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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엄니 잠자리에 드시는 걸 보러 갔더니
엄니가 한마디 하신다.
"내일이 결혼 50주년이구나.."
"아부지 돌아가셨는데 결혼기념일이 어딨슈?"
"그래두... 3개월만 더 사셨으면 금혼식 하는 건데.."
"...... 낼 아부지한테 갈까?"
"아니다, 니 힘든데 머..."
잠자면서 생각하니
아부지 돌아가셨다구 신경쓰지 않은 것이 죄송해진다.
결혼기념일이 되믄..
늘 아부지 옆구리 찔러서 엄니 꽃다발 받게 해드렸거덩.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옷 바람으로 엄니한테 갔더니
엄니 왈,
"나 오늘 니 아부지한테 갈란다."
엄니는 일년에 한번이나 입을까말까하는 밍크코트 꺼내입고
- 이 옷 아부지가 생전에 사주신 제일 좋은 옷이다.
캐나다 여행 가셨다가 얼떨결에 사오신 건데,
할부금은 물론, 투덜투덜하면서 엄니가.. ㅋ
꽃달린 까망 털모자쓰시고...
쫄쫄이 바지 딱 붙게 입으시고
제일 좋은 반부츠 꺼내 신고 나서신다.
"아부지한테 이쁘게 보이실라구 그러시우?"
"에이 머 그냥..."
시간이 지날수록..
무뚝뚝한 아부지 생각이 따뜻하기만 하다. 이상하지...
좀 더 잘해드리고, 다정하게 해드릴 수 있었는데..
엄니는 마지막에 한달간 아부지옆에서 대소변 받아내시며
수발든 것 때문에 그래도 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고..
그럴 수 있었던 시간이 고맙다.. 하신다..
오늘 좀 차갑고 아주 말간... 하늘이었다.
아부지를 생각하는 우리의 그리움도 그랬다.
아빠.. 하늘에서 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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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