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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외] 뒤를 향해 달려가는 열차- 강촌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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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토리
날짜 : 2011-11-10 (목) 20:49
조회 : 4230
추천 : 25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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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기자 (토기자)
기자생활 : 5,160일째
뽕수치 : -3,642뽕 / 레벨 : 0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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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출근길, 전철역 플랫폼에서..
맞은편 열차 한대에 눈을 뗄수 없었다.
경춘선 급행열차..
20년전쯤인가..
청량리역에서 무작정 탄 경춘선에서 바깥풍광에 반해 내린 곳이
강촌이었다.
그 뒤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때마다
찾았던 그곳.
갑자기..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뭔가에 끌리듯..
난 경춘선 열차를 탔다.
엄마를 찾아 은하철도 999에 탄 철이처럼.
지난 기억을 찾아 그렇게 경춘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강촌역.
내가 내린 강촌역은 20년전의 그 역은 아니었다.
최신식의 현대적인 역사.
예전의 강촌역은 내리자마자 시원한 강줄기가 반겼지만..
지금은 잘 닦인 포장도로와 표지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이라 한산한 읍내를 지나,
이전의 강촌역을 찾아갔다.
다행히 아직은 보존되어 있는 역이 어찌나 반갑던지..
소녀시대앞에서 카메라를 꺼내들고 깡총거리던 아이들처럼..
아이폰을 꺼내들고 총총 발로 달려 갔다.
강변을 따라 난 철길 한편의 예전 강촌역은 많은 젊은이들의 명소였다.
서울에서 가장 인기있는 MT장소이며,
연인들의 단골코스 였다.
역의 벽면을 빼꼭히 가득채웠던, 이름모를 이들의 수많은 낙서와 기록들은
이제 벽화뒷편에 묻혀있지만..
이곳에서 추억을 남긴 이들의 가슴 한편엔
여전히 생생히 남아 있을터..
나도 기억의 결들 사이로 잠시 묻혀있었던,
예전 추억들이 하나둘, 삐집고 나와..
흐믓하고, 아련한 마음으로 철길을 걸을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예전에 꽃님이와 보았던 저 다리.
갑순이와 보았던 강줄기.
우리 주인님과 보았던 하늘과 산기슭.
그 모든건... 그대로임에 기뻤다.
.
.
.
우발적인
반나절의 일탈...
오늘 갑작스레 취소시킨 일정들을 메우려면,
나의 돌발행동에 의심의 눈총을 보낼 주인님을 이해시키려면,
한나절의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하루를 오프시켜버리고..
앞이 아닌 뒤로 돌아가보는 것도 필요한게 삶이 아닐까 싶다.
미래의 걱정들을 향해 달려가는 출근열차 대신..
과거의 추억들을 향해 달려가는 경춘선 열차는..
내게.. 뒤로 달려가는 열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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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토리
날짜 : 2011-11-10 (목)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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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25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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