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초딩3인데 오늘 학교가 끝나고 문을 열고 가방을 내려놓는 표정이 유달리 우울해보인다.
어제 시험보고 오늘 성적이 나와서 저런가 하고 미리 짐작하면서 모른체 하고 간식을 준비하는데 손도 씻지 않고 자기방 의자에 힘없이 앉아있지뭐야.
보통 손씻고 간식갖고 tv 켜고 있을텐데 오늘은 그냥 우울하게 앉아서 뭔가 생각하는 표정이라 조용히 다가가서 슬퍼보인다고 하니깐 갑자기 울기시작하지뭐야.
정말 한참을 내품에 안겨서 우는데 ...갑자기 울 딸이 왕따인가 별 생각이 들어서 이것 저것 물으니 아니라고 하면서 계속 울지뭐야.
한참이 지나고 진정이되고서 뭐 땜에 슬프니하니깐.... 뜬금없이 ...무섭데...나쁜 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무섭다는 거야. 그래서 무슨나쁜생각을했는데라고 물으니 엄마아빠 죽는 생각...자신이 죽는 생각...친구에게 막 거짓말한생각.... 엄마가 학원가고 혼자 집에 있으면서 많이 외롭고 하니깐 나쁜생각이 많이 든다고 하면서...
잠시 딸아이를 안아주고 내 생각을 했지 내가 그 맘때 무슨 생각을 했나하고.......그래서 딸에게 말했지.
엄마도 나쁜생각도 많이해봤고 거짓말도 했고 ... 또 심지어 나쁜짓도 했다고. 딸에게 무서워하지말라고 ...사람은 누구도 완벽하게 착한 사람은 이세상에 없다고...또 노짱님 어린시절 이야기도 해줬더니 진짜냐고 (노짱님 어릴때 친구 필통이야기) ㅋㅋ
딸은 반 친구가 뭔가를 자랑하면 그게 속이 상해서 자신도 모르게 자기도 있다고 거짓말을 했나봐...오늘은 친구에게 엄마가 강아지를 사준다고 했고 (사실 딸이 요새 강아지 사달라고 엄청 떼를 쓰고 있어서 안된다고 했거든)... 스스로 거짓말하는 자신이 슬퍼져서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밖에서 놀지도 않았다고 하더라구
뭐랄까...딸은 이제 막 자아가 형성되고 있나봐 맘속의 또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기 시작하면서 괴리가 느껴지고 그래서 슬프고 두려워지는 것 같애
울 딸 커가는것 맞지?
딸에게 몇가지 이야기를 좀더 해주고 많이 위로해줬어 울딸이 늘 나에게 오늘처럼 슬픔도 두려움도 또 기쁨도 말해주기를 소망해 ^^ 딸이 몸뿐만아니라 마음도 커가는 모습에서 과거 나의 어린시절까지 회상하게 만들어주네 !
데니님 / 뭔가 참여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딸도 알고 있지요 ㅎ
나너님 / 감사해요^^
된장님/ 사실 이유를 알고 내심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감사해요 ^^
내요새님 / 딸은 커가는 과정이 참 이쁘고 아빠한테도 엄마한테도 꽃처럼 싱그러워요 감사해요 ^^
수수꽃님/ 저도 커가면서 정신적 고민이 나름 많았는데 딸도 그렇겠죠 앞으로도 ㅜ
휘린님/ 딸에게 비슷한 말도 해주었어요 딸 가슴안에 건강한 딸이 자라고 있다고.
고지야님 / 네. 감사해요 ^^
봉회장님/ 그 강렬했던 과거사를 기다립니다 ㅎ
사원진님 / 저도 꼭 이나이때 제 자신을 들여다 본 때같아서 어제 딸의 현상을 보고 놀랐어요 감사합니다 ^^
피안님 / 딸아이 사춘기를 생각하면 눈앞이 ㅜㅜ 잘 넘어가기를 지금부터 기도합니다 ^^
언마님 / ㅎㅎ 감사해요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