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들은 말을 합니다. 나이들어 본 메뉴에 가만히 좋은 글만 쓰면 될 일인데 뭐하러 시끌벅적한 자게판에 들러서 사서 매를 맞느냐 얘기들을 합니다. 물론 저를 아껴서 그렇게 말씀해 해주시니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을 달리했었습니다. 자게판이야말로 시장통이나 다름없는 생생한 살아 있는 현장이라고 보았습니다. 거창하게는 본 메뉴가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의 한마당이라면, 자게판은 이사람 저사람 모여드는 민중의 터입니다. 여기 오시는 각자 각자 분들은 제가 연재하는 <우리동네 노란수첩>의 각 주인공들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저의 시각입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자면, 개인적으로는 신앙의 터입니다. 제가 믿는 예수님은 신성과 인성을 갖추시고 이 땅, 그것도 말구유 속에 나셔서, 그 당시 민중들인 '땅의 사람들'( A m ha-aretz 암하레츠) 속에서 투쟁하시다가 젊은 나이에 정치범으로 십자가 처형을 받고 돌아가셨습니다.* 당시에 십자가 처형은 정치범들에게만 했습니다.
청년예수는 그렇게 죽었습니다. 죽기 전까지 그가 활동한 지역은 갈릴리지역입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극빈층이 사는 지역입니다. 저는 지금도 예수를 신앙적+정치적 예수로 보고 있습니다.
80년대 초반, 황석영이 지은 '꼬방동네 사람들'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내용 속에 '공목사'가 나오는데요. 이분이 바로 제가 속해 있는 기장교회의 허병섭 목사님이십니다. 이 분이 이철용이라는 사람을 키워서 나중에는 국회로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아다시피 이철용 의원은 집장촌 출신입니다.
허목사님은 '교회없는 교회'를 운영했습니다. 기존 교회인 건물교회를 거부하고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하고 같이 들빵을 메고 같이 노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노가다판에서 일을 하다가 일요일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예배를 드리고 다시 일을 하시는 노동현장 교회를 고수하셨습니다. 저와 같은 범부는 흉내도 못낼 일입니다.
저는 외람되지만, 박봉팔닷컴 전체가 대한민국이라면, 자유게시판은 민중의 터라고 생각했기에 여기서 같이 숨쉬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몸빵하지 못하는 저의 그나마 조그마한 헌신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기에 애시당초 저는 체면같은거 없었습니다. 저의 최소한의 신앙고백입니다.
오늘 이 글이 게시판에 남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제가 자게판을 보는 시각은 여러분들과는 또 다른 시각이 있었음을 말씀드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부디 보다 더 시끌벅적하고 살아 숨쉬는 자게판이 되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기 있는 것은 저의 본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짐이 된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이 글이 자게판의 작별인사가 될 거 같습니다.
꼬마딜러님 제가 오늘 또 한 잔 먹었는데요. 제가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네요. 스타의식을 제발 버리세요. 님이나 저나 그냥 그들중의 하나잖아요. 제가 어제 오늘 느낀 님의 모습에서 인정 받아야 한다는 집요함을 봤습니다. 님은 벌써 여기 봉팔리에서 유명인사입니다. 이렇게까지 안하셔도 님을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 좋아합니다. 조금 여유를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이건 아닙니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