6-03 15:54:57 연예·스포츠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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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