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시라꼬? 어제 마감이었다고?
깍두기. 라도 좋다. 이제라도...
울 엄마, 합천댁.
지금에야 결혼식도 장례식도, 환갑 진갑도, 애기 돌도 다 무슨 뷔페니 식당이니 이런 데서 마지못한 듯이 해결하지만, 옛날에는 이 모든 것들이 집에서 치뤄졌다. 울 엄마는 잔치 같은 집안 대소사가 있으면 항상 불려댕기셨다. 아마도 음식 솜씨가 좋고, 이런저런 행사 예법과 경우에 밝고 성격이 대차 군데군데 결정을 잘 내리고 그러셨던 것 같다. 나는 막내라 늘 엄마를 따라댕겨 이 모든 것들을 다 보면서 자랐다.
잔치가 끝나고 격식 갖춰 대접해야 할 손님들이 다 돌아가고 나면 가까운 일가친척들만 남아 이제 뒤풀이 같은 자리가 벌어진다. 이때 울 엄마의 진가가 또 나온다.
가사도 멜로디도 정확하고 무엇보다도 레파토리가 풍성하고, 또, 무엇보다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신 있게 선창 들어가면 좌중의 사람들이 숟가락 장단과 함께 ... 자, 합천때기 한 자락 해바라! 이렇게 시작되면 자리는 끝도 없이 계속된다. 울 엄니. 머 특별히 십팔번 그런 거 없다. 윤심덕에서부터 나훈아까지 모든 곡들이 다 울 엄마 십팔번 이었다.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추임새는 또 아주 기가 막히다. 한 십여년 전에 아주 독특한 추임새로 인기를 끌었던 “이박사”는 명함을 도로 집어넣으시라.
내가 우리 가요 클래식을 유난히 좋아하게 된 것도 다 이런 울 엄마 덕분이다. 대학시절 어떤 쬐그만 한 공장에서 다닌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회사에서 수출 납기를 맞추느라 사장, 직공 구분 없이 열 댓 명이 모여앉아 밤새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었다. 일이 지루하다 보니 돌아가면서 노래를 한 곡씩 불러가며 지루함과 졸음을 이겨내면서 작업을 했는데, 그때 나는 나와 나머지 사람들 즉, 1 : 14 로 한 곡씩 해서 끊이지 않고 노래 이어 부르기 시합을 해서 이긴 적이 있다. 노래 솜씨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일단 레파토리가 무한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그 먼 원인은 울 엄마다.
뭐, 아무 거나 집으면 되는데, 기냥 이 곡 하나 올린다. 청춘고백.
잘 곰씹어 보시라. 캬~~ 전주 좋고, 가사 기가 막히고....
머 울 엄마의 레파토리를 송두리째 물려받은... 나으 십팔번도 한 개 올린다.
울어라 기타줄.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7-31 16:20:38 연예·스포츠에서 복사 됨]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