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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진심이가 ... 2월도 중순을 지나고 있다. 이제 머지 않아 따뜻한 봄이 올 것이다.... 우리 부부는 짐승을 기르지 않았다. 데리고 있을 때는 귀엽기도 하고 좋을 텐데, 나이 들어 아프거나 죽고 그럴 때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 헌데, 어쩌다가 진도에서 태어난지 보름된 개를 한 마리 얻어 키우게 됐다. 애가 하도 영악해서 데리고 사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나 있는 아들놈은 학교에 다니느라 집을 떠나 있었는데, 그 녀석도 둘이 지내는 생활에 적적함을 달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한테 해주셨듯이 얘한테 잘 해 주시라고 하며 좋아했다. 이름도 하나 지어줬다. 진심이. 데려온지 몇 주일 만에 중닭만큼 컸다. 그 무렵에 저보다 몇 주일 먼저 태어난 믹스 견 한 넘을 잠시 맡아 있었는데, 이 믹스 견이 진심이만 만나면 쪽을 펴지 못하였다. 따로 그릇에 밥을 담아주면 진심이는 저 밥은 그냥 두고 저보다 덩치가 큰 믹스 견의 밥을 먼저 먹고 믹스는 그동안 주변만 뱅뱅 돌다가 진심이가 대충 먹고 자리를 뜨면 그때부터 제 몫이었다. 집 옥상에 비가림막을 지어주고 키웠다. 출근 전에나 퇴근 후에는 그놈을 잠시 만나는 것이 새로운 낙이었다. 부부 둘이 사는 생활에서 얘깃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돌 지날 무렵 어느 날 주말농사를 지으러 가는 시골집에 진심이를 데려다 놓았다. 그게 한 4년쯤 전이었다. 옆집 어르신에게 부탁해서 물은 제때 보급해주고, 사료는 큰 상자에 대략 일주일치를 넣어두면 지가 알아서 먹을 만큼 먹고 잘 지냈다. 주말에 갈 때마다 돼지 뼈, 순대, 먹다 남은 생선, 오뎅, 삼겹살, 탕수육 머 이런 걸 주면 옴싹옴싹 잘 받아먹곤 했다. 계란 볶음밥과 짜장면도 즐겨 먹는 음식 중의 하나였다. 이놈이 하도 제 집에를 들어가려 하지 않아서 실외 화장실 건물의 햇볕이 잘 드는 쪽 처마 밑에 짚을 깔아줬더니 거기를 집 삼아 한겨울에도 잘 지냈다. 애가 얼마나 영역한지 손님이 와도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사람이 오면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꼬리를 흔들고, 우리 부부가 내심 싫어하는 사람이 오면 마구 짖어서 사람을 민망하게 하곤 했다. 지넘이 그걸 어찌 알았으까? 또, 주 중에 우리가 없을 때는 옆집 어르신 부부가 오면 꼬리를 흔들다가도 우리만 가 있으면 어르신에게 마구 짖어대는 꼴이, 허허, 이넘 봐라, 꼭 뭐랄까.... 하루는 갔더니 진심이가 없어졌다. 줄을 어찌 풀고 어디로 갔으까? 지나다니는 개장사가 끌고 갔나 의심도 해보다가, 온 동네를 다 뒤지고 찾아보고 뒷산까지 샅샅이 뒤져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한 사흘 쯤 지나서 옆집 어르신의 전화가 왔다. 집에서 좀 떨어진 곳의 논바닥에 탈진해서 웅크리고 있다가 어르신에게 발견되었는데, 동네 뽕나무 밭 주인이 고라니들 때문에 밭가에 놓아둔 덫에 걸려 오른 쪽 발목이 너덜너덜하게, 거의 절단되어 있었다. 담요로 대충 싸서 차 뒷좌석에 태워서 사는 곳으로 데려왔다. 마침 집 근처에 수의대 부속병원이 있어 거기로 데려갔다. 발목 수술을 하고 일주일 넘게 입원치료를 하고, 그 뒤로도 몇 주일을 통원치료 하면서 다행히도 경과가 좋아서 뼈가 실하게 자리를 잡고, 상처도 다 아물었다. 얼마간 집에 데리고 있다가 다시 시골에 데려다 놓았다. 그러고는 다시 한 2 년 잘 지냈다. 지난 1월 초 주말에 시골을 갔다. 차에서 먼저 내린 집사람이 언제나처럼 집 뒤켠 진심이 있는 곳으로 갔다 오더니 반쯤 울먹이는 소리로 “여보, 진심이가 ....”. 얼른 가보니 두 눈은 뜨고 있었는데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고 뻣뻣하게 굳어져 있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지난 주에 봤을 때는 잘 짖지도 않고 음식도 먹는 척만 하고, 배도 이상하게 좀 불룩해져 있고 ... 뭔가 좀 이상했던 것 같다. 어디가 아팠던 것일까? 무슨 병이 왔었나? 너무 외로웠나? 그렇게 꼬리를 흔들고 애교를 부렸는데... 옆집 할머니 말씀이, 평소에 보면 멀리서 우리 차 소리만 나면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고 꼬리가 빠지게 흔들어대고 아주 난리를 부렸단다. 일주일 내내 우리 부부만 기다리는 것 같았단다. 더 많이 눈 맞춰주고 더 많이 만져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뒷집 아저씨 도움을 받아 집 뒷산 가파른 팔부능선에 언 땅을 깊이 파고 묻어줬다. 집과 밭이 잘 보이는 곳에... 집사람은 그날 진심이 줄라고 가져갔던 어묵이랑 튀김을 마당 한 켠에 펼쳐놓고 한참을 멍 하니 보고 있었다. 미안하다. 좋은 곳으로 잘 가라. 너가 있어서 한참동안 즐거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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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한국서 개를 9마리 키운 적이 있었다네...
마당에도..집안에도....
개천지..ㅡㅡ;;.
헌데...
언제부턴가..
여러가지 이유로 키우기가 싫더라고?
그거슨..
내가
현실적이고
비낭만적인 인간이 되가는 증거가 아닌가허는...
..ㅡ..ㅡ;;..
P.S.
똑똑한 개는..
정말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