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학교 교실이 없었습니다.
1학년 입학할 당시 학교를 짓고 있었는데, 공사 중인 운동장에서 입학식만 치루고는 각 마을 공회당 또는 수리조합 사무실로 학급배치를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소에 한계가 있어서 모든 학년이 각 마을로 흩어져서 공부를 해야 했고 그것도 부족해서 2부제를 해야 했습니다.
하루는 ... 한창 공부를 하고 있는데 마을 어르신들이 오셔서 긴급히 회의를 해야한다며 수리조합을 비워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우리야 뭐 신났죠 ^^ 시끌벅쩍 ... 마을 뒷동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거기에는 유일하게 선산이 있는데 ...
선산은 온통 잔디에 ... 주변은 수백년된 동백나무가 빙둘러 심어져 있었어요.
우리 동네가 아니고 남의 동네라서 사실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그 새로운 환경에 정신이 없더라구요. 왜냐면 우리 동네에는 그같은 동백꽃 단지가 엄꼬, 해변가나 야산에 가야 그저 군락지은 키작은 동백꽃들 듬성듬성 있는 정도였거든요.
그러니 우리는 흥분해서 공부는 뒷전이고 샘님 눈을 피해 바로 옆에 떨어진 동백꽃을 주워서 그 밑동 빨아먹느라 정신들이 없었지요 ㅋㅋ~~ 주변이 온통 동백꽃 천지였으니까요. 제가 이제와서 생각키로는 그 나무들 수령이 족히 300년은 넘을 성 싶네여~ 그런 동백나무가 수십 수백그루 선산을 감싸며 돌고 있는데서 우리는 그날 그 한쪽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공부를 했으니 ... 에혀~ 말이사 바른 말이지 그거 공부가 되겠습니까? ^^
그러다가 그것도 또 지루해서 멀리 바다를 쳐다보면 ... 하이햔 포말을 가르며 연락선이 왔다 갔다 사라지곤 해요. 때로는 노래를 틀어가면서요. 사실 이런건요. 그 당시 우리는 당연하고 평범한 거였어요. 나중에 알고보니까 우리만이 갖는 아주 특수한 환경이었더라구요. 그쵸? 생각해 보세요. 공부하다 말고 새중간에 동백꽃 밑동 빨아먹고 연락선 쳐다보는 경우가 도대체 대한민국에 몇 군데나 되겠어요? 그것도 한두번도 아니고 밥 먹듯이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동백꽃 밑동을 빨아 먹어가면서 ... 재수엄써서 샘님에게 들키는 날엔 혼나고 변소청소하고 ... 또 저 멀리 연락선이 오고가는 모습을 아스라이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특히나 동백꽃 밑동을 빨아먹던 그 기억은 지금도 아주 생생합니다. 당시에 먹을 것이 없었거든요. 잘해야 풀빵, 아니면 아메다마 등등 정도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