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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덥쟈 ?
고속도로가 온통 난리가 난 것 같은데,
이 연휴에 사무실 지키고 있는 나는 지금 머 하는 짓이냐...
글이나 한 개 올리자.
겨울에 을숙도에 많이 있는 오리를 잡는 방법을 소개한다.
대단한 장비나 기술은 필요하지 않다.
오리가 원래 호기심이 매우 많은 새다. 이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별한 장비는 필요 없다. 잡은 오리를 담아 넣을 큰 자루 하나와 유인을 위한 플라스틱 바가지 하나면 된다. 잘 알겠지만, 머리통이 좀 큰 봉팔러는 좀 큰 바가지를 준비해야 된다. 오리들의 동태를 살펴야 되니까 바가지에 눈 구멍을 두 개 내야 된다. 뭐, 을숙도, 한 겨울에 오리가 많으니 어쩌겠는가. 추운 것쯤은 참고 견디자. 자루를 허리춤에 차고, 바가지를 머리에 쓰고, 일단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하고 있으면 다 된다. 오리란 놈이 호기심 못지 않게 겁이 많은 놈이어서 처음에는 근처에 오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리면 (좀 춥지만 참고 견뎌야 된다) 저게 뭔가 싶어 슬슬 옆으로 와본다. 오리란 놈이 원래 겁이 많아 옆에 와서도 한 참을 뜸을 들인다. 이때가 중요하다.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 죽이고 있어야 된다. 그러면 마침내 궁금증을 참지 못한다. 구멍이 뚫려있으니까 그 속에 뭐가 있나 싶어 목을 빼고 안을 빼꼼 쳐다본다. 지금이다. 슬그머니 한쪽 손을 앞으로 뻗어 오리의 다리를 꽉 잡아 아래로 슬쩍 당겨라. 그러고 자루에 걍 담으면 된다. 그러고 또 한참을 가만히 있으면, 좀 전에 저 쪽으로 누가 한 놈 갔는데 어디로 사라졌나 하면서 또 한 놈이 온다. 그놈도 같은 방법으로 물 밑에서 발목을 슬쩍 잡아당겨 자루에 담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뭐 한 나절이면 한 자루 쯤은 쉽게 잡는다. 이제 자갈치 시장에 내다 팔기만 하면 된다. 하루에 두 탕 뛰면 수입은 두 배가 된다.
좀 더 간편한 방법도 있다. 겨울 서쪽 하늘 석양을 향해 오리들이 한 줄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점 흐트러짐이 없이 날아가는 거 본 적 있지? 그거 왜 그러는 거 같애?
오리가 치즈 냄새를 좋아하는 거 알고 있나? (믿어라). 일단, 한 이십 미터 정도의 좀 굵다 싶은 낚시줄을 준비한다. 줄 한쪽 끝에다가 모나미 볼펜 허리를 단단히 묶는다. 낚시줄의 다른 쪽 끝은 치즈 덩어리 속에 찔러 넣는다. (치즈가 없으면 버터 덩어리를 사용해도 된다). 치즈는 가로 세로 높이 2 센티미터 정도 크기가 적당하다. 낚시줄 한 쪽 끝을 찔러 넣은 치즈 덩어리를 오리가 많이 노니는 근처에 일단 던져놓고 줄 반대 쪽 끝에 달려 있는 볼펜을 잡고 갈대 숲 속에 가만히 숨죽이고 있으면 된다. 그러고 좀만 기다리라. 오리란 놈이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니까 가까이 와서 냄새를 슬슬 맡아보다가 결국 그걸 꿀꺽 삼켜버린다. 치즈는 미끄덩 입과 배를 지나 금방 똥구녕으로 나온다. 이때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 걍 숨어서 계속 지켜보고 있으면 된다. 옆에 있던 또 다른 놈이 와서 그걸 덥썩 삼킨다. 그러면 치즈는 또 고놈 똥구녕에서 미끌어져 나온다. 그렇게 해서 열 댓 마리가 되면 이번에는 볼펜을 놓고 치즈 쪽 줄을 잡아당기면 된다. 그러면 제일 첫 번 째 오리의 부리에 볼펜이 가로로 턱 걸리고, 다른 놈들은 줄줄이 엮이게 된다. 이제 줄을 가볍게 흔들어 준다. 그러면 오리란 놈들이 놀라서 푸덕거리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줄만 꽉 잡고 있으면 나도 같이 하늘로 날아간다. 한참을 가다가 송도 뒷산 지날 때 쯤 오리를 뒤에서부터 한 놈씩 망치로 탁탁 쳐서 기절을 시켜 나가면 추진력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자갈치 시장에 가볍게 내려앉을 수 있다.
지금은 캐나다로 이민 가고 없는 한 친구는 해마다 겨울만 되면 을숙도에서 잡은 오리를 자갈치 시장에 내다팔아서 한 밑천 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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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