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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님의 공식학력은 부산상업고등학교가 최종이다. (물론 사법시험 합격 후 대학원에 준하는 사법연수원 등등은 제외하고...) 김대중 대통령님의 공식학력 또한 목포상업고등학교가 최종이다. (마찬가지로 그 후에 학력이 보강되었다.)
나 역시 상업고등학교 졸업이 최종이다(70년대 중반). 그후 ... 은행 ... 공기업 퇴직 ... 현재 박봉팔닷컴에서의 배회 ~~ 푸핫 ^-^ 이렇게 한 인생이 저물어 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
재잘재잘 감수성 예민하던 고등학교 시절. 남들은 대학간다며 <수학의 정석>을 펴놓고 미적분과 씨름할 때, 우리는 아침 저녁으로 주판알을 퉁겼고, 수도 없이 차변/대변을 고민했었다. 주판알이나 퉁긴다는게 참 쪽팔리드라. 인문계 아이들이 한없이 부럽고 ...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영어만은 은행이나 공기업 시험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필수과목인지라 모두가 수준급들이었다. (난 뭐 이래저래 별루였구ㅋㅋ~~)
오죽하면, 당시에 유행하던 인기투표에서 요즘말로 하자면 (주판알만 퉁기는 촌넘) 찌질이들이라 하여, 바로 화단 옆 여상 친구들마저 시내에서 젤루 하빠리 취급을 했을까 ... 그때 참 슬펐었다 ... (일부 광주 토박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각 군에서 내노라하는 수재급들이었지만 촌넘은 촌넘이지 뭐 별 수 있는가!)
그리곤 졸업 후 각자 취직을 하였고 ...
왠만한 친구들은 거의 다 대학을 다녔다. 주경야독. 당시에 유명한 대학으로는 성대/건대/한대/경희대 등 야간부 경상계열이다. 그렇게 해서 현재는 은행과 공기업의 고위간부/공인회계사/세무사 등등이 된 선후배들이 부지기수다.
실제로 70~80년대 ... 은행이나 공기업을 다니면 그 시절엔 인정받고 대접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말이다. 왜 글케 마음이 허전했을까나 ... 다른 선후배/친구들은 몰라도 적어도 나만은 그랬었다. 뭔가 마음이 텅 빈듯 항상 빈곤했다. 누구보다도 자신감은 흘러 넘치는데 ... 현실에 부닥칠 때 반사적으로 밀려오던 그 한 없는 열등감 ... 지금 생각해 보면 암것도 아닌데 ...
은행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법대를 나오고는 사법시험을 몇 차례 실패한 선배 한 분이 뒤늦게 밥벌이하려고 은행에 들어와서는, 그 익숙치 않은 주판실력으로 전표를 넘기며 쩔쩔매던 모습 ... 그 때 난, 겉으로는 친절하게 도와주는 척 하면서도 이상한 쾌감같은 걸 느꼈었다. 참 옹졸하기 그지없는 유아적 복수였다.
나중에 전기회사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엔지니어집단이라고 해서 만물박사일 리가 없다. 당근, 회계에 대해서 알 수 없잖은가. 함에도, 이 때 나불대던 나의 모습이라니 ...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창피하고 미안해서 한 여름이라도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그런 나로 하여금 보다 크게 마음의 눈을 뜨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대중님의 대통령 당선이었다. 김대통령님의 당선은 나에게는 희열이었다. 상업학교 출신이 대통령이라니 ... 그것도 또 섬출신 ... ㅎㅎ~ 신났다. 정말 신났었다. 섬출신에 상업학교 출신이라는 사실 이거만으로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다. (내가 섬 출신에 상업학교 출신이거덩 ㅎㅎ~)
어디 그뿐인가! 나중에 노무현님께서 대통령에 당선되셨다. 또 상업학교 출신 ... 많지 않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님 중에 두 분이 상업학교 출신인거다. ㅋㅋㅋ~~ 이 기분 느네들은 상상도 못한다. 물론 김대중/노무현이 나에게 해줄 게 무엔가. 엄따. 하나도 엄따! 하지만도 좋았다. 무조건 좋았다. 말하자면 두 분이 내 대신 한풀이를 해주신거다. 그것만으로도 엄청스리 좋았다.
헌데 ... 그렇게 좋아해놓고서는 ...
정작 노짱님께서 부기 2급이라고 놀림받을 때, 나는 지켜주지를 못했다. 난 아무래도 본시 타고 나기를 구제불능인가부다. 왜 그렇게 모자랐을까. 나중에 지켜주지 못했다고 스스로 가슴을 치며 ... 븅신 ... 바보 ... 쪼다 ... 이러고 눈물을 삼킬 때는, 이미 두 분은 아니계셨다.
 알기 쉬운 <회계학원리> 10분 여행을 쓰면서 ... 수도 없이 두 분을 생각했다. 특히, 학력 때문에 슬픔을 당했던 노짱님 생각이 많이 나드라. 노짱님도 어린 시절, 차/대변 엄청 고민하면서 공부하셨을게다. 노짱님이 법복을 벗은 후에 조세관련 전문변호사가 되신 것도 우연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의 상업학교 출신이 아니던가! 항상 우리 님의 머리에는 차/대변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몸에 베어 있었을 터이니 ...
그렇게 창피하게만 느껴지던 주산/부기가 언제부터인가 살처럼 느껴졌다.
내가 알기 쉬운 <회계학원리> 10분 여행을 쓰게 된 근본적인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것은 곧 나의 참회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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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