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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애구, 쪼금만 더 하면 되는데, 퇴근시간이... 투비컨티뉴드다.
http://www.parkbongpal.com/bbs/board.php?bo_table=B03&wr_id=80914
그냥 쓴 데까지 해서 마무리 할 걸 괜히 투비컨티뉴드다 이랬다가...
사실은 이 뒷얘기는 생각하면 좀 우울해서 더 정리 안하고 싶은디...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 겠기에...
5.
그로부터 몇 세대가 흘러갔다. 어떤 때는 열 넘이 휠 넘을 때도 있었다. 꽤 오랫동안. 새끼가 다 컸는데 어미가 떠나지 않아서, 아니면 자매들이 비슷한 시기에 새끼를 낳거나 해서 그렇게 된 경우다. 그쯤 되면 이 넘이 저 넘의 엄만가? 할머닌가? 이몬가? 헷깔린다. 그래도 대개 직계 엄마-애기 가족은 함께 몰려 댕기기 땜에 웬만큼 알 수 있었다. 어떤 패밀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손을 태워서 사람한테 쉽게 오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패밀리는 와서 먹을 거는 챙겨 먹지만 사람이 가까이 가면 슬슬 피한다.
하나하나를 보면 같은 배에서 난 형제들도 성격이 다 달랐다. 애기 때부터 보면 간이 큰 넘도 있고 소심하고 겁이 많은 넘도 있고 특징이 다 달라 그걸로 웬만큼 구분이 되었다. 어떤 넘은 좀 친숙해지면 슬금슬금 가까이 오고, 사람 손길을 무서워하지 않고, 결국 발랑 뒤집어 누워 목을 내놓기도 했다. (야생동물이 제 급소를 내놓는 것은 복종 아니면 신뢰의 표시겠지?)
6.
한번은 한 넘이 새끼를 튼 것은 알겠는데 어디다 틀었는지 통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옆집 할머니 집 광으로 쓰는 작은 채에 있는 상자 속에서 발견했는데, 우리는 사람 냄새 맡게 할려고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넘들을 이넘 저넘 조금씩 조물락거리고 제 자리에 곱게 내려놔 줬다. 그런데, 우리가 그러고 난 다음날 보니 애기들이 다 없어졌다. 저들 엄마가 밤새 안전한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이다. 그 뒤로는 어미한테서 확실히 격리시켜 몇 주간 데라고 있을 계획이 아닌 경우에는 새끼를 낳아도 일부러 찾지는 않았다. 그저 궁금해서 어딘가 찾아보기는 해도...
또 다른 넘이 새끼를 낳았을 땐데, 한번은 옆집 할머니가 한밤에 마당에 나왔다가 어미가 제 새끼 목덜미를 물고 가는 걸 봤다고 하셨다. 넘은 밤새 새끼들을 입으로 물고 한 넘씩 안전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어떤 때는 새끼들을 미처 피신시키지 못해 다른 수컷에게 그대로 당하는 적도 있다. 그런 날은 며칠이고 새끼들을 찾아 온 동네를 돌아다닌다. 그러고 또 며칠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온해진다. 뭐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는 거다. 제 새끼를 잃고 아린 마음이 어디 그리 쉽게 없어질까 ...
숫자가 많아지자 옆집 어르신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온 동네가 고양이 천지가 된다고... 그 무렵에 우리 부부와 옆집 할머니는 어르신이 무슨 조치를 내리지나 않을까 눈치만 슬슬 보면서 지냈던 기억이 난다. 좀 멀리 떨어진 곳에 귀농해서 사는 젊은 가족에게 갖 태어난 형제들을 통째로 분양해준 적도 있다. 나중에 듣기에 거기서도 또 일가를 이루어 온 동네를 주름잡고 다닌다고 하더라.
그 사이에 바깥에서 흘러들어온 아주 다른 넘이 얼렁거리기도 하고, 걔들하고의 사이에 뭔가 영역 싸움인지 뭔지 갈등도 많은 것 같았다. 우리는 저들끼리의 문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다. 뭐 관여할 방법도 없기도 하고. 힘들게 뱃속에 품었다가 새끼를 낳아도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어미가 지켜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적은 같은 종족의 떠돌이 수컷들이다. 잘은 모르겠는데, 다른 수컷(확실히는 모르겠다. 그래도 자기 자식은 아닐 것이다)이 남의 새끼를 해코지하는 것이다. 옆집 할머니 얘기로는 잡아먹는다는데, 실제로 본 적은 없어서 모르겠다.
옆집 어르신이 걱정하는 것만큼 애들이 그렇게 무한대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그냥 물려주고 떠나기도 하고 또 다른 동네에서 흘러들어온 넘들과 싸워 쫒겨나기도 했겠지. 아니면 큰 길에 나갔다가 지나가는 차바퀴에 당하기도 했겠지. 한 번은 패밀리 무리 중의 한 넘이 뒷 다리 한 쪽이 일부 잘려나가고 뼈가 허옇게 드러나는 몸을 끌고 나타나기도 했다. 저거 얼마나 아플까... 데려가서 치료를 해주고 싶어도 얘가 극도로 예민해져 있어 잡을 방법이 없었다. 한 며칠간은 패밀리들과 어울려 함께 나타나더니 어느 날부터는 오지 않았다. 이넘들은 보면, 웬만한 상처는 살이 푹 뜯겨나가고 다리가 덜렁덜렁해도 또 시간이 지나니까 어쩌어찌 치유해서 나타나던데, 그래서 그 기억만 믿고 기다렸는데,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어디 스스로 자리를 찾아가서 마지막을 맞이했을 걸로 짐작만 했다.
7.
지금은 말하자면 대가 끊겼다. 그래도 두 넘이 있기는 하다. 한 넘은 언젠가 숱하게 있던 패밀리 중의 한 넘으로 짐작되는데, 너무 드물게 나타나고 보다 안보다 해서 딱히 어떤 넘의 어떤 후손인지 알지 못한다. 또 한 넘은 옆집 할머니 말에 의하면 길 건너 한 오백미터 쯤 떨어져 있는 큰 마을 어떤 집에서 키우는 넘인데, 얘가 제 집에는 안 가고 주로 우리 집에서 산단다. 이넘도 파란만장한 인생인 거는 분명하다. 여기저기에 상처가 많고, 특히 등짝 한 가운데 큰 상처가 하나 있었는데, 여러 날을 그렇게 다니더니 지금은 다 아물어 시커먼 자국만 있고 멀쩡하긴 하다. 근데, 덩치가 크고 얼굴이 좀 험악하게 생겨서 그리 정은 안 간다. 그저 내 집을 찾아오니까 반갑게 맞이하고 대접할 뿐이다...
머 이러다가 또 새로 시끌벅적해지는 때가 오겠지...
토요일 오후다. 모두들 좋은 시간 보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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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